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어떤 점이 나쁜 사용경험을 주는가

 

추천 콘텐츠와 관련한 나쁜 사용경험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미지 로딩 속도

밀리의 서재는 뷰어와 관리 페이지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홈, 검색, 피드, 내 서재는 인터넷이 연결되어야 이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앱을 실행 시마다 서버에서 이미지를 불러와야 하는데, 이 속도가 느려지면 아래처럼 빈 이미지가 나오게 된다. 유저의 눈에 보일 정도로 이미지 로딩이 느려 앱 구동이 느리다는 인상을 준다.

 

빈 이미지가 보이는 홈화면

 

 이전 큐레이션 목록

홈화면에서 SNS 화제의 도서, 요즘 HOT한 책방에서 소개한 도서 등 테마별 큐레이션 페이지에 들어가면 아래처럼 이전에 공개한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아마도 큐레이션이 매번 바뀌기 때문에 유저가 이전에 놓쳤던 큐레이션을 볼 수 있게 만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목록을 눌렀을 때 제목이 일정하지 않아 해당 페이지가 본래 어떤 용도였는지 혼란이 온다. 유저는 홈화면에서 해당 큐레이션을 확인하기 위해 상세페이지로 이동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목록을 보여줄 필요가 없다. 페이지 내 목록을 없애고 지난 큐레이션 보기를 따로 두는 것이 의도에 맞게 사용경험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통일되지 않는 목록

 

작가의 다른 작품 보기

현재 밀리의 서재는 작가별 도서 목록을 스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쉽게도 책 상세정보에는 해당 작가의 다른 작품을 볼 수 없다. 이는 아직까지 작가별로 책을 충분히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향후 작가별로 작품을 모을 만큼 충분히 보유하면 이 기능을 추가하면 좋을 것이다.

 

책 상세정보(좌)와 스토리의 일반소설 추천작가(중,우)

 

‘저자의 다른 작품’을 추가한 UI를 아래와 같이 만들어보았다. 저자 소개의 대표작이 있지만 텍스트로 되어 있어 보기가 어렵다. 이미지로 대표작을 확인하고 ‘찜하기’와 ‘바로 읽기’까지로 연결한다면 유저가 책을 탐색하는 과정이 편리해질 것이다.

 

저자의 다른 작품이 추가된 UI

 

책의 두께 시각화

처음 전자책에 거부감이 들었던 것은 바로 책을 잡는 맛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종이책의 익숙한 유저는 책을 집을 때 두께를 보고 당장 읽을지 말지를 판단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시각화하는 것이 좋다. 알라딘의 경우 처음 책 상세정보에 들어가면 책이 왼쪽으로 약간 회전하면서 두께가 어느 정도인지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실제 책의 두께와 유사하게 보여줌으로써 미리 어느 정도의 분량인지 인지할 수 있다. 

다만 책의 무게가 중요하지 않는 전자책의 특성상 실제 책의 두께를 보여주기보다 예상 완독 시간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페이지만으로는 완독하는 데 얼마 동안 걸리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령 매일 1시간씩 책을 읽었을 때 평균적으로 완독까지 며칠이 걸리는지 계산하고 이를 3단계(얇음, 중간, 두꺼움)로 표현하는 것이다. 매달 혹은 매년 얼마의 책을 목표로 읽는 유저에게 ‘예상 완독 시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독서계획을 잡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책의 두께를 시각화한 알라딘

 

감성태그

보통 온라인 서점은 후기 작성을 줄글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밀리의 서재는 ‘감성태그’를 통해 부담 없이 가볍게 후기를 작성하도록 했다. 후기 작성이 부담스럽지 않은 점은 좋으나 아쉬운 점은 독자 수가 적을수록 태그가 유용하기보다 불필요한 정보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독자 수가 적은 책은 감성태그가 거의 유사한데, 밀리의 서재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태그인 것으로 보인다. 내용을 보면 책에 대한 내용보다는 모호한 표현(기대 이상, 띵작 등)이 많아 ‘모든 책이 다 명작인가?’ 싶은 의구심이 들게 한다. 이런 태그가 반복될수록 태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

