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만 일, 430만 시간, 26억 분

지난 11월 한국인 만 10세 이상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틱톡을 사용한 시간을 환산한 값입니다. 조사를 진행한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틱톡은 작년 대비 15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성장을 뛰어넘다니 사뭇 놀라운 수치죠. 재밌는 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위 카카오톡은 4천 223만명으로 2위인 유튜브와 200만명 가량 차이를 벌렸고, 4위 네이버밴드는 1천 920만 명으로 인스타그램의 1천 424만 명을 앞질렀습니다. 강자의 독식이 계속될 것 같던 소셜 미디어 시장이 최근 급부상한 플랫폼의 활약으로 치열해졌습니다. 더에스엠씨그룹은 기존 Big5 채널(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트위터•블로그)를 운영하며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2021년을 주도할 4대 소셜 미디어로 틱톡•카카오채널•네이버밴드•뉴스레터를 선정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신흥 채널의 현황을 짚고, 브랜드가 이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관한 인사이트를 나눠보겠습니다.

 

틱톡, 트렌드 메이킹 채널

틱톡(TikTok)은 오로지 15초 내외의 짧은 영상을 활용하는 숏폼(short-form) 플랫폼입니다. 언어의 장벽이 덜하기 때문에 글로벌 소통에 용이하고, 이용자 절반이 16세에서 24세라는 면에서 가장 영(young)합니다. 2016년 런칭 이후 줄곧 상승 곡선을 탄 데다 올 상반기에는 무려 6억 200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현상과 챌린지 열풍으로 인한 특수 때문인데요. 놀라운 성장세에 국내 브랜드들도 틱톡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일부는 환호 받았지만 다수는 백기를 들었죠. 이곳의 승부수는 ‘높은 참여율’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건데요. 이건 단순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소재를 짧게 편집한다고 얻어지는 결과가 아닙니다. 더에스엠씨그룹은 자사 IP <이십세들>을 기반으로 한 틱톡 ‘#이십생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수차례의 실험 끝에 틱톡에서의 전략 3가지를 수립했습니다.

• 트렌드 해시태그 : 브랜드의 목적과 성격을 접목한 콘텐츠, 중요합니다. 하지만 일차 목표는 이용자에게 더 많이 노출되고 더 넓게 확산될 만한 콘텐츠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적합한 트렌드 해시태그를 접목해 추천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선점해야 하고요. 문제는 틱톡의 사이클이 기존 채널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인다는 겁니다. 이곳의 트렌드 해시태그는 1~2주를 기준으로 숨 가쁘게 변동합니다. 기민하게 읽고 민첩한 반응하세요.

• 따라 하고 싶은 크리에이티브 : 틱톡은 촬영과 동시에 편집이 가능한 플랫폼입니다. 배경음악이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저작권 부담도 없고요. 누구든 콘텐츠를 생산하고 재가공하는 1인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보고 듣는 것뿐 아니라 이용자의 행위를 이끌 수 있는 콘텐츠란 무엇일까요. 관건은 ‘따라 하고 싶은’ 크리에이티브가 있는지 입니다. 틱톡에서 크리에이티브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 TX/TI 활용 : User eXperience를 뜻하는 UX와 User Interface의 UI는 틱톡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우린 이걸 TX와 TI라고 정의했는데요. 이용자가 브랜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항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틱톡의 디자인, 스티커 등의 요소부터 세로 화면 비율이나 듀엣 기능 등 전반적인 요소를 아우릅니다. 

 

카카오톡 채널, 세일즈로 가는 지름길

국내 최대 이용자를 확보한 카카오톡이 비즈니스 영역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중 카카오톡 채널은 브랜드가 마케팅과 고객과의 소통 도구로 쉽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툴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방식은 이용자의 채팅방에 뜨는 메시지형 광고인데요. 이벤트 홍보, 신제품 알림, 쿠폰 발송 등 소식을 긴밀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는 ▲ 큰 사이즈 이미지를 활용해 주목도가 높은 와이드 이미지형 ▲ 다양한 주제를 항목별로 보여주는 와이드 리스트형 ▲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세세한 설명이 있는 기본 텍스트형으로 구분됩니다. 마케팅 목적에 맞는 최적의 메시지를 택하되 최적의 순간과 대상을 고려해 설계해야겠죠.

