테슬라(TESLA)에서 양산 중인 모델 3이나 모델 S는 사실 일반적인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은 외형(exterior)을 갖추고 있다. 조금 다르게 보면, 지극히 단순하고 심플한 매력이 존재한다고 봐야 할까. 인테리어(interior)의 경우는 더욱 깔끔한 편이다. 잡다한 버튼 없이 디스플레이 하나가 모든 것을 담는다. 테슬라 모델 X의 경우 <나혼자산다>에서 배우 유아인의 자동차로도 크게 화제가 되었던 모양인데 이른바 ‘팔콘 윙(Falcon Wing)’이라고 해서 위로 개폐되는 문이 다른 차량과 확연한 차이를 두고 있어 크게 눈에 띄는 편이다. 물론 몸집도 크다. 

 

 

보통은 레귤러 도어(Regular Door)가 일반적이고 롤스로이스처럼 수어사이드 도어(Suicide Door 또는 Coach Door)를 택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는 거꾸로 열리는 수어사이드 도어의 위험성 때문에 ‘수어사이드(자살)’라는 키워드가 붙었다고 하는데 현재 롤스로이스는 코치도어로 부르고 있단다. 그밖에 기아자동차의 카니발이나 레이처럼 슬라이딩 도어 형태도 있고 람보르기니와 같은 시저도어(Scissor Door)도 존재한다. 맥라렌의 경우에는 시저도어와 유사해 보이지만 대각선 위로 개폐되어 버터플라이 도어(Butterfly Door)라고 부른다. BMW의 전기차 i8 역시 버터플라이 도어를 적용하고 있다. 

 

 

거리에서 본다면 분명히 눈에 띄게 될 모델 X의 팔콘 윙. (출처: tesmanian.com)
장갑차처럼 탄탄해 보이는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출처: tesla.com)

 

모델 X도 그러했지만 테슬라가 공개한 사이버트럭(Cyber Truck)은 그간 평범했던 디자인을 훨씬 넘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SF 영화 속에서나 볼법한 차량의 디자인은 마치 거대한 장갑차 같기도 했다. 달에 착륙해 로버(Rover, 행성 표면 위를 굴러다니면서(Roving) 탐사하는 탐사선을 로버라고 한다)로 활용해도 좋을 만큼 탄탄해 보이기도 했다. 방탄유리를 적용해 강력함을 더했다. 사이버트럭은 싱글 모터(Single Motor)가 39,900달러이고 삼중 모터(Tri Motors)의 경우는 69,900달러로 책정되었다. 삼중 모터의 경우는 한번 완충되면 804km를 달릴 수 있다. 제로백(0→100km)만 해도 무려 2.9초에 이른다. 모터 개수의 관계없이 전장은 5.8미터로 모두 동일하다. 이만하면 얼마나 웅장할지 대충 감이 온다. 

이처럼 테슬라의 디자인은 늘 파격적이다. 양산 모델로 등장하게 될 사이버트럭의 경우 ‘예쁘다’라는 말은 쉽게 나오지 않지만 ‘그저 놀랍다’라는 말 정도는 자연스럽게 튀어나온다. 

미래지향적 디자인이라면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SF 영화 속에서 보는듯한 디자인이라면 그것이 과연 ‘미래지향적’이라는 키워드와 맞닿을 수 있을까? 자 그럼 온전히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테슬라의 또 다른 디자인을 만나보자. 

 

보통 팬아트(Fan Art)라고 해서 배우나 가수 등 자신들이 좋아하는 대상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는 케이스를 의미하곤 한다. 흥행에 성공한 어느 블록버스터 영화의 후속작을 기대하며 기대감과 상상력만으로 그림을 그리는 경우들도 있다. 아래 테슬라의 각 이미지 역시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컨셉 디자인들이다.

