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된 화면 속에 각자의 하루가 동시에 흘러간다.
누군가는 서울의 사무실에서, 누군가는 제주도의 공사 현장에서, 또 다른 누군가는 아이를 안고 있는 순간을 기록한다. 그렇게 올라오는 짧은 영상들은 이제 평균적으로 매초 1,000개에 가까운 속도로 쌓이고 있다.
광고 없이 입소문만으로 성장한 셋로그(Setlog)는 올해 3월 말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킹 부문 1위에 올랐다. 안드로이드 사전 예약에도 수십만 명이 몰렸다. 반짝 유행처럼 보였던 서비스는 이제 친구들끼리의 놀이를 넘어 가족, 연인, 동료의 일상을 공유하는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처음 셋로그를 켰을 때 인상적이었던 건 두 가지였다. 하나는 설명이 거의 필요 없을 만큼 직관적인 UI, 그리고 또 하나는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의 일상이 생각보다 훨씬 다채롭고 낯설게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SNS에서는 자주 보던 사람인데도, 정작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는 모르고 있었던 셈이다.
셋로그에는 과하게 꾸며진 연출도, 끝없이 반응을 의식하게 만드는 장치도 많지 않다. 조회수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잘 보이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더 솔직한 순간들이 올라온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친구뿐 아니라 부모님과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의 하루를 가장 자연스럽고 자주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셋로그를 사용하는 것이다.
광고 없이 입소문만으로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킹 1위까지 올라간 셋로그(Setlog). 단순한 기록 앱을 넘어 새로운 소통 감각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 서비스를, 모비인사이드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PART 1. 셋로그를 만들기까지_ 팀과 대표 이야기
Q. 셋로그를 처음 만들자고 했을 때, 팀 내부 분위기가 어땠나요?
셋로그는 처음부터 의도했던 제품은 아니었습니다. 저희는 원래 ‘관계의 거리감을 좁히는 경험’을 여러 방식으로 고민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셋로그가 나온 케이스에 가까워요.
특히 텍스트 기반 소통이 아니라 사진과 영상 기반 소통이 줄 수 있는 감각에 주목했습니다. 이 방식은 직접 경험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즐거움과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친한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일상을 공유하고, 그걸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개인적이고, 가깝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Q. 대표님은 셋로그 이전에 어떤 일을 하셨나요?
프로덕트 디자인과 개발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존 소통 앱들이 가진 불편함이나 개선할 수 있는 지점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사용하다 보면 ‘왜 이렇게 만들었지?’ 싶은 순간들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들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었습니다.
셋로그는 현재 소통 앱들이 주는 불편함에서 시작된 아이었고요.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계속 해왔습니다.
Q. 셋로그 초기 기획에서 지금까지 바뀐 것들이 있나요?
여러 방향성을 실험해봤지만 실제로 개발을 완료해 세상에 내보낸 제품은 셋로그였습니다.
작년에 유행했던 ‘친구와 함께 만드는 브이로그’ 문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이것이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셋로그를 하나의 완성형 서비스라기보다, 더 다양한 관계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는 시작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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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로그 이름에도 변화의 흔적이 담겨 있다.
처음엔 ‘세 명의 친구들끼리 사용하는 브이로그’라는 뜻의 말장난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최대 12명까지 함께 기록할 수 있도록 확장됐다.
슬로건 ‘같은 하루, 다른 우리’처럼,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각자의 시선을
한 화면에 담는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PART 2. 광고비 0원 바이럴
광고 없이 성장한 셋로그, 얼마나 쓰이고 있을까?📌 셋로그 한눈에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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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처음 X에서 입소문이 처음 터졌을 때 팀 분위기는 어땠나요?
광고비 0원으로 인스타그램과 스레드를 제쳤다’는 표현은 사실 저희가 직접 한 말은 아닙니다.(웃음)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광고 전략이 없던 시기였어요. 그런데 몇몇 유저분들이 X에서 자발적으로 언급해주시기 시작했고, 그게 입소문으로 이어졌습니다.