반면 독자 수가 충분히 많은 책은 ‘동화 같아요’, 심장이 쫄깃’, ‘전개 고구마 1000개’ 등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좋은 태그들이 많았다. 모든 감성태그를 통일하기보다 장르별로 주로 사용할만한 표현들을 제안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독자수에 따른 감성태그 비교

 

검색과 관련한 나쁜 사용경험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추천검색어

추천검색어는 검색을 하기 전에 예상되는 검색 결과를 미리 인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밀리의 서재는 현재 추천검색어를 책 제목에 한정했는데, 실제 검색 결과에 보이는 책 수량보다 적게 인식하게 만든다. 가령, 저자명으로 ‘김훈’을 입력하면 제목에 ‘김훈’ 이름이 있는 책만 추천검색어에 보인다. 실제 검색 결과에는 15건의 도서가 나오고 있다.

책 제목이 독특하지 않는 이상 유저는 흔한 제목의 경우 저자와 책 제목을 같이 검색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 어플에서도 추천검색어에 가수명과 타이틀곡이 함께 보여주듯이 추천검색어에 저자와 책 제목이 같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 좋다.

 

추천 검색어(좌)와 실제 검색결과(우)

 

포스트 책 검색 오류

포스트 작성 시 좋은 사용경험으로 인용문을 선택할 수 있는 점을 들었다. 반대로 아쉬운 점은 책 검색이 안된다는 점이다. 책이 여러 권이면 하단까지 스크롤 하기가 귀찮기 때문에 검색창을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분명히 있는 책임에도 검색결과에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검색창에 ‘x’를 누르면 다시 검색결과가 나오지만 그 사실을 모르고 책 선택 창을 닫아버리면 다시 열었을 때도 빈 화면만 나온다. 글쓰기 페이지에서 나가야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이 경험이 반복되면 유저에게 짜증을 유발하여 포스트 작성을 중단하게 만들 수 있다.

 

책 선택에 검색어 입력 시 빈 화면이 나온다

 

전자책과 리딩북 읽기와 관련한 나쁜 사용경험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현재 읽고 있는 목차

밀리의 서재에선 현재 읽고 있는 위치의 목차를 표시해 주지만, 짝수 행마다 음영처리가 되어 있고 글자색만 다르게 해서 어느 위치인지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웠다. 리디북스의 경우 흰 바탕으로 통일하고 현재 읽는 위치에만 음영 처리 후 글자를 굵게 표시해 어느 위치인지 바로 알 수 있게 했다. 목차는 유저가 책을 어디까지 읽었는지 가늠하는 기준이 되므로 해당하는 위치에만 강조하는 것이 좋다.

 

목차 UI 비교: 밀리의 서재(좌), 리디북스(우)

 

오디오 위치 설정

오디오북 듣기에선 원하는 위치에서 들을 수 없는 것이 가장 아쉬웠다. 페이지 중간에 듣기를 멈추고 뷰어를 종료하면, 나중에 뷰어를 열었을 때 듣고 있던 위치가 아닌 페이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빨리 감기 버튼으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일일이 조정해야 하는 점이 불편했다. 리디북스의 경우도 페이지 첫 줄부터 시작하지만 원하는 위치에서 듣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페이지 중간에 뷰어를 닫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읽었던 위치에서 듣기가 가능하도록 기능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오디오북 재생 비교: 밀리의 서재(좌), 리디북스(우)

 

 

3. 앱 디자인시스템과 인터랙션

 

1) UI 디자인

 

컬러

 

밀리의 서재 Main Color(좌)와 Secondary Color(우)

 

밀리의 서재는 보라색과 노란색을 메인컬러로 사용하고 있다. 앱 전체적으로 흰 바탕에 메인컬러 위주로 사용되고 있다. 뷰어의 경우 어두운 바탕이기 때문에 메인컬러보다 어두운 색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정보나 액션을 유도하는 정보는 메인컬러를 사용하며,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정보는 회색을 사용한다.