 

달나라로 간 사이버트럭? (출처: durreliott.com)

 

 

우주를 향한 일론 머스크의 꿈

 

우주 개척을 향한 테슬라의 수장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꿈은 여전히 지속 중이다. 현실로 이어지고 있으니 ‘꿈’이라기보다 ‘도전’이라고 봐야겠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Space X)는 화성 이주를 목표로 한 민간 우주기업으로 2002년 설립되었다. 2008년 액체연료 로켓(Liquid fuel rocket)을 지구 궤도로 쏘아 올리면서 ‘민간기업 최초’라는 기록을 세웠다. 고체 연료에 이은 액체 연료의 탄생은 매우 오래전의 일이지만 국가 프로젝트가 아닌 민간기업으로서의 최초는 우주 개척 역사에 충분히 기록될만한 하다. 이와 더불어 로켓에서 떨어져 나간 추진체를 회수하여 재생하는 연구도 병행한 바 있다. 올해 5월에는 우주비행사가 탑승한 크루 드래곤이라는 유인 캡슐을 발사해 또 한 번의 ‘최초’라는 기록을 쓰기도 했다. 참고로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도 우주를 향한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인 나사(NASA)와 함께 협정을 맺고 우주 비행훈련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한다.

자, 위에서 필자는 사이버트럭이 달나라에 착륙해 임무를 수행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어울린다는 의미로 언급한 바 있다. 사이버트럭의 육중한 골격에 6개의 거대한 바퀴와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위성 등을 달아 스페이스 X의 로고를 새기면 굉장히 그럴듯한 모습이 된다. 자세히 보면 바퀴의 모습도 평범하진 않다. 

사이버트럭의 컨셉이미지는 ‘Charlie Automotive’에서 디자인했다. 

 

스페이스 X와 나사의 로고가 새겨진 달착륙 로버, 사이버트럭. 출처: insideevs.com

 

 

테슬라가 만드는 미니 밴 (Feat. 브루베이커 박스) 

 

사실 테슬라에는 세단, SUV, 트럭 등이 존재한다. 포털사이트 기준으로 모델 X는 SUV로 분류된다. 테슬라가 카니발과 같은 RV나 밴을 만든다면 어떨까? 산업 디자이너인 사미르(Samir Sadikhov)가 디자인한 레저형 밴(VAN)은 자동차의 외관과 더불어 운송 디자인을 컨셉의 중점으로 삼았다. 

 

브루베이커 박스의 후속작으로도 손색없을 미니밴. 출처: designboom.com

 

사이버트럭의 육중함은 사라졌지만 그 컨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내부에서 보이는 인테리어 색감도 남다르다. 겉으로만 보면 어느 SF 영화에서 봤던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사실 이 컨셉디자인은 브루베이커 박스(Brubaker Box)라는 자동차 외관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브루베이커 박스는 커티스 브루베이커(Curtis Brubaker)에 의해 설계되었고 폭스바겐의 골격으로 만들어진 실제 차량이었다. 1972년도에 생산되어 영화 속에도 등장했지만 그리 오래가진 못했다. 

 

아주 오래된 미국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브루베이커 박스. (출처: thejoyofthedriveblog.wordpress.com)

 

브루베이커 박스만 봐도 클래식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인데 이를 미래지향적으로 감싸면 또 다른 스타일의 자동차가 탄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공기저항이나 성능을 조금 무시할 수 있다면 말이다.  

이미지에도 나와있지만 차량 후면에 각인된 브루베이커의 네이밍도 볼 수 있다. 그러니 사이버트럭을 컨셉으로 만들었다기보다는 브루베이커 박스의 후속 정도로 봐야 하지 않을까? 

 

테슬라와 브루베이커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미니 밴의 후면. (출처: designboom.com)
측면으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출처: designboom.com)

 

뒷좌석에 올라타 거대한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보며 먼 길을 떠나도 마냥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러한 차량의 서스펜션이 승객들에게 얼마나 안락함을 줄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분명히 나름의 재미를 줄 것만 같다. 

