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힘은 강력하다. 광고를 광고라고 생각하지 않게 만들고, 수용자가 자발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콘텐츠의 적절한 OSMU는 자체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들의 지속적 매출을 견인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이돌’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IP 사업들은 벤치마킹할 부분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최근 여러 엔터테인먼트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이돌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대표적인 유료 구독 서비스 3가지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아이즈원 프라이빗 메일

과거에도 아이돌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UFO타운’이라는 서비스가 존재했다. 아이돌이 문자를 보내면 팬들이 유료 문자로 답장을 보내는 방식이었고,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서비스가 종료된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한동안 아이돌이 팬들과 소통하는 유료 서비스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던 중, 2019년 1월 ‘아이즈원 프라이빗 메일’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아이돌 유료 구독 서비스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해당 서비스는 일본의 아이돌 그룹 AKB48이 제공하던 서비스를 그대로 가져온 방식이라고 알려져 있다.

메일(뉴스레터) 형식으로 가수의 사진과 글을 받을 수 있으며, 답장은 보낼 수 없다. 10월 기준, 5만 명 이상의 앱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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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개요>  

  • 오리지널 콘텐츠  

사용자는 서비스를 통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사진/영상/음성 등의 독점 콘텐츠를 받을 수 있다.

  • 소통 기능  

쌍방향 소통은 불가능하고, 일방적으로 메일을 받는 것만 가능하다. 사용자는 본인이 불릴 호칭을 직접 설정할 수 있으며, 아이즈원에 일본인 멤버가 포함되어 있는 만큼 번역 기능도 제공한다.

  • 요금  

1인 4500원, 2인 7500원 등 많은 인원을 구독할수록 할인되지만, 5인을 초과하면 6인~12인을 통합해 39000원을 지불하고 구독해야 한다.

 

2) 디어유 버블

올 2월, SM엔터테인먼트는 Lysn이라는 앱을 통한 ‘디어유 버블’ 서비스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최애와 나만의 프라이빗 메시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유료 구독 서비스로, 월 4~5천 원 정도의 금액으로 SM 소속 가수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실제로 가수와 팬이 1:1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은 아니지만, 카카오톡 메신저와 유사하게 설계되어 프라이빗한 경험을 제공한다. 팬들의 니즈를 잘 충족한 덕분인지, SM엔터테인먼트는 이 서비스로 2분기에만 42억의 매출을 올렸고 10월 기준 50만 이상의 앱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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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개요>

  • 오리지널 콘텐츠  

사용자는 서비스를 통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사진/영상/음성 등의 독점 콘텐츠를 받을 수 있다.

  • 소통 기능  

1:1의 소통은 불가능하지만, 가수의 메시지 1번에 사용자는 최대 3번의 답장을 보낼 수 있고 카카오톡 메신저처럼 가수가 메시지를 확인하면 1 숫자가 사라진다. 또한 사용자는 본인이 불릴 호칭을 직접 설정할 수 있다.

  • 요금  

요금은 1인에 4500원, 2인에 8000원으로 많이 구독할수록 할인되는 방식이다. 특정 아이돌 그룹 내 인원별 결제인 만큼, 여러 아이돌 그룹을 구독한다면 상당히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3) 포켓돌스

그리고 성공사례들의 영향인지, 6월에 유사한 서비스 ‘포켓돌스’ 앱이 출시됐다. 앞서 소개한 ‘프라이빗 메일’,  ‘디어유 버블’과는 달리, 여러 소속사 가수들의 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의 큰 축은 ‘디어유 버블’과 흡사하지만, 요금이나 세부적인 내용들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10월 기준, 1만 명 이상이 해당 앱을 다운로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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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개요>

  • 오리지널 콘텐츠  

사용자는 서비스를 통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사진/영상/음성 등의 독점 콘텐츠를 받을 수 있다.

  • 소통 기능  

앞선 서비스들과 비슷하게, 사용자는 본인이 불릴 호칭을 직접 설정할 수 있다. 가장 다른 점은 가수와 ‘1:1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가수에게 메시지를 한 번 보내는 데 약 2000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한 여러 가지 언어로 즉시 변환된다는 점이 글로벌 팬들에게 큰 메리트다.