책 상세정보 페이지에선 책 이미지 크기가 화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해 가장 눈에 띄게 했으며, 그 다음으로 굵게 처리한 책 제목, ‘바로 읽기’ 버튼 순으로 중요도를 두었다. 그 외 독자 수와 추천지수는 폰트 크기를 줄이고 회색으로 표시했지만 수치의 경우 보라색으로 굵게 처리했다.

전반적으로 제목이나 카테고리는 폰트 크기가 크고 굵게 표시했으며, 메인컬러인 보라색과 노란색은 ‘선택된 탭’, ‘버튼’ 등에 혼용해서 사용했다.

 

정보 계층구조

 

 

2) 인터랙션

 

고객센터

밀리의 서재는 고객센터를 선택하면 FAQ를 먼저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자주 묻는 질문의 경우 유저가 FAQ에서 먼저 확인하도록 해 CS문의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FAQ에 상세한 내용을 넣게 되면 목록이 길어지게 된다. 스크롤을 내리면 상단 탭이 사라져 다시 화면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밀리의 서재는 맨 하단에 1:1 문의하기로 이동하는 버튼과 고객센터 연락처를 표시해두고 있다. 이는 스크롤 맨 마지막까지 도달한 유저는 원하는 답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고, FAQ에서 1:1 문의로 이동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FAQ에서 1:1 문의로 이동하는 Flow

 

추천지수

밀리의 서재는 최근에 읽은 도서 기준으로 유저의 취향과 몇 퍼센트 일치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추천지수가 낮거나 읽은 도서가 적은 경우 ‘회원님이 좋아할 수도 있는 책’ 문구가 표시되는데, 신규 유저는 해당 문구가 ‘책을 추천하는 것’으로 혼동할 여지가 있다. 막상 읽었을 때 책이 취향에 맞지 않으면 추천 기준에 불만이 생길 수 있다. 

 

추천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수치로 표시된다

 

넷플릭스는 추천지수가 낮은 경우 표시하지 않으며, 홈화면에서도 노출하지 않고 있다. 밀리의 서재에도 추천지수가 낮은 경우 수치를 제외시키는 방안을 고려해보면 좋을 것이다.

 

추천지수가 표시된 콘텐츠(좌), 추천지수가 표시되지 않는 콘텐츠(우)

 

시작페이지, 끝페이지 팝업

전자책은 종이책과 달리 터치나 슬라이드로 페이지를 넘기기 때문에 어디가 처음이고 끝인지 인지하기 힘들다. 밀리의 서재는 첫 페이지와 마지막 페이지에서 페이지를 넘기는 액션을 취하면 팝업창으로 알려주고 있다. 특히 시리즈로 나온 책은 ‘다음 화 이어서 보기’ 팝업을 제공하고 있어 다음 책으로 이어서 보기 편리했다. 

 

시리즈 여부에 따라 마지막 페이지 팝업이 달라진다

 

라이브 방송화면

밀리의 서재는 온에어인 라이브 북클럽 영상을 홈화면에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만약 모든 채널이 라이브 중이 아니라면?’이란 궁금증이 생길 수 있는데, 밀리의 서재는 위트 있게 해결했다. 그것은 바로 TV 화면조정 화면이다. 2010년대 이후 24시간 방송으로 바뀌면서 최근에 보기 힘든 화면이지만, 그 이전에 무지개색 화면을 본 유저에게는 익숙한 화면일 것이다. 기존에 익숙한 이미지를 활용해 텍스트 없이 그 의도를 명확히 각인시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라이브 중에 표시되는 화면(좌)과 라이브 없을 때 표시되는 화면(우)

 