믿기지 않기도 했고, 즐겁게 사용해주신다는 점이 감사했어요. 다만 실제 팀 분위기는 들뜨기보다는 굉장히 바빴어요. 급증하는 사용량을 감당하기 위해 계속 작업에 몰두해야 했거든요.
Q. 결과적으로는 강한 바이럴이 일어났는데, 팀이 예상했던 지점과 실제 유저 반응이 달랐던 부분도 있었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작년 하반기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긴 했지만 우선순위는 홍보보다 제품 개발에 훨씬 가까웠습니다. 오히려 인상적이었던 건 유저들이 스스로 새로운 사용법을 만들어낸다는 점이었어요! 저희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놀이 문화를 만들고, 그것을 서로 퍼뜨리는 모습이 팀에도 큰 영감을 줬습니다.
Q. 예상 밖의 사용 사례가 있었나요?
원래는 친한 친구들끼리 더 가까워지는 경험을 생각하며 만들었는데, 실제로는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익명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덕분에 관계의 형태에 대해 더 폭넓게 고민하게 됐어요. 멀리 떨어져 사는 친구들끼리 일상을 공유하거나, 장거리 커플들이 서로의 하루를 기록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고요. 같은 취미를 가진 온라인 친구들끼리 함께 사용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유저분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놀이 문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큽니다. 최근에는 물 마시기 챌린지처럼 생활 습관을 기록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었고, 소개팅 과정에서 사용하는 경우도 봤는데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더라고요.
특히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사용자 콘텐츠를 보면 컬러 헌팅이나 춤 따라 하기처럼 저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셋로그를 놀이처럼 활용하는 모습도 많습니다. 사용자들이 스스로 새로운 사용법을 만들고 공유하는 과정을 보며 팀도 많은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Q. 워터마크 없이도 셋로그 느낌이 난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브랜딩에서 의도적으로 지킨 원칙이 있나요?
운 좋게도 별도의 브랜딩 없이도 셋로그로 만들었다는걸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브랜딩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었는데도 브랜드와 정체성에 도움이 되어 운이 좋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브랜딩 관련해서는 ‘재미있고 가벼운’ 느낌을 의도하고 싶어서 낙서 같은 그림들을 추가했는데, 그게 셋로그만의 감성이 된 것 같아요.

PART 3. 셋로그의 제품 철학
Q. ‘좋아요’도 조회수도 없는 건 의도적인 설계인가요?
네, 의도적입니다. 친한 친구들끼리 편하게 쓰이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상대방의 반응이나 관심의 척도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있으면 편하게 사용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공유하는 방식도, 올라온 것을 보는 방식도 빠르고 직관적이어야 한다는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사실 좋아요와 조회수 외에도 셋로그의 많은 부분들이 친밀하고 편안한 환경을 만들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회원가입 시 친구를 강제로 초대하지 않아도 되고, 이메일이나 연락처도 수집하지 않아요. 방 초대 코드도 개인적으로 전달받아야만 알 수 있어서, 참여도 초대도 의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우연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연결되는 감각이 친밀감을 높인다고 생각했거든요.
*실제로 셋로그를 사용해보면, 기존 SNS 특유의 ‘반응을 의식하는 감각’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누가 얼마나 봤는지보다 “오늘 이런 하루를 보내고 있구나”에 더 가까운 경험이다.
Q. 시간 단위 기록은 재밌지만, 동시에 피로감을 만든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팀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시간 단위 기록이 장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은 팀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신생 서비스였기 때문에 초기에는 높은 참여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재는 알림을 끄거나 빈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고, 앞으로도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방향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Q. 팀도 셋로그를 직접 사용하고 있나요?
초기 버전부터 계속 내부 테스트를 해왔기 때문에 팀원들도 셋로그를 굉장히 많이 사용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가장 많이 찍힌 건 아마 모니터 화면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최근에는 주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셋로그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게 아직도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PART 4. 빠른 성장의 이면
Q. 빠르게 늘어난 사용자 규모를 감당하면서, 지금 팀이 가장 크게 부딪히고 있는 과제는 무엇인가요?
현재 팀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과제는, 많은 사용자들이 동시에 영상을 업로드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일입니다.
