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브랜드 매니저의 일

 

CONTENTS

1. WHO?

2. 이미 출시된 브랜드를 맡은 BM이라면,

브랜드 객관화와 진화  

3. 신규 브랜드를 출시해야 하는 BM이라면,

(1) 내/외부 분석
(2) 차별화된 콘셉트 도출(및 브랜드 하우스 정립)
(3) 4P(상품, 가격, 채널, 프로모션) 전략

 


 

1. WHO?

– BM이 하는 업무 중 화장품 브랜드 전략이 궁금한 취업 준비생과 화장품 업계 종사자

– 출시한 브랜드를 운영하는 데 고민이 있는 분들

– 신규 화장품 브랜드 출시를 위해 고민 중인 분들  

 

SUMMARY

– 시장에 나온 브랜드를 운영할 때는 객관화를 통해 진화시켜야 합니다.

– 신규 브랜드를 기획할 때는 모래시계 로직인 거시적인 분석으로 인사이트를 얻고, 뾰족하고 차별화된 브랜드를 설계합니다. 이를 다시 상품과 서비스, 가격, 채널, 프로모션 전략으로 확대 및 적용합니다.

 


 

 

2. 시장에 이미 나온 화장품 브랜드  

브랜드 객관화와 진화

 

회사에 입사할 때부터 출시된 브랜드를 운영해야 하는 상황으로 들어가거나, 내부 조직 변경이 되면서 자신이 맡던 브랜드가 아닌 다른 브랜드를 맡게 될 때가 있습니다. 신입이든 경력직원이든 이미 시장에 출시된 브랜드를 맡은 브랜드 매니저라면 제일 먼저 객관화된 시선으로 브랜드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브랜드 운영을 오래 해온 BM은 객관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애정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가 처음 기획될 때 세웠던 정량/정성적인 목표와 차별화된 가치가 시장에서 잘 운영되고 있는지를 비교해봅니다. 현실과 목표 사이에 간극이 있다면 왜인지를 분석해봅니다.

1단계, ‘유의미한 데이터 수집 합니다. 브랜드 하우스가 정립된 가이드북, 채널별 매출 지표, 품목별 매출 지표, 고객 리뷰, CS 대응 자료, 브랜드를 운영했던 담당자와의 인터뷰, 유관 부서와의 미팅 등 브랜드와 관련된 자료들입니다. 브랜드에 대해 배운다는 자세로 데이터를 수집하는데요, 양질의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2단계, ‘현실과 목표 사이의 간극’을 확인하기 위해서 *질문을 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잘되는 부분보다는 잘 안 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간극이 생기는 거겠죠. 안 되는 부분은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보강할지 가설을 세웁니다. 예를 들어, 브랜드는 ‘매스티지 자연주의 브랜드’ 이미지를 추구하는데 소비자들은 ‘가성비 브랜드’로 인식한다는 문제 인식을 합니다. 왜 간극이 생겼을지에 대한 답을 하면 ‘자주 할인해서’가 나왔습니다. ‘왜 우리 브랜드는 자주 할인을 할까?’라는 질문을 하면, ‘매출을 빨리 내고 싶어서’라는 답이 나옵니다. ‘왜 매출을 빨리 내고 싶어 했지?’라는 질문을 하면 ‘브랜드의 성과를 보여주고 투자를 더 받으려고’라는 답이 나옵니다. 내부적인 퍼포먼스를 위해서 할인을 자주 하려다 보니 정작 브랜드가 추구하는 매스티지 자연주의 브랜드라는 이미지 대신 가성비 브랜드가 됩니다. 

*Tip : 질문을 잘하기 위한 방법으로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Jeffrey Preston Bezos)가 근본 원인을 찾기 위해 사용한 5 Why를 자주 활용합니다. 이 방법은 말 그대로 ‘왜(Why)’를 다섯 번 물어봅니다.

 

3단계, 모두가 동의하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고 해결책에 대해 고민하고 공유합니다. 하나의 문제에 대해서 다양한 해결책이 나올 수 있습니다. 다양한 해결책도 장단점을 간략하게 정리해보고 또 해결책에서 도움이 가장 많이 되는 것부터 우선순위를 매깁니다. 의사결정자와 브랜드팀에 이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고 논의한 내용과 결과를 관련된 부서들과 공유해서 하나씩 해결해나갑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브랜드가 추구하던 모습에 가까이 다가가 있을 겁니다. 

