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통제 범위를 넘어서 지속적으로 확산되자 중국 정부는 강력한 봉쇄 조치를 단행하였습니다. 이에 이동이 제한되고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은 실내에서 즐길 거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외부 활동의 제한과 스마트폰의 사용의 보편화는 콘텐츠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촉매제가 되었고 게임업계와 더불어 짧은 동영상과 라이브 방송 등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MCN 플랫폼 업계는 코로나19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이는 수치로도 드러나는데 중국 시장조사 전문기관 아이리서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라이브 방송을 시청자 수는 4.3억 명에서 올해 3월에는 5.6억 명으로 크게 증가하였고 짧은 동영상 시청 시간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81.6% 증가한 144억 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짧은 동영상과 라이브 방송 사용자와 시청 시간의 폭발적 증가는 해당 매체에 광고를 진행할 시 보다 많은 노출기회를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하고 이러한 점에서 광고주에게는 매력적인 마케팅 채널로 인식되었습니다. 실제로 온라인 광고에 관심 있는 광고주의 경우 50% 이상이 향후 1년간 라이브 방송과 짧은 동영상을 통한 광고에 예산을 증액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특히 유동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고사 위기에 처한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MCN 마케팅이 한 줄기 구원의 손길로 보이는 듯했지만 실제 집행 후 광고효율을 보면 기대 이하라는 평이 더 많아 보입니다. 이에 본 편에서는 중국 MCN 광고 시장의 현황과 더불어 광고 집행 시 생각해 볼 점을 간단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중국 MCN 광고 시장은 복마전?

혼란한 시장상황에 각종 편법 난무, 주요수치 뻥튀기 또는 주문 후 취소도

 

우선 MCN 마케팅 계약에 관련해서 간단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하나는 광고주가 해당 채널을 운영하는 인플루언서에게 일종의 입점비를 지불하고 해당 인플루언서로 하여금 상품을 홍보하게 하는 계약입니다. 이 경우 매출이 얼마나 나오든 관계없이 인플루언서는 관여하지 못합니다. 유명 인플루언서의 경우 수십만 위안에 달하는 비용을 받기도 합니다. 다른 하나는 매출을 일정 비율로 나누는 계약입니다. 매출이 계약에 명시한 금액을 초과한 이후 또는 매출이 발생한 시점부터 일정 비율로 수익을 분배하는 계약입니다.

첫 번째 계약의 경우 인플루언서 채널 입점비는 페이지 뷰 수와 팔로워 수가 많을수록 높아지는데 문제는 보다 많은 입점비를 받기 위해 페이지 뷰와 팔로워 수를 조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상하이 모 브랜드의 담당자는 중국 매체 21tech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MCN 광고는 사기나 다름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해당 업체는 유명 연예인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다기 세트를 판매하였는데 90만 명이 동시 시청하는 중 실제 거래 성사는 채 10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이에 시청자 및 팔로워 수 등 인플루언서 몸값을 결정하는데 관건이 되는 지표 수치가 심각하게 조작되었음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두 번째 유형의 계약의 경우 매출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므로 광고주 입장에서 손해 볼 것이 없지 않느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역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계약 체결 후 MCN 광고 회사가 해당하는 광고 상품을 주문하여 매출을 발생시키고 계약에 따라 매출의 일정 부분을 수입으로 거둬들입니다. 후에 상품을 전부 또는 일부 반품하고 남은 상품은 다른 채널을 통해 재 판매하기도 합니다. 결국 MCN 광고 업체는 계약에 따른 수입과 동시에 현물을 재 판매하여 수익을 챙기는 구조입니다. 어찌 되었든 광고주 입장에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입니다. 북경 소재의 모 기업 담당자는 21tech와의 인터뷰에서 유명 인플루언서 채널로 바이주를 판매하였는데 첫날 고작 20여건의 거래가 성사되었고 그 다음날 그중 16건의 거래가 취소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해당 인플루언서는 웨이보에서 1743만 명, 틱톡에서 1915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중국 광고협회는 <인터넷 라이브 방송 마케팅 행위에 관한 규범>을 6월24일 발표, 7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해당 규범에서는 거래와 관련된 데이터 즉 시청자 수, 거래량 등의 지표를 조작하거나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명시하였지만 구체적인 처벌 규정이 명시되지 않아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어떤 인플루언서를 선택할 것인가?

