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시간, 무엇이 더 귀한가

 

 

 

 

스타트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해결 그리고 문제해결력이다. 스타트업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단이기 때문에, 문제 상황을 마주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문제해결의 관점과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오늘은 시간과 돈의 관점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려 한다. 문제해결의 방법을 시간과 돈의 관계로 보면 크게 세 가지가 있다. 고민하지 않고 돈을 쓰는 법, 시간과 품은 들지만 돈을 적게 쓰는 법, 그리고 문제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꿔버리는 방법.

모든 스타트업은 처한 상황과 철학이 모두 다를 테지만, 대략 두 가지의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시간보다 돈이 비싸거나, 돈보다 시간이 비싸거나. 문제해결의 0순위는 자신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거나, 근무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어떤 형태의 스타트업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큰 투자를 받아서 성장의 모멘텀을 끌고 가야 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시간이 더 귀할 가능성이 높고, 규모는 작더라도 ROI를 1.0+로 유지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돈이 더 귀할 가능성이 높다. 뭣이 중한지 파악했다면, 이제 행동할 차례다. 아래 소개할 세 가지의 문제해결 접근법을 선택할 때, 이 말을 먼저 떠올렸으면 좋겠다.

 

“덜 귀한 것을 내어주고, 더 귀한 것을 얻는다.”

 

 


 

 

 

 

1. 고민하지 않고 쓰는 방법

 

시간 매우 절약, 지출액 큼, 경험치 쌓이지 않음

 

컴퓨터가 망가졌을 때, 고민하지 않고 전자제품 대리점에 전화해서 퀵으로 새 물건을 배송받는 것과 같다. 돈을 써서 시간을 사는 방법이다. 신속한 해결이 최우선 목표일 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문제해결 자체만 놓고 보자면 가장 효율적이기도 하다. 돈을 아끼기 위한 리서치에 시간과 집중력을 분산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역설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고민하지 않고 돈을 쓰는 건 린 스타트업 경영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해결법이다. 돈을 쓰는 것보다 시간을 쓰는 것이 버닝 레이트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덟 시간과 50만 원을 써서 해결할 문제를, 1시간과 140만 원을 써서 해결할 수 있다면? 90만 원으로 구매한 7시간에 100만 원을 벌어들일 생각을 하면 된다. 공격, 공격, 공격. 전투로 치자면 공세의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는 것이다.

다만, 문제해결에 대한 경험치가 쌓이지 않는다는 부분을 고려해볼 필요도 분명히 있다. 상황에 따라 약간의 시간만 투자하면 돈을 훨씬 적게 쓸 수 있는 경우에도 돈을 써서 해결하는 법만 알고 있으니 비효율이 쌓이기 쉽다. 

 

 

 

 

2. 돈을 적게 쓰는 방법

 

시간 소모, 지출액 비교적 적음, 문제해결 경험치 상승

 

컴퓨터가 망가졌을 때 문제가 되는 부품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신품 혹은 중고 부품으로 교체하는 방법이다. 필요한 부분만 수리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들어가는 돈 자체는 적지만, 리서치와 해결 과정에 인력과 시간이 들어간다. 시간을 주고, 돈을 버는 셈. 발생한 문제가 미션 크리티컬한 것이 아니라면 이쪽을 추천한다. 어쨌든 돈을 아끼는 건, 굉장히 중요하니까.

이러한 방식의 문제해결에 익숙해질 때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은 노하우의 습득이다. 리서치에 시간을 쓰기는 하지만, 그것은 소모가 아니라 투자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제해결력 자체를 키우는 데는 이만한 방법이 없기도 하고, 또 문제 해결을 위해 리서치한 정보들을 잘 모아둔다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그 자료들이 굉장히 귀중하게 쓰이는 경우가 분명히 생긴다. 지금의 시간을 투입해 문제 해결과 향후 문제 해결을 수월하게 하는 문제해결력 상승을 모두 노릴 수 있는 방법이다. 

 

 

 

 

3. 문제의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방법

 

돈과 시간, 모두 안 쓰고 해결할 수 있다면?

 

약속 시간에 늦었을 때 빨리 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약속 시간 자체를 뒤로 미루는 것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비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상황을 바꾸면 돈과 시간 모두를 적게 쓰거나, 안 쓸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문제 상황에 놓이게 되면 시야가 좁아져서 무조건 한 방법으로만 해결하려고 노력하기 쉽다. 그러나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변수가 사실은 바꿀 수 있는 변수인 경우도 의외로 많은데, 이 경우엔 훨씬 수월하게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 쉽지 않은 방법이고 매번 적용할 수 있는 방법도 아니지만, 통할 때의 효과는 상당하다. 문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태도와 문제 상황을 더 큰 그림에서 분석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그 노력이 분명 빛을 보는 날이 올 것이다.

다음 아티클에서는 문제해결을 시간(돈)과 문제해결 퀄리티의 관점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 

 

 

김재일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