 

앉아보진 않았지만 안락해 보이는 의자와 만화가 나오고 있는 측면 디스플레이. 심지어 매우 깔끔해 보이는 내부. (출처: designboom.com)

 

 

테슬라는 바이크를 만들지 않습니다. 자전거를 만들면 어떨까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오토바이의 위험성 이슈로 ‘오토바이 제작은 테슬라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전기 자전거는 또 다른 문제다. 미국 매체인 Top Speed에 등장했던 헤드라인은 아래와 같다. 

 

 

“Elon Musk says NO to an electric motorcycle, but that doesn’t mean a cyberbike is out of the question”

 

 

오토바이가 아닌 전기자전거는 테슬라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될 수도 있다. 그만큼 거대한 배터리를 꾸준히 연구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따릉이와 같은 공유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 전기자전거 등을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지만 미국 또한 레저 활동이나 출퇴근, 등하교에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성장세 또한 남다르다고 한다. 그런데 전기차 전문매체인 일렉트렉(electrek)에서는 전기 자전거가 세상의 빛을 본 이후 눈에 띌만한 성장은 없었다고 한다. ’10년 전’의 전기 자전거 사양을 ’10년간’ 그래도 유지했다는 말이다. 일렉트렉에서는 자전거의 배터리는 2~3년 전 모델이고 모터 역시 10년간 큰 변화가 없다가 뒤늦게 아주 약간 향상되었을 뿐이라고 한다. 트렌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테크놀로지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데 전기 자전거는 예전 그대로라니? 어쩌면 전기자전거에 대한 니즈 즉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배터리 분야와 켄달 토너(Kendall Toener)의 상상력을 합친 디자인을 보니 꽤 그럴듯하다.   

 

테슬라의 전기 자전거 컨셉 이미지. 디자인은 켄달 토너. 출처: kendalltoerner.com

 

테슬라에서 사용하는 키워드 중 ‘사이버’라는 말이 있는데 이 자전거의 컨셉 이미지만 봐도 ‘사이버’라는 말이 어울리는 듯하다. 자전거는 가벼울수록 비싸다고 하는데 이 역시 가벼울 것 같다는 생각은 필자인 나뿐인가? 

테슬라가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오토바이도 컨셉 이미지로 등장한 바 있는데 그 이미지는 아래와 같다.

 

테슬라의 모터바이크 컨셉이미지. (출처: behance.net)

 

세상에는 수많은 오토바이가 존재하는데 위 이미지로만 보면 상당히 ‘미래지향적’ 느낌이 들기도 한다. 디자인의 경우 이보다 과한 컨셉으로 접근해도 무방하겠지만 상용화를 떠나 약간의 실용성도 고려한다면 충분히 납득이 갈만한 디자인이다. 설마 진짜 영화 속에 등장한 이미지를 떠올린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 아래 좌측은 제프 브리지스 주연의 <트론 : 새로운 시작>이고 가운데는 2012년 리부트 된 칼 어번 주연의 <저지 드레드>, 우측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셀리나 카일(앤 해서웨이)이 몰던 배트포드(Batpod)이다. 트론의 경우 배트포드처럼 바짝 엎드려 가야 하는데 이러한 디자인이라면 허리에 무리가 올 것 같다. 반면 <저지 드레드>의 로마스터 바이크(Lawmaster Bike)에서는 저처럼 무기를 탑재하는데 사이버틱은 없고 디스토피아에 어울릴법한 투박함을 갖췄다. 개인적으로는 거대한 광폭 타이어와 자유자재로 드리프트가 되는 배트포드가 가장 마음에 든다.  



 

테슬라 모델 M이라는 이름으로 구현된 바이크는 테슬라라는 정체성답게 거대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글쎄 실제로 이러한 바이크를 몰고 도로 위를 질주한다면 저 디스플레이를 제대로 볼 수 있을까? 

 

테슬라 모델 M 컨셉이미지 중 정보를 나타내는 디스플레이. (출처: behance.net)

 

 

테슬라의 헬리콥터도 전기로 날아오른다?

