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된 작년 가을, 15년 동안의 직장 생활을 모두 정리하고 사회로 나왔다. 그리고 올해 1월 3일, 세무서에서 인생의 첫 사업자등록증을 벅차게 받아 들고 나왔다.

바로 다음 달 코로나 19를 맞이했다.”

 

 

모험가스럽고 멋지기까지 한 달콤한 이름,

‘인디펜던트 워커’

 

긱 이코노미, 랜선 OO, N 잡러 등과 같은 용어와 함께 올해 대표적으로 많이 부각되고 있는 키워드.
‘인디펜던트 워커’


나 역시 그렇게 리얼 인디펜던트 워커가 되었다. 사업을 시작한 계기, 사업 형태 그리고 하루하루의 일상을 인터넷에서 정의한 대로 보내고 있다. 만약 이 글을 통해 단어의 정의나 사회적 현상을 다루는 글을 보시려고 한다면 포털 검색을 권장드린다. 다만 조금 더 인디펜던트 워커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있거나, 고민 중이신 프로직장러 분들에게는 이 글이 반드시 도움이 되실 것이라 확신한다.

필자의 따끈따끈한 인디펜던트 워커 1년 차의 생생한 경험들을 압착해서 참기름을 짜내는 정성으로 소개한다.



1. 인디펜던트 워커가 된 이유


미래의 노동 방식의 한 형태로 부각될 것을 예상하고 도전? 1%도 없다.

간지럽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15년 동안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서 다양하게 실무를 한 경험을 토대로 ‘선하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자영업자 사장님들과 프랜차이즈 업계에 제공하고 싶은 마음’이 도전의 시초였다.

직장인으로서 빠른 성장 과정을 밟았다. 브랜드 조직도 관리하며 조직 속에서의 생활에도 능숙함이 몸에 배어있었다. 반대로 다른 면에서는 혼자의 시간을 매우 소중히 했다. (☞ 홀로 독립해서 일한다는 것은 반드시 외로움과 친구가 될 수 있어야 함을 수반한다)

그렇게 작년 가을 잘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세상으로 홀로 나왔다.

 


2. 인디펜던트 워커의 일상


각자의 철학과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정답이 없는 영역이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직장 생활보다 더 가족과의 시간을 더 많이 챙기는 것’이었다.

용인에 집을 두고 서울 강남에 출퇴근을 하면 이동시간만 하루에 약 3시간. 그러다 보니 평일에는 8살, 5살 아이들을 제대로 볼 시간이 없었고 있다한들 마음과 체력의 여유가 없었다. 말 그대로 집이 숙소화 되고 있었지만 직장인의 미덕인 월급과 간간히 찬스로 쓴 연차를 핑계로 아내에게 미안함을 대신했다.

현재 사업장은 용인의 공유 오피스. 규모를 논하기 민망할 정도의 사이즈이지만, 작년 10월 이 공간 하나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분당선 라인으로 올라가면 1인실 하나에 최소 월 35만 원이 넘어갔고, 당시 수익이 전혀 없던 나에게는 너무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우연히 집에서 10분 거리의 소호사무실 1인실을 저렴하게 계약할 수 있었고, 얼마 전 집에서 5분 거리의 2인실로 나름 ‘확장 이전’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창문이 없는, 책상 하나 있는 1인실이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외로움’과 친구가 될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어봐야 한다.)


9시 출근 체크는 어떻게 하냐고?

미안하다. 새벽형 인간이다 보니 6시면 사무실에 도착한다. 머리가 맑을 때 칼럼을 쓰거나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한다. 보통 외근은 오후에 잡는데, 서울에 올라갈 일정이 있으면 점심시간에 맞춰 집에 들러서 밥을 먹고 샤워를 하며 컨디션을 올리고 출발한다. (#실화냐) 토요일에는 A4 노트를 꺼내서 주간 업무 작성을 한다.
내가 가장 신성시하는 시간이다. 다음 주의 계획을 성격과 중요도에 따라 업무를 구분해서 쓰고, 그다음 주에 업무를 해나가며 형광펜으로 그어나가는 형태다.

가끔 키보드로 머리의 생각을 정리하기가 어려울 때는 볼펜으로 쓱삭쓱삭 거리며 스케치를 하기도 한다. 그러면 의외로 일의 흐름이나 구조가 잘 잡히는 경우가 많다. 뭔가 프리랜서스러움과 침대 같은 편안함이 느껴지는가? 도전에 대한 확신으로 꿈틀거리는 고민을 간신히 부여 쥐고 있는 여러분의 환상 타파를 위해 대표적 장점과 단점(고려해야 할 점)을 가감 없이 전한다.

 


3. 인디펜던트 워커의 장점


자유롭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내가 내 하루를 계획할 수 있다. 계획한 것이 실행된 결과를 통한 성취감이 남다르다. 스트레스의 결이 다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나 타인(직장 동료/상사)으로 부터 발생한 스트레스가 있다면 눈 녹듯 사라짐을 자신한다.

