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글로벌 컨설팅펌 맥킨지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매출과 이익 감소가 계속될 경우 2021년 9월경에는 유럽 중소기업들의 55%가 폐업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유럽 5개국 내 약 2,200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이다. 

유럽의 중소기업들은 대부분은 250명 미만의 작은 규모로, 코로나 셧다운으로 인한 소비 감소, 현금 유동성 위기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소기업은 전체 유럽 노동자의 약 3분의 2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다.  실례로 스페인에서는 지난 2월 이후 폐업한 8만 5,000개의 사업체 가운데 83%가 직원 5명 이하의 사업체였다고 한다. 

 

버거킹은 왜 고객들에게 맥도날드를 홍보할까?

 

경제활동이 줄어들면서 이들 기업의 매출과 수익도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근 패스트푸드 체인 ‘버거킹(Burger King)’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경쟁자인 맥도날드(Macdonald’s)를 이용해 달라고 해서 큰 화제를 끌고 있다.  버거킹의 대표 선수는 ‘와퍼(Whopper)’이고, 맥도날드의 에이스는 ‘빅맥(Big Mac)’이다.  그런데 경쟁사 제품을 구매하라고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호소한 것이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영국 버거킹 관계자들도 “우리가 이러한 글을 올리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수천 명의 직원을 먹여 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지금은 고객들의 많은 지원과 도움이 절실하다.  맥도날드뿐만 아니라, KFC, Subway 등도 적극적으로 이용해 주시기를 바라며, 특히 드라이브 스루나, 배달 서비스를 적극 이용해 달라”라고 호소했다.

 

버거킹이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패스트푸드 업계가 생존의 위험을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코로나 재확산이 심각한 영국에서는 지난 10월 말 4주간의 봉쇄령이 내려졌다.  영국 레스토랑과 음식점은 12월 2일까지 배달과 포장판매만 가능한 상황이다. 

 

이 내용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가면서, 네티즌으로부터 다양한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버거킹에서는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 주문한 고객들에게 와퍼(Whopper)를 하나 더 주는 홍보 활동을 하고 있지만, 영국 버거킹은 소비자들에게 좀 더 넓은 범위인 패스트푸드 업계 전체를 봐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대고객 접근 방식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미국의 ‘패스트푸드’와 유럽의 ‘슬로우푸드’ 

 

 

미국과 유럽의 음식에 대한 문화 코드는 확실히 다르다.   예를 들어 프랑스인은 식사가 끝난 후 ‘맛있다(bon)’라고 인사하는데 비해 미국인은 ‘배부르다(full)’고 말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패스트푸드’라면 유럽은 대표하는 음식은 ‘슬로우푸드’이다.  미국 사람들에게는 음식 맛이나 식당의 분위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이들에게 음식은 기다리거나 격식을 차릴 필요 없이 빠르게 배를 채우는 하나의 연료일 뿐이다.  일을 하면서도 먹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패스트푸드는 확실히 미국인 문화코드에 잘 들어맞는다.  

 

반대로, 슬로우푸드 개념을 만들어낸 프랑스의 음식 문화는 정반대이다. 프랑스인들은 밤새워 만찬을 즐기고 하루 종일 와인을 마신다.  유럽에서는 식사가 끝난 뒤, 접시가 깨끗이 비었거나 와인잔이 비어 있으면 천박하게 여긴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 사람들은 뷔페에서  음식을 덜어와 다른 사람에 간섭받지 않고, 배부르게 먹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나라에서 뷔페가 큰 인기가 있는 것은 배고팠던 우리네 문화도 있겠지만, 수십 년간 미국 문화를 받아들인 지금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현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중 어느 쪽이 코로나 상황이 더 심각한지 논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양측의 대처방식에는 차이가 있는 것은 확실히다.  미국의 경우, 일일 확진자가 9만 명 이상에 이르고 있지만, 셧다운이나 추가 봉쇄 조치는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일 확진자 3~4만 명 수준인 프랑스와 영국은 10월 말부터 전국 봉쇄에 들어간 상태이다.  지난 3~5월에 이어 두 번째다.  패스트푸드 업계의 위기 극복 방법도 다르다.  매장에 오는 고객에게 햄버거를 하나 더 주는 미국과는 달리, 유럽은 요식 업계 전체를 대변해 고객들에게 호소한다.  모두 각자의 방식과 문화로 위기를 극복한다.  어떤 방법이 정답일까?

 

 

 

YM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