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라는 조직은 군대로부터 왔습니다. 사업의 기본 전략은 군대에서 빌려왔고, 적어도 20여 년 전 제대하고 입사하는 과정에서 여기에 대해 충분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상명하복은 기본이었고, 상사 혹은 리더에게 무한충성하지 않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세상은 변화했고, 가장 많이 변한 것이 일하는 방식과 문화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군대와는 다르게 회사는 이익집단이고, 적정 혹은 최적의 이익을 추구하거나, 이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회사의 일하는 방식이 발전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스타벅스는 전혀 그렇지 않아 보였습니다. 치열하게 윗사람에게 더욱 잘 보이기 위해 경쟁하는 듯한 뉘앙스가 풍겼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느낌이고, 뇌피셜입니다.)


 

위계가 기강을 이기는 위험한(?) 조직

 

윗사람 생각과 태도가 모두 옳은 것은 아닌데 말이죠.

기강이 회사의 사업 방식과 시스템, 리더십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강이 잘 만들어진, 사업에 맞춰 최적화된 회사일수록 안정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기강은 회사가 추구하는 일하는 방식, 그 과정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한 기준과 원칙으로 삼을 것인가, 목표는 무엇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전략과 전술, 방법, 계획은 무엇인가 하는 등의 내용들이 사업을 하는 오랜 세월 동안 쌓이고 변화하며 자연스럽게 어떤 ‘틀(Frame & System)’을 갖추어져 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보통은 그 틀에 의해 사업 시스템 완성도, 이익률 극대화 등의 실현 가능성이 점차 높아집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뜻이 담긴 ‘기강 하위에 위계’가 있습니다.

 

위계는 조직 내에서 상하 관계를 보통 어떤 식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이때 무엇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지 등을 하나의 문화적 유산으로서 갖추고 있습니다. 상사 혹은 리더가 가진 권한, 권위 등에 대해 어디까지 허용 또는 인정을 하고 있으며, 공식/비공식적 책임과 역할의 범주가 무엇인지, 혹은 회사 상황이나 리더십 스타일에 따라 호불호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에 대해 ‘함께 오랫동안 일하기 위해’서라도, 서로 조심하면서 일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회사든지 통용되는 기본적인 매너 위에, 회사만의 특유의 문화(일하는 방식) 아래, 그 사이에 기강과 위계가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회사들이 위계가 기강을 이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1) 원래부터 기강이 부실 혹은 부족해서, (2) 갑자기 리더십(사람)이 바뀌거나, (3) 시장 상황에 따라가기 위해 변화가 필요해서 등등 여러 사정에 의해 바뀔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A) 다수가 ‘기강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때문이다라고 봅니다. (간혹 기강과 위계를 비슷한 뜻을 가진 말로 오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왜 간과할까요?

 

(B) 사업 및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이 특정인으로부터 나온다고 다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업의 시작 혹은 기초는 특정인(보통은 창업주-Founder)에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생명이 유한한 것처럼 리더십도 영원할 수도, 지속될 수도 없습니다. 사업이기 때문에 사업에 맞춰 변화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창업자 리더십이 갖는 한계를 인정하고 ‘우리만의 기강을 만들어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들려고 해야 합니다. 일종의 ‘집단 지성을 발휘하여 경영 및 관리할 수 있는 체제’로 만들려고 해야죠. 그런데, 다들 “굳이 거기까지는 할 필요 없다”는 식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C) 리더가 멀쩡히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구성원 대다수가 리더와 조직을 동일시하고, 조직을 리더가 소유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가 대주주에 오너라면, 더더욱 리더의 말을 거스르는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리더가 좋아하는 것, 그에게 눈에 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경우도 종종 현장에서 목격했습니다. 최근에도 가까이에서 지켜본 조직의 경우, 모두가 하나같이 리더에게 칭찬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리더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혹은 좋아하지 않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해야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D) 지금과 같은 전략과 방식으로도 잘 먹고 잘 살아왔다(꾸준히 성장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큰 조직은 대체로 우리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방식으로 이만큼 올 수 있었고, 앞으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히 사업을 영위’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마치 시장을 압도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극소수의 기업(구글,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 소프트 등)이 떠오르지만, 실제 M7도 위와 같은 안일함으로 회사를 경영하지는 않습니다. 치열하게 자신들의 위치를 고수하거나 성장하기 위해 더 많은 시도와 실패에 맞서고 있습니다.