 

 

4. 인디펜던트 워커의 단점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점)


퇴사하면 집으로 수많은 고지서가 날아온다. 진짜 혼자구나 하는 느낌이 찾아온다. 자유로운만큼 불안함이 자주 찾아올 수 있다. 시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한 것이 없으면 피드백(매출)도 없다. 내 사업과 서비스에 대해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사업의 AtoZ를 모두 다 해야 한다. 회사에서 받은 혜택이 몹시 그리울 수 있다. 일의 철학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시간이나 상황에 흔들릴 수 있다. 외근만 다니고 사람만 만난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 반드시 No라고 할 줄 알아야 한다. 부지런해야 한다. 일상이 사업과 동기화되어 있어야 한다. 새벽에 일어나서 언제든 자기 메신저에 아이디어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

 

 

5. 인디펜던트 워커로서 성공하기 위해 필수로 장착해야 할 아이템


나는 스스로 자발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어서 인디펜던트 워크를 주 수입원으로 삼는 ‘Free Agents’이다. (인디펜던트 워커의 종류가 궁금한 분들은 나중에 이 기사를 읽어보세요)
직접 맨땅에 부딪히며 사업을 준비하고 결과를 만들어가고 또 도전하는 삶을 1년 가까이하다 보니 사업의 성공을 위해 몇 가지 핵심 필요 요소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1) 탁월한 차별화 포인트

여러분의 사업이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목표 시장에 도전하기 위한 ‘엣지’가 강력해야 하는데, 이것은 탁월함을 통해 발휘된다.
무조건 새로워야 할 필요는 없으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수록 더 좋은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 19로 인한 변화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
비대면이나 언택트와 같은 키워드와 결합될 수 있는 형태의 비즈니스라면 더 안착이 용이할 수도 있다.
(물론 시대적 상황이 자신의 비즈니스에 크게 영향을 절대적으로 주지는 않는다.)
전문성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나의 상품을 만들어내는데 집중해야 한다.
그 상품의 힘이 약하면 인디펜던트 워커로서의 삶은 우울한 영화의 한 장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2) 빠른 실행과 오뚝이 마인드.

PDCA(Plan-Do-See-Action)에 아주아주 능통해야 한다. 몸에 제대로 배어있어야 한다. 생각은 많고 계획만 많다고 당장 통장에 월급처럼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 빠른 실행력, 그리고 셀프 피드백. 그리고 업그레이드. 이 사이클이 자연스럽게 나와줘야 한다.

그리고 이를 업무로 치면 하나만 부여잡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일의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나누는 능력 또한 탁월해야 하고, 스스로 업무 비중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계획하고 실행해서 다 잘 되면 아마도 세무서는 사업자등록증을 받기 위한 프로도전러들로 미어터질 것이다. 시련은 당연히 따라온다. 생각과 다른 전개로 가거나, 기대했던 것과 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럴 때마다 술 한잔에 내 선택이 잘못된 건가.. 고민한다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기를 권한다. 깊은 고민과 생각이 필요한 어젠다에 그 에너지를 써야 한다.

말은 인디펜던트 워커라고 이야기하면서 다양하게 전개되는 내 주변의 수많은 상황 중 하나에 마음이 흔들리거나 이로 인해 페이스가 흔들린다면?


故 정주영 회장님께서 노하실 수 있다.
“예끼 이 눔!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고 한 말을 잊었느냐!”

 


(3) 루틴, 그리고 다음 단계.


자유로운 업무가 인디펜던트 워크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다.
그 자유를 강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나만의 루틴 만들기’가 정말 정말 중요하다.

내가 일하는 시간,

내가 일을 배분하는 방식,

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요소,

내 체력을 키우는 습관 등 내 사업을 위한 최적화가 항상 이루어져야 한다.

 

회사와 달리 주어진 일이라는 것이 없다. 다만 ‘해야 하는 일’이라는 주도적 표현으로 바뀔 뿐이다. 매출이 없으니 일이 없다? 이런 분들에게도 인디펜던트 워커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이다. 매출을 위한 일들을 구조화해야 하고 실행해야 한다. 차츰 일이 생기기 시작하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에 100% 전력을 다 쏟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우리의 비즈니스가 지속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음 스탭’을 미리 계획하고 이를 위한 업무 시간도 반드시 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래야 단기적인 해야 할 일들과 중장기적으로 미리 준비할 일들이 조화를 이루게 되고, 여러분의 사업의 탄탄함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도전과 책임이 교차하는 이름,끝없는 자기 성장 노력이 없으면 사라지는 이름,’인디펜던트 워커’ 필자 역시 사업자등록증 잉크가 채 마르지 않은 초보 인디펜던트 워커이다.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생각을 바뀌고 실행하게 하는 단계까지 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느끼고 있다.

여유를 느낄 새도 없이 수많은 동반자들의 결과물들을 보며 매달 업그레이드를 고민하고 실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꼭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회사를 나온다는 것은 상당히 생각 이상의 거센 파도를 방파제 없이 직접 맞닥뜨려야 한다는 것이라는 점. 그렇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했으면 하는 점이다. 회사를 나와서 그때부터 시작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업무 외 시간에 틈틈이 본인 비즈니스를 그려보고 설계해보았으면 한다. 여러 번 돌다리를 두드려 보았으면 한다. (미리 테스트해볼 수 있으면 더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도전의 문을 두드리기로 결심한 당신에게는 무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그 도전이 고된 만큼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을 조금은 경험했기에. 모든 인디펜던트 워커, 프로직장러분들, 자영업자 분들의 오늘에 행복과 건강을 기원한다.

 

 

 

봉드림김실장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