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필자가 '내돈내산'하고 작성하는 책 리뷰입니다.

 

트렌드코리아 2021 리뷰 – ‘자본주의 키즈

 
 

자본주의 키즈

2021년의 트렌드 키워드 10개 중에서 필자가 가장 주목한 키워드는 ‘자본주의 키즈’다. ‘자본주의 키즈’는 비단 젊은 세대만을 칭하는 말이 아니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플렉스와 투자를 동시에 하며 자본주의의 생리를 잘 이해하고 있는 소비자 모두가 포함된다. 자본주의 키즈가 기존 소비자와 가장 다른 모습을 보이는 분야는 크게 3가지다. 광고, 소비, 재무관리가 그것이다. 하지만 본 글에서는 ‘광고’를 대하는 소비자들의 달라진 양상에 대한 생각을 간략히 작성해 볼 예정이다.

 

자본주의 키즈가 바라보는 광고

책에서는 <유튜버들의 뒷광고에는 분노하지만, 대놓고 하는 솔직한 PPL에는 환호하는> 자본주의 키즈들에 대해 다룬다. 자본주의 키즈는 절묘한 PPL을 한 프로그램을 보며, 제작자의 센스에 감탄한다. 또한 본인이 구독하던 (적은 구독자수를 보유한) 유튜버가 광고 영상을 찍으면, ‘유튜브 채널이 광고 찍을 정도로 컸다’며 기뻐한다. 관심있는 브랜드가 있다면,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채널 추가나 뉴스레터 구독도 서슴치 않는다. 광고를 정보성 콘텐츠 또는, 양질의 콘텐츠를 보기 위해 지불하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브랜디드 콘텐츠 판에 나타난 ‘괴물신인’, 네고왕

‘괴물신인’이라는 표현이 올드하다는 것은 알지만, 이 표현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정말 괴물처럼 그 파괴력이 엄청났기 때문. 네고왕은 ‘달라스튜디오’에서 2020년 하반기에 런칭, 성공적으로 시즌 1을 종료한 유튜브 콘텐츠다. 광희가 직접 기업들과 네고를 해서 파격적인 할인을 따내는 방식이 주요 내용이며, 당연히도 해당 기업들과 상당 부분 협의된 이후 촬영되었을 것이다. 이 콘텐츠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그 시작에는 BBQ와 광희의 환상적인(?) 콜라보가 있었다. BBQ 측에서 첫번째 영상 조회수가 500만을 넘으면 광희를 BBQ 모델로 선정하겠다는 폭탄 발표(!)를 한 것이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사람들은 브랜디드 콘텐츠를 스밍(스트리밍의 줄임말로, 주로 아이돌 팬덤이 아이돌그룹의 음원 차트 순위를 높이기 위해 반복적으로 음원을 스트리밍 하는 것을 의미)하기 시작했다.
 

 
이 스밍을 단순히 ‘광희 팬이 많나 보네..’ 라고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물론 광희의 발랄한 이미지가 BBQ와 잘 어울렸고, 광희가 네고왕을 통해 특가 프로모션을 ‘네고’해 준 것에 대한 보답(?)의 차원이자 팬심도 분명히 작용했을 것이다. 다만 하나만 더 덧붙이자면, ‘재미와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브랜디드 콘텐츠에 대해 자본주의 키즈는 광고가 아닌 정보성 콘텐츠/재미있는 콘텐츠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서예지/주지훈의 ‘네이버 시리즈’ 광고

이는 브랜디드 콘텐츠가 아닌, 대놓고 광고여도 마찬가지다. 종합광고대행사 HS Ad가 2020년 ‘올해의 광고회사’로 선정되는 것에 큰 기여를 한 ‘네이버 시리즈’ 광고가 대표적이다. 서예지와 주지훈이 등장하는 1분 10초 가량의 ‘네이버 시리즈’ 광고는 유튜브에서만 282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해당 영상을 4개로 나눈 영상 4개 조회수까지 합하면 총 조회수는 792만에 달한다. 광고가 대박이 난 탓에, 광고 비하인드 영상까지 공개했다. 심지어 광고 영상에 달린 댓글을 모아 편집하는 콘텐츠도 제작해 공개했는데, 조회수 역시 100만이 넘는다.

 

 
이 광고의 인기 역시, 소비자들이 ‘광고’보다는 ‘콘텐츠’로 받아들인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도 봐서 앞에 소리 나면 바로 반응한다’, ‘유튜브 프리미엄 쓰는데 광고를 찾아보게 만든다’ 등의 댓글들을 통해 소비자들이 네이버 시리즈 광고를 ‘스밍’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튜브의 인기 급상승 동영상까지 오르기도 하고, 서예지와 주지훈을 주연으로 한 드라마 제작을 요구하는 댓글이 넘쳐난다.

 

짧은 생각

앞으로 광고를 어떻게 기획/제작하는지가 점점 중요해질 것 같다. 콘텐츠로 느껴질 수 있도록 만드는 스토리텔링과 구성이 수반된 광고는 자본주의 키즈의 취향을 저격하고, 결국 그 광고를 반복해서 스밍하게 만들고, 브랜드 인지도/충성도 등에도 기여하지 않을까? 소비자들의 광고 회피가 증가하고, 유튜브 프리미엄같은 광고 차단 멤버십 가입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브랜디드 콘텐츠의 기획과 제작은 필수적이다.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광고를 찾아보는 이유, 그리고 그러한 광고를 만드는 기획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던 키워드였던 것 같다.

 

수요일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