 


 

3. 신규 브랜드 출시

신규 브랜드 출시는 여러 가지 동기로 시작됩니다. 회사의 의사 결정자가 내부 분석을 했을 때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 시장이 빠르게 변하는 데 발맞추기 위해서 등의 동기로 신규 화장품 브랜드는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저는 신규 브랜드 5개를 출시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브랜드에 대한 경험은 11개 정도 되는데, 준비하다가 출시가 안 된 브랜드도 있고 지금 준비하고 있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깊이 있는 고민으로 브랜드를 세상에 내놓아야 단단하게 잘 자랄 수 있다는 겁니다.(최근에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지만, 린하게 시작하면 린하게 잊힌다고 생각합니다.)

깊이 있는 고민은 모래시계 모양의 로직으로 준비합니다. 거시적인 환경 분석을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차별화된 브랜드를 기획하고 핵심 전략을 도출해 폭넓게 실행합니다. 예전에 출시했던 브랜드 사례로 설명해 보겠습니다.(브랜드명과 대외비적인 내용은 생략합니다.)

 

@unsplash

 

(1) 내/외부 분석

신규 브랜드의 방향을 설계하기 위한 첫 번째 단추는 고객의 관점에서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이슈들을 찾아보는 겁니다. 소비자 행동과 패턴 소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후, 기술, 산업, 인구 통계, 사회·문화 등 다각도로 흐름을 파악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합니다.

(기후) 최근 미세먼지나 코로나 19 등 환경 위험 요소가 심화하면서 사람들은 바깥 활동을 줄이고 언택트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의미가 중요해졌습니다. 집에 더 오래 머무르는 문화와 산업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기술과 산업) 기술의 진화와 함께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많은 기업이 기존의 단일 가치, 단일 고객,  단일 수요 모델이라는 한계를 넘어 컨버전스의 새로운 비즈니스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맞춤형의 서비스가 하이-테크놀로지로 변하고 있고,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컨버전스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구통계) 예전처럼 타깃을 나이, 소득, 성별로 구분하지 않습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싱글톤(Singleton)을 타깃으로 한 제품과 서비스들이 시장에서 성공하고 있습니다. 

*싱글톤(Singleton) : 결혼과 상관없이 혼자 사는 라이프스타일을 총체적으로 포괄하는 개념

 

1인 가구 중 경제력이 높고 트렌디한 1인 싱글 여성을 좀 더 분석해봅니다. 그녀들은 브랜드보다 가치 소비 성향과 고유의 취향을 존중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타깃이 원하는 디테일까지 챙기는 제품과 서비스, 타깃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진 브랜드 출시에 대한 단초를 얻습니다. 

거시전망과 다각도로 본 마켓 이슈를 통해 인사이트 키워드들을 도출하고, 우리는 어떤 브랜드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1인 싱글 여성 중에서도 어떤 여성(페르소나)을 타깃으로 내부적으로 우리가 가진 강점을 이용해 브랜드를 만들 것인지 방향성을 도출합니다.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면, 정물화를 그릴지 풍경화를 그릴지, 인물화를 그릴지를 선택합니다.

 

(2) 차별화된 콘셉트 도출 및 브랜드 하우스 정립  

Pinpoint Target

분석을 통해 방향성이 나왔다면, 여기서부터는 뾰족하게 브랜드 콘셉트를 도출합니다. 성공적으로 론칭하려면 브랜드를 정말로 좋아할 핵심 고객을 고민해야 합니다. 전문 용어로는 핀 타깃(Pinpoint Target)이라고 합니다. 브랜드마다 코어 타깃과 커버리지 타깃으로 나눠서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핀 타깃을 이상적인 타깃 페르소나로 잡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야 더욱더 생생하고 세부적인 니즈(Needs)와 원츠(Wants)를 파악해 브랜드에 담을 수 있습니다.

 

Concept

2030 싱글 여성이라는 보편성에서 필요로 하는 가치에 핀 타깃이 원하는 가치를 더합니다. 보편적인 소비 패턴으로는 ‘개인화’와 ‘스타일 소비’라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제가 원한 2936세 여성은 회사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고 있고, 일을 사랑하며 또 자신을 위한 치유의 시간을 갖기를 원합니다. 즉,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가치를 브랜드의 핵심가치로 잡는 거죠. 사람들은 자신과 닮은 브랜드를 찾고 사용하기를 원하고, 반복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간편한 솔루션을 찾기를 원합니다. 제품의 효능과 경험의 가치를 동시에 누리기를 원하는 사람이 원하는 브랜드의 콘셉트를 도출합니다. 