 

마지막으로 테슬라의 헬리콥터 컨셉 이미지를 살펴보자. 헬리콥터(Helicopter)는 안토니오 파글리아(Antonio Paglia)가 디자인했다. 안토니오 파글리아는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이며 밀라노 폴리테크닉 대학교(University Politecnico of Milan)에서 자동차 디자인도 가르치고 있단다. 사실 오토바이를 만들지 않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언급과 헬리콥터 제작 여부는 사실 다른 문제다. 오토바이는 위험성이 있으니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테슬라가 헬리콥터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느낄까? 우리나라 역시 항공교통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했고 독일에서도 무인 항공기를 만드는 추세인데 헬리콥터라니? 어디까지나 컨셉이니 그 디자인을 눈으로 즐겨보자! 

 

테슬라 로고가 보이시나요? (출처: yankodesign.com)

 

과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새가 하늘을 날 수 있는 물리학적이고 구조적인 것에 대해 연구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비행기구에 대한 여러 가지 스케치를 남겼고 그것이 헬리콥터의 시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실 헬리콥터는 메인 로터라고 해서 가장 거대한 프로펠러(propeller)가 양력(lift)을 일으키게 되는데 무거운 몸집을 가볍게 들 수 있는 동력이 가장 큰 이슈였다고 한다. 더구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추진력도 있어야 한다. 땅에서 날아오르면 자유자재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여기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뒤쪽에 달린 테일 로터다. 헬리콥터의 가장 기본이 되는 날개들이다. 테슬라의 컨셉 이미지 역시 기본에 충실하고 있다. 다만 이 녀석은 배터리를 탑재해 전기로 움직인다는 사실. 

 

앞으로 명확하게 새겨진 테슬라 로고 (출처: yankodesign.com)
구조 목적으로 만들어진 헬리콥터 Rescue412. 출처: yankodesign.com

 

위와 같은 구조용 헬리콥터 이미지를 보고 영화 <트랜스포머, Transformer>의 노란색 범블비(Bumblebee)가 생각이 났다. 쉐보레의 카마로(Camaro)를 선택한 범블비가 테슬라의 헬리콥터를 모방했다면 하늘을 날 수 있었을까? 영화 속에 등장한 오토봇은 죄다 자동차이고 디셉티콘은 헬기, 탱크, 장갑차, 심지어 제트기까지 다양한 무기를 기반으로 하는데 범블비가 헬리콥터로 변신한다면 마이클 베이 감독에게 저런 이미지를 선사해 주고 싶을 정도다. 

 

 

렌더링과 디자인의 중요성

 

어떤 그림을 그래픽으로 디자인한 후 빛으로 인한 그림자나 굴곡 등을 마치 사실감 있게 생명을 불어넣어 2D에서 3D로 만들어내는 것을 컴퓨터 그래픽에서 렌더링(Rendering)이라고 하는데 일종의 예상도라고 보면 좋겠다. 자, 컨셉 이미지는 실제 자동차를 양산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렌더링 되어 세상에 등장한다. 물론 실제 양산 차량과 차이가 있을 순 있다. 컨셉 이미지가 화려하고 아름다운 경우도 있지만 제작 과정에서 실용성을 더하다 보면 조금씩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거대한 ‘큰 그림’은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들도 있다. ‘컨셉 이미지 그대로 나와준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질 정도의 컨셉도 존재했었다. 컨셉카가 모토쇼에 등장하는 경우들도 볼 수 있는데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회사들이 차기작에 적용될 주요 디자인 요소들이나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보여줄 때 활용하는 일종의 미끼 상품 같은 것이다. 성능이나 기능도 그러하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이 가장 주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디자인은 성능만큼 매우 중요하다. 

 

테슬라 모델 S 렌더링 이미지. (출처: autoevolution.com)

 

해당 콘텐츠는 Pen잡은 루이스님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