  • 요금  

요금은 구독 인원마다 3000원씩 지불하는 방식이다. 구독하는 인원수가 증가하더라도 요금이 할인되지는 않으며, 1:1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는 유료 캐시를 구입해 약 2000원의 비용을 결제해야 한다.

 


 

인사이트

유료 서비스의 이용 요금 책정은 사용자의 로열티가 좌우한다.

일반적으로 유료 구독 서비스 금액이 넷플릭스 4회선 이용금액보다 낮게 책정되는 것을 감안하면(1인 기준 약 3700원) 상당히 금액대가 높은 편이다. 특히 이러한 서비스는 타인과 나누어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1인이 지불하는 서비스인 만큼, 여러 가수들을 구독할 경우 그 금액은 꽤나 상당할 것이다. 하지만 사용자 대부분이 특정 가수의 팬덤인 만큼, 이 정도 금액은 쉽게 지불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책정된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자체 콘텐츠 및 기타 IP를 보유한 기업이라면 콘텐츠 수용자/사용자들의 로열티를 잘 파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개인화 서비스도 종류에 따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아이즈원 프라이빗 메일’과 ‘디어유 버블’ 서비스의 경우, 모두에게 동일한 메시지를 제공한다. 따라서 서비스를 구독하는 사용자라면 모두 동일한 메시지를 받으며, 완전한 쌍방향 소통이 불가능하다. 서비스를 구독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프라이빗한 경험을 느낄 수 있지만, 사실상 구독하는 사용자 간에는 전혀 차별화된 프라이빗함을 느낄 수 없다. 그럼에도 두 서비스는 ‘포켓돌스’ 서비스보다 더 활발하게 운영 중에 있다.

물론 ‘포켓돌스’ 서비스는 셋 중 가장 최근에 출시된 만큼, 매출/앱 다운로드 측면에서 수치상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1:1의 ‘완전한’ 프라이빗 메시지는 <사용자 간의 공감대 형성/그로 인한 언급량(바이럴) 증가 및 확산>을 확보하기 어렵고, 이는 곧 사용자 트래픽과 연결된다. 특히 트위터, 팬카페 등 커뮤니티를 통해 팬심을 공유하고 축적해온 아이돌 팬덤에게 ‘공감대 형성’ ‘커뮤니티화’는 지속적/추가적 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개인화된 서비스의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지만, 그 종류에 따라 공감대 형성 측면의 고려 역시 필요하다. 개인 시청 이력에 따라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넷플릭스가 콘텐츠 시청 순위를 공개하기 시작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일 것이라 생각한다. OTT 서비스는 시공간적 제약이 없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기존 레거시 미디어에서 동시간대에 동일한 콘텐츠를 보는 것에서 오는 공감대 형성 측면에서 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넷플릭스의 콘텐츠 시청 순위 공개는 이러한 약점을 상당 보완하는 동시에 넷플릭스 앱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에도 기여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오리지널리티가 가장 중요하다.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한 이유는 넷플릭스와 왓차, 시즌 등 OTT 서비스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과 동일하다. 사실 어느 정도 성공한(?) 대중적인 콘텐츠 IP는 다른 플랫폼과 매체 등을 통해 어디서나 접할 수 있다. 특히 아이돌의 경우, 예능이나 리얼리티 등의 콘텐츠들이 팬덤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만큼 그 양과 종류가 엄청나다. 실제로 유튜브에 임의로 특정 아이돌 그룹명을 검색하면 소속사와 방송국에서 제작한 콘텐츠가 쏟아져 나온다. 그렇기에 해당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결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어떻게 기획하느냐’가 중요해진다.

그리고 아이돌과의 커뮤니케이션, 즉 관계를 구독하는 서비스가 더더욱 오리지널리티가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실 아이돌이 트위터 공식 계정이나 팬카페/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즉, 좋아하는 아이돌과 온라인 상에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 자체는 굳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용자들(팬덤)이 비용을 지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메일과 메신저 형식으로 받는 메시지가 주는 차별화된 경험 때문이다. 직접 찾아보지 않아도 알림이 오고, 직접 설정한 호칭을 부르는 메시지를 받아 보는 것은 기존에 어디에서도 겪어보지 못한 경험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차별화된 콘텐츠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콘텐츠 IP 비즈니스에 있어 앞으로 그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다.

 

 

수요일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