 

 

최근에는 카카오 싱크를 접목한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고객이 카카오톡 채널에서 링크를 열면 약관 동의, 본인 인증, 정보 입력 단계가 한 번에 진행돼 빠른 가입이 가능한 기능인데요. 자사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을 회원으로 모을 수 있으며, 수집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고객 관리가 가능합니다. 산발적으로 발송됐던 메시지형 광고를 더 정확한 타깃에게 보내 행위를 끌어낼 수 있다는 이점도 상당하고요. 자사가 운영 중인 LG생활건강 피지오겔 직영몰을 예로 들어볼게요. 하반기 런칭한 피지오겔몰의 1차 목표는 신규모객 확보였습니다. 직영몰 전용 혜택을 소재로 한 카카오톡 비즈보드로 공식몰로의 유입을 끌어냈습니다. 호기심에 클릭한 이용자도 싱크 기능을 통해 가입하고, 카카오톡 채널을 추가하도록 랜딩페이지를 구축했고요. 구매 회원에게는 리뷰 이벤트 등의 쿠폰을 발송해 리텐션을 유도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해당 회원이 쿠폰 등록을 위해 직영몰을 재방문했다고 가정해보세요. 싱크 기능으로 자동 로그인이 등록됐으니, 구매 효율이 자연스레 증가하겠죠. 

 

 

카카오톡은 가능성이 무한한 채널입니다. 이용자의 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해있고 이탈 가능성도 현전히 낮거든요. 방문하는 곳곳마다 QR코드 사용하는 덕에 신규 서비스로의 유입도 꾸준히 늘고 있고요. 비대면이 필수가 된 지금, 소비자의 관점에서 생각해 봅시다. 경조사나 정기 모임을 챙기기 어려울 때 어떻게 성의를 표하겠어요. 카카오 선물하기에서 상대가 필요한 상품을 보내겠죠. 보다가 좋은 제품을 발견하면 쇼핑하기에서 구매할 수도 있고요. 실제로 올해 카카오톡 선물하기 매출은 4,68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곳에 입점한 브랜드는 그렇지 않은 경쟁사보다 더 월등한 판매 경로를 확보한 셈이죠. 마케팅 방식에 대해서도 제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 매출과 직결되지는 않더라도 이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브랜딩할 만한 방식을요. 카카오 이모티콘, 카카오 TV, 카카오 프렌즈 타임 등의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하는 브랜드가 되세요. 소비자와 긴밀히 소통할 줄 아는 브랜드가 대세감을 얻습니다. 

 

네이버 밴드, 4050 전환용 공간

여러분의 브랜드는 어떤 소비층을 주로 삼고 있나요? 매일 새로운 게 쏟아지는 뉴미디어에서는 대부분 MZ세대를 겨냥하고 있지만, 사실 4050는 모든 업계의 큰 손이나 다름없습니다. 일례로 1인 가구형 소형가구 및 소형가전, 간편식 등에서 4050 구매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전 세대와 달리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OPAL(Old People with Active Lives) 신중년층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제 중년층도 편하고 빠르며 트렌디한 걸 쫓는다는 거죠. 물론, 2030 자녀를 둬 젊은층에 수요가 있는 제품 구매에 관여하기도 하고요. 이 OPAL세대는 어디서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얻고 나눌까요? 바로 공통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모임 공간 네이버 밴드(BAND)입니다. 앞서 밴드의 이용자 수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중 40대 이상의 이용자가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어떤 소셜 미디어와 비교해도 월등한 점유율이죠.