 

 

MCN 광고 진행에 앞서 상품이 MCN이라는 채널에 적합한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비 대면 채널의 특성상 구매자가 실제로 상품을 접할 기회가 제한되기 때문에 고가의 상품 또는 시청자가 직접 상품을 접하고 구매 여부를 판단할 가능성이 큰 상품의 경우 광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광고하고자 하는 상품이 MCN 광고에 적합하다 여겨져 또는 다른 어떠한 이유로 MCN 광고를 집행하겠다는 판단이 서는 경우 이하의 요소를 고려해 봄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1. 어떤 채널과 인플루언서가 광고하고자 하는 상품의 이미지에 적합한지
  2. 인플루언서가 충분한 팔로워를 보유하여 일정 수준의 노출을 보장할 수 있는지
  3. 광고를 진행하는 인플루언서가 전문성이 있고 광고하고자 하는 상품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
  4. 인플루언서의 방송을 시청하는 계층이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의 구매 대상으로 적절한지
  5. 인플루언서의 진행 능력과 상품이 방송을 시청하는 계층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 인지
  6. 광고를 시청하는 계층이 광고하고자 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있는지
  7. 선택하고자 하는 인플루언서를 통해 광고 집행시 광고비용이 예산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 있는지
  8. 광고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기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유형의 계약을 선택할 것인지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 신중히 인플루언서를 선정해야 할 것입니다.

MCN 광고를 집행함에 있어 인플루언서 선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라이브 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한 회사의 CEO는 중국<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인플루언서 선정의 중요성과 전문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진행자가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 70%는 실패한다. 전문성이란 진행자가 얼마나 매력적인가가 아니라 친화력과 뛰어난 언어적 표현으로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함과 동시에 방송을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또한 방송 진행자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시청자가 생각할 수 있게끔 만드는 능력을 말한다.”

혼탁한 시장 상황으로 실패 사례 및 문제점이 더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나 성공사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상해 모 브랜드 회사는 “충성도 높은 집돌이”를 팔로워로 다수 보유한 유명 인플루언서 뤄융하오(罗永浩)를 내세워 면도기, 빔 프로젝터, 사무용품 등을 판매하였고 해당 방송의 시청자는 4892만 명을 기록함과 동시에 1.68억 위안의 예상 매출이라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해당 광고는 인플루언서의 신뢰성(전직 기업 CEO)-충성도 높은 팔로워 및 시청자 층-시청자 층에 어필할 수 있는 상품 선택인 동시에 MCN 판매에 적합한 상품이라는 삼 박자가 맞아 떨어져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비록 MCN 마케팅에 대해 성공 공식은 없지만 인플루언서의 선정과 더불어 기획 전반에 충분한 고민과 준비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임과 동시에 광고 효율을 제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코로나19 발생 후 가처분소득의 감소로 인해 소비자들의 소비 방식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하였습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에서 진행한 코로나19 이후 소비행태 변화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광고주의 53.9%와 소비자의 41.4%가 코로나 이후 가장 큰 변화로 “이성적인 소비 행위”를 꼽았습니다. 즉 충동적인 소비나 광고 모델을 보고 상품을 선택하기 보다는 소비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에 대해 지갑을 연다는 것입니다. 유명 인플루언서가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을 통한 상품 판매가 많은 트래픽을 확보할 수는 있어도 이것이 매출을 보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누군가는 판로 확장의 채널로 또 다른 누군가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MCN 광고를 시작합니다. 중국에서의 MCN 마케팅이 과연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한지 아니면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써 가치가 있는지 확실히 증명되지 않은 만큼 MCN 광고 집행에 앞서 보다 철저한 조사와 준비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