셋로그는 실시간으로 사진과 영상을 주고받는 서비스다 보니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빠르게 커집니다. 실제로 지금은 평균적으로 매초 약 1,000개의 영상이 업로드되고 있으며, 이러한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이자 가장 어려운 과제이기도 합니다.
Q. 안드로이드 출시 직후 베타 버전이 의도치 않게 릴리즈됐을 때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구글 콘솔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베타 버전이 의도치 않게 릴리즈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사전 예약을 걸어두었던 수십만 명에게 자동 설치가 이뤄졌고요. (팀 입장에서는 굉장히 스트레스가 큰 상황이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정신없이 대응했던 기억이 납니다. 언젠가는 안드로이드 유저분들께 이 부분에 대해 꼭 보답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팀 내부에서 자주 하고 있습니다.
Q. 대부분의 SNS는 초반 바이럴 이후 빠르게 피로감이 생기곤 합니다. 셋로그는 무엇이 달라야 오래 남을 수 있다고 보시나요?
셋로그는 저희에게는 시작점에 가깝습니다.
문화나 일상의 일부가 되려면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형태의 플랫폼이 장기적으로 성공한 케이스가 드물어서, 똑같은 패턴이 생기지 않도록 유저들에게 유행을 넘어 일상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도록 목표 삼아 노력하고 있습니다.

PART 5. 앞으로의 방향
Q. 수익 모델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요?
셋로그는 유저 개인정보 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은 최대한 지양하려고 하고 있고, 우선은 인앱 구매나 구독 형태의 수익화를 시도해보려 합니다. 단순히 사용 시간을 늘리거나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향보다는, 서비스를 좋아하는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선택할 수 있는 방식에 더 가깝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직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사용자 경험과 친밀한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방향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Q. 셋로그 팀은, 앞으로 어떤 방향에 집중하고 있나요?
앞서 말씀드렸듯 셋로그는 시각적 소통 방식을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소개하는 과정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은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 수 있는 경험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록 기능을 추가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서로를 더 자연스럽게 느끼고 연결감을 가질 수 있는 방향에 관심이 많습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새로운 주요 기능도 공개할 예정이며, 지금도 여러 시도들을 계속 실험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셋로그를 아직 써보지 않은 사람에게 한마디 한다면요?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은 사람에게 굉장히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많은 앱들이 오히려 비교하게 만들고, 때로는 고립감을 느끼게 만들기도 합니다.
셋로그는 누구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앱입니다. 꼭 특별한 순간이 아니어도, 사소한 일상을 부담 없이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잘 맞는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거창하게 꾸며진 모습보다, 지금 무엇을 보고 있고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셋로그만의 감각이라고 생각해요.
서비스가 발전해 나가는 과정과 사용 경험이 쌓일수록, 저희가 이 서비스를 만든 이유도 자연스럽게 전달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조금 더 따뜻하고 편안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 말입니다.
Editor’s Note
셋로그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기록 방식을 만들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의 SNS가 점점 ‘보여주기’와 ‘반응 경쟁’ 중심으로 흘러가는 흐름 속에서, 셋로그는 조금 다른 감각을 꺼내 들었다. 더 많이 노출되고 오래 머무르게 만드는 방향보다, 가까운 사람과 부담 없이 연결되는 경험 자체에 집중한 것이다.
별다른 광고 없이도 Z세대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퍼질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셋로그 안에서는 거창하게 꾸민 순간보다 지금 보고 있는 풍경, 먹고 있는 음식, 이동 중인 장면처럼 사소한 하루들이 훨씬 자연스럽게 공유된다.
실제로 셋로그를 사용하다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의외로 ‘가족’이다. 멀리 떨어져 지내는 부모님의 식사, 창밖 풍경, 이동 중인 순간 같은 사소한 장면들이 짧게 올라온다. 특별한 대화를 하지 않아도 “오늘 이런 하루를 보내고 있구나”라는 감각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분할된 화면 안에는 화려한 편집도, 과한 연출도 없다. 그런데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생생하다. 어쩌면 셋로그는 완전히 새로운 앱이라기보다,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원해왔지만 기존 SNS에서는 점점 잃어가고 있었던 감각을 다시 꺼내온 서비스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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