‘삶과 일의 균형, 피부의 균형, 그리고 자기다운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브랜드’ 

브랜드의 콘셉트를 그대로 담으면서 브랜드 페르소나의 안목과 감성도 담을 수 있고, 직관적인 브랜드 네이밍을 개발합니다. 표현이 참신하면서도 발음하기에도, 기억하기에도 쉬워야 합니다. 많은 네이밍을 개발하고(처음에는 50~60개 정도 나옵니다.) 거기서 맞는 네이밍들을 추리고 디벨롭하면서 선정합니다. 선정한 브랜드 네이밍은 상표권을 등록해서 법적으로 보호합니다.

 

@_thedl

 

BRAND HOUSE(BRAND PLATFORM)

브랜드 네이밍은 브랜드 매니저의 의지가 가장 많이 반영됩니다. 엄마의 마음으로 내 아이의 이름을 지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브랜드 네이밍이 나오면 *브랜드 하우스(Brand House) 또는 브랜드 플랫폼(Brand Platform)을 한 장으로 정리해서 내부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합니다. 브랜드의 비전과 핵심 키워드, 코어 타깃에 대한 정의, 고객 가치 제안, 감성적, 이성적인 베네핏, POP(Point of Parity), POD(Point of Different), RTB(Reason to Believe) 등이 담깁니다. 

*브랜드 하우스(Brand House) 또는 브랜드 플랫폼(Brand Platform) : 장기적으로 공유할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문서화한 것으로, 고객에게 브랜드로서의 약속과 의무에 대한 선언입니다.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함으로써 브랜드 정체성을 일관되게 전달하고, 브랜드 경영을 실천합니다. 

 

 

(3) 4P(상품, 가격, 채널, 프로모션) 전략

 

@bamin

 

Product

브랜드 하우스가 정립되면 자연스럽게 4P 전략이 세워집니다. 제품 전략은 핀 타깃들의 라이프스타일로 생긴 피부 고민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가치를 제안합니다. 핀 타깃들의 피부 고민을 분석한 결과, 내외부 스트레스로 인해 피부 내 유수분 불균형으로 건조, 탄력 저하 등이었습니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피부 세포와 유사한  ‘물’과 ‘오일’의 최적 비율을 찾아 독자 성분을 개발했습니다. 다양한 피부와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기능과 단계, 텍스처 배리에이션으로 40개 이상의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정말 원 없이 제품 개발을 했었습니다. 

상품 포트폴리오 맵은 상품마다 역할을 부여해서 운영하는 것을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한 표입니다. 매출 원동력을 이끌어야 하는 상품, 브랜드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상품,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제품을 처음 접할 수 있도록 엔트리 역할을 하는 상품 등으로 정리해둡니다. 

 

PRICE

브랜드 전반적인 가격 전략은 브랜드의 방향성과 맥을 같이 합니다. 가성비, 가심비, 프리미엄 가격 전략 등 다양하게 있습니다. 당시 만들었던 브랜드는 가심비 전략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을 높여 체감 가치를 향상하는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이업종에서 벤치마크로 본 사례는 ‘블루 보틀 커피’ 브랜드입니다. 기존 제품(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보다 체감상 월등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즉, 소비자들은 브랜드 가치를 체험함으로써 평균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데 거부감이 낮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품 외에도 직관적인 제품 가이드와 전문가의 콘텐츠를 함께 제공하고, 고객 참여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세웠습니다.

 

PLACE

판매 채널로 브랜드 공식 사이트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잡았습니다. 특히 사이트는 모바일 온리 전략으로 구매 편의성을 높여 모바일에서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해 자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사이트를 기획하고 구축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이때 배웠습니다. 공식 홈페이지 중심으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과 세일즈를 운영하면서 브랜드 코어 타깃들이 자주 이용하는 플랫폼 입점을 진행합니다. 외부 판매 채널인 면세점과 편집샵, H&B 등 순차적으로 입점시켰습니다. 

 

PROMOTION

‘소비자의 경험 설계’를 위해 정품과 미니어처 2가지의 규격으로 상품을 개발했습니다. 요즘은 브랜드와 제품이 워낙 많다 보니 소비자들은 많은 용량의 화장품보다는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도록 미니어처 용량을 더 선호합니다. 정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는 그 정품과 사용했을 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제품의 미니어처를 증정하거나, 소장하고 싶은 미니어처 키트를 만들어 판매를 촉진하는 전략을 세워 운영했습니다. 

 


 

브랜드 전략은 밑그림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운영하면서 전략은 계속 수정되고 발전합니다. 신규 브랜드를 기획하거나, 브랜드를 운영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Janeviewty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