 

(E) 심지어 우리 리더가 틀릴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리더를 포함한 리더와 가까운 자리에 있는 이들의 생각과 태도가 틀릴 수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회사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일을 저질러도 “결론은, 몇몇의 미꾸라지(담당자)가 물을 흐렸다”라는 식으로 변명 아닌 변명을 하는 것입니다. 재밌는 것은 회사가 좋지 못한 성과를 낼 때에도 그 주범(?)을 찾아 도려내는 방식으로 ‘적절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듯한 행태를 띕니다. 우리 스스로 리더를 자를 수 없기 때문일 겁니다.

 


 

 

직장인의 입장에서 리더를 숭배하는 듯한 태도는 당연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사업을 이끄는 리더의 입장에서, 사업을 보다 잘 이끌어 꾸준히 성장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사업과 관련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여러 창구(이사회가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를 만들어야 합니다. 혹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적절한 권한 배분과 결제 시스템을 통해 다각도의 검토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성장을 위해 더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소리가 시장과 고객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채 리더 자신의 만족이 아닌, 사업 성장을 위한 의사 결정에 매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미지: AI로 제작된 이미지 입니다.

 

이 과정에서 추천하는 것이 ‘실제 레드팀 운영, 레드팀을 의사결정 시스템에 포함하는 것, 코칭을 통한 생각 확장 등의 노력’입니다. 이를 통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내 생각과 판단의 오류, 오해 등이 사업상 부정적인 편향성을 최대한 줄이고, 동시에 나와 다른 생각(색깔을 드러내는)을 하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나와 그들의 생각 사이에서 가장 시장 및 고객 친화적이며, 우리 다운 전략이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하는 것입니다.

 

이미지: AI로 제작된 이미지 입니다.
 

 

물론, 일부 기업들이 갖춘 재벌 구조 속에서는
거의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그리고, 실제 재벌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자신을 포함한 회사의 성장을 위해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바가 없습니다. 대부분 자신들이 내린 결정이 실제 실현되거나, 안되더라도 될 때까지 밀어붙이면서 자신이 옳았음을 증명하려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틀린 줄 모르고 있다가, 시장과 고객,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역사의 뒤안길, 사업이 쇠퇴하는 길로 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아마도 스타벅스도 비슷한 길을 걷지 않을까 싶습니다.

 


 

위계와 기강을 동일시하거나,

위계를 지나치게 앞세우면 생기는 일

대한항공, 미스터피자, 남양유업에 이어

스타벅스 코리아(이마트, 신세계)까지.

다수의 기업이 비슷한 유형의 자기 파괴적 행태를 보이는 이유.

 


 

 

리더(오너)에 의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회사가 그 이후에 성장세가 꺾이거나, 이전의 사세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리고, 모두가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리더의 위신을 가장 앞세우면서 사건을 무마하려던 모습이 더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역효과를 불러왔습니다.

최근의 스타벅스를 포함한 위의 사례 모두 CSR, CSV, 윤리 경영 등이 기업 경영의 또 다른 기조로 자리를 잡고, 사회 전반적 시선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 대해 강조하는 와중에 역으로 위의 사건들이 경종을 울리면서 그 중요성은 한층 심화되었습니다. 그런데, 리더들만이 이러한 이야기와 내러티브, 그 중요성이 왜 부가되었는가에 대한 내막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계속 리더를 살리려는 방식으로 문제를 수습 및 해결하려다가 회사가 어려워지는 최악의 상황을 겪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스타벅스의 역사 비방 및 훼손 사건이 실제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는 모릅니다.

다만,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브랜드 이미지 훼손에 대한 책임을 물어 콜옵션을 행사하며 지분 전량을 회수하고,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거나, 한국의 매장을 경영 가능한 다른 기업에게 지분을 되파는 등의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은 여전히 있습니다.

그럼, 이마트 그룹은 큰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실제 스타벅스로부터 다년간 대량의 현금이 이익 배분이라는 이유로 이마트에게 넘어갔고, 그로 인한 자본 유동성 확보를 통해 수십억 원의 부가 수익도 얻고 사업의 안정적 운영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콜옵션이 행사된다면, 이마트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거기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당장 어려워진 것은 맞습니다.

 

 
 

아무쪼록 좋은 방향으로 수습되어 이마트 또는 관련 계열사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까지 큰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직스쿨 김영학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