트위터에는 그만의 문법이, 틱톡에는 TX/TI가 있듯이 밴드에도 고유의 방식이 있습니다. 작동 원리는 같습니다. 브랜드가 페이지를 개설하고 콘텐츠를 올리면 이용자가 구독하고 댓글로 소통하죠. 그런데 이곳의 이용자는 별명이나 이니셜로 닉네임을 설정하지 않습니다. 지역, 연령, 나이 등 신상 정보를 명시합니다. MZ세대에게 온라인이 다른 차원의 세계라면, 밴드 이용자에게 이곳은 오프라인의 확장에 가깝습니다. 콘텐츠 성격도 사뭇 다릅니다. 여타 소셜 미디어를 점령한 연애, 연예, 패션의 자리를 여행, 사진, 등산, 그림, 책, 농산물 등이 대체하고 있습니다. 주제가 주제인 만큼 브랜드 제품 및 서비스를 밈(meme)이나 웹드라마로 가공하는 스낵 컬처가통하기 어렵습니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큼 직관적이고 구매로의 여정이 분명한 마케팅이 좋습니다.

 

 

일례로 한국철도공사는 ‘대한민국 기차여행’ 밴드를 운영 중인데요. 각 지역 담당자들이 여행 상품과 기차 운영 시간표처럼 아주 자세하고 세세한 정보를 공유합니다. 출판사들은 좋은 글귀를 정기 연재하며 하단에 책 구매 링크를 노출하고요. 링크를 클릭하면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전환용 콘텐츠가 제힘을 발휘할 만한 공간이죠. ‘직거래 장터’가 활성화됐기 때문에 소상공인에게는 하나의 유통 채널이 될 수 있습니다. 구독자만 제대로 확보한다면, 오픈 마켓이나 대형 유통가에 입점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인 선택이니까요. 아직은 미미하지만 2030의 유입도 늘고 있습니다. ‘아침 7시 기상 인증’, ‘매일 N보 걷기 인증’을 하는 인증 밴드 덕분입니다. 최근에는 이용자가 밴드 내에서 구체적인 목표 달성 기간과 참여 멤버 수를 선택해 미션을 만드는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브랜드가 주도하는 인증과 미션에는 리워드가 제공되니 파급력이 더 크겠죠.

 

뉴스레터, 구독의 미학

뉴스레터는 subscribable, ‘구독하고 싶은’ 콘텐츠를 ‘구독 가능한’ 플랫폼에서 내보내는 방식이자 블로그와 뉴스룸의 한계를 극복한 대안입니다. 과거 이용자에게 뉴스레터는 제목에 ‘(광고)’를 달고 오는 스팸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아마 대부분은 내용을 읽지도 않은 채 수신거부 버튼을 눌렀을지도 모릅니다. 자극적인 이미지와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오늘날 뉴스레터의 위상은 달라졌습니다. 구독 버튼 한 번이면 양질의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보내고, 고객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며 긴밀히 소통합니다.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타깃에게 콕 집어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대일 마케팅이라 불러도 손색없겠죠. 신뢰도가 쌓일수록 로열 오디언스는 늘어날 거고, 세일즈를 접목해 고객을 증대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통 방식뿐 아니라 콘텐츠 생산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뉴스(News)레터를 구성하는 건 new things, 새로운 콘텐츠여야 합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모아놓아 보내는 건 미러링에 지나지 않겠죠. 공식 홈페이지나 보도자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소식을 다시 내보내는 것도 큰 의미는 없을 겁니다. 브랜드의 로열 오디언스일수록 이미 접한 내용을 한발 늦게 받아보는 셈이니 계속해서 구독해야 할 이유가 없어질 거고요. 올드미디어에서 뉴미디어로 가는 전환점에서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에 실패한 브랜드의 공통점은 기존의 것을 고스란히 옮겨왔다는 데 있습니다. 뉴스레터에는 그 자체로 충분한 완성형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그럼 우리 브랜드는 어떤 뉴스레터를 해야 할까요? 정답은 분명합니다. 가장 잘하는 걸 해야죠. 적정 타깃층에게 적합 뉴스를 큐레이션하고, 자체적인 조사와 연구로 도출한 ‘Original content’를 강화해야 해요. IT, 식품, 유통, 패션 등 여러분이 몸담고 있는 업계에서 유용하고 유의미하게 쓰일 콘텐츠를 말이죠. 예컨대 더에스엠씨그룹은 뉴미디어 종합 콘텐츠 기업이라는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내외 배포용 외에 마케터 전용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김용태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