알림

밀리의 서재는 알림받기 기능을 통해 유저가 관심 있는 도서가 입고되자마자 바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알림받기를 누르면 토스트 팝업으로 오픈일자에 푸시된다는 내용을 전달한다. 또한 알림이 설정된 도서는 ‘알림예정’으로 텍스트가 바뀌고 회색처리를 해서 유저에게 알림설정이 완료됐다는 사실을 인지하도록 피드백을 주고 있다. 다만 한번 누른 알림은 다시 눌러도 취소가 안되고 알림받기 한 책만 따로 볼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알림받기 Flow

 

PC뷰어 아이디/비밀번호 등록

PC뷰어를 사용하려면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필요하다. 밀리의 서재에선 관리 탭의 내 정보 관리나 PC 뷰어/데이터 이용 관리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등록할 수 있다. 등록하는 과정은 자연스러웠지만 완료되고 난 뒤에도 여전히 ‘아이디/비밀번호 등록’으로 표시되어 당황스러웠다. 다시 등록을 시도하면 아이디는 수정이 불가하며 비밀번호만 변경할 수 있게 했지만, 명칭 때문에 등록이 되었는지 확신이 가지 않았다. 최초 등록 시에만 아이디/비밀번호 등록으로 표시하고 이후에는 비밀번호 수정으로 변경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PC뷰어 아이디/비밀번호 등록

 

 

4. 앱의 시장 위치와 경쟁자

 

1) 서비스의 마켓 포지션

 

이뉴스투데이의 인터뷰에서 콘텐츠사업팀을 이끄는 김태형 팀장은 밀리의 서재를 ‘책과 다시 친해지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정의했다. 이 문장을 분해해보면 밀리의 서재가 추구하는 방향을 알 수 있다. 먼저 ‘책과 다시 친해지는’이란 말은 어릴 적 부모님이 사주신 그림책을 읽으며 느꼈던 책 읽기의 즐거움을 다시 되살린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2019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이 독서를 하지 않는 이유로 ‘책 이외의 다른 콘텐츠 이용’과 ‘일(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두 가지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응답자의 60% 이상이 책 읽기가 사회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한 것과 대조되는 결과였다.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밀리의 서재 서영택 대표는 시간의 소비 형태에 주목해 독서에 할애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여기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월정액 무제한 구독 서비스와 챗북, 오디오북과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선택한 것이라 생각된다. 밀리의 서재 구독자는 2030대 독자 비율이 77%에 이를 정도로 젊은 세대에 인기가 많으며, 구독자의 월평균 독서량이 7~8권으로 연간 성인 평균 독서량 6.1권을 넘어섰다. 따라서 밀리의 서재는 ‘2030대 성인을 타깃으로 독서습관을 길러주는 구독서비스’라고 정의할 수 있다. 

 

 

2) 해당 마켓의 경쟁자들

 

리디북스, 예스24ebook, 교보ebook 등 월정액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와 비교하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경쟁사의 경우 앱 실행 시 다운로드한 도서를 모아놓은 ‘서재’가 먼저 보이는 반면, 밀리의 서재의 경우 취향별 추천도서를 먼저 보이고 있다. 이는 앱을 맨 처음 실행했을 때 바로 책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을 줄이면서, 책에 대한 흥미를 주기 위한 것이라 생각된다.

 

밀리의 서재, 리디북스, 예스24 ebook, 교보 ebook 메인화면 비교

 

 

3) 서비스의 확장 가능성 

밀리의 서재는 ‘눈으로 읽는다'(전자책)에서 ‘듣는다'(오디오북)로, 혼자 읽는 것에서 함께 읽고(LIVE 북클럽) 감상을 공유하는(포스트) 방식으로 독서의 개념을 확장했다. 또한 원저를 기반으로 애니메이션, 챗북, 웹툰으로 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유니콘팀 김태형 팀장은 독서신문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힘을 울이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챗북, 오디오북 이외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꽃비내린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