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나 11번가보다 배민과 카카오를 주목해야 합니다

 
 
 
 
드디어 이베이와 이마트가 한 몸이 되었습니다 (출처 : 신세계 뉴스룸)

 

 

2등이 아니라 3등이 SSG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SSG-이베이 연합은 2020년 거래액 기준으로 이커머스 업계 2위의 자리에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영광은 오래가지 못할 전망입니다. 이건 작년 점유율을 단순 계산으로 더한 순위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올해의 판도는 또 다른데요. 아직 4분기가 남긴 했지만, 어마 무시한 쿠팡의 성장세를 볼 때 2021년 기준으로는 아무리 이베이를 품은 SSG라도 3위에 머물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위드 코로나의 시작과 함께 둔화된 현 상황에서, SSG가 네이버와 쿠팡을 따라잡고 시장의 경쟁 구도를 뒤집을 거라 보긴 어렵습니다. 따라서 오히려 모두의 관심은 SSG가 현재의 3강 구도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습니다.

 혹시 빅3 법칙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어떤 업종이든 메이저 3개 업체가 70~80%의 점유율로 시장을 지배하고, 나머지는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이론인데요. 근래에는 낡은 이론으로 취급 받아왔지만, 최근 가장 선진적이라는 미국이나 중국의 이커머스 시장은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등장하며 묘하게 빅3 법칙에 맞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은 아마존의 독주에서 쇼피파이와 월마트가 견제자로 나선 상황이고요. 중국의 경우 알리바바와 징둥이라는 양강 구도에 핀둬둬라는 신흥 강자가 끼어들면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와 같은 흐름이 국내에서도 이어진다면, 적어도 3 자리는 지켜야 훗날을 기약할 있기 때문에, 3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3등은 그냥 네가 하세요  

 

 물론 이러한 3등 자리를 노리는 건 SSG뿐 만이 아닙니다. 한때 단일 플랫폼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11번가도 있고요. 전통의 유통 강자 롯데도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경쟁은 뭔가 폼이 나지 않습니다. 자꾸 헛발질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SSG 이베이 인수를 통한 시너지를 전혀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통합하기도 전에 TV광고를 굳이 하면서 수익성만 악화되었고요. 올해 하반기 SSG 유료 멤버십을 내놓는다고 했지만,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클럽과의 통합을 어떻게 할지 정해진 바가 없어, 빨라야 내년에나 선보일 전망입니다. 또한 인수 전 네이버와의 맺은 제휴도 걸림돌인데요. 올해 10월에 네이버 장보기에 SSG가 입점하게 된 것인데요. 이렇게 되면 자체 플랫폼을 키워야 할 역량이 분산되게 됩니다.

 그렇다고 11번가가 잘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회심의 한 수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선보였지만요. 기대했던 3분기 실적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습니다. 매출은 줄은 데다가 적자는 늘어난 것인데요거래액은 소폭 늘었다고 하지만, 과연 아마존 효과가 나타날지 우려의 시선만 커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롯데는 한샘을 인수하는 등 자구책을 준비 중이지만요. 의욕적으로 영입했던 IT전문가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가, 오프라인 실적마저 좋지 못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3등 경쟁에서 완전히 탈락했다고 봐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무서운 그들이 등장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아직은 4위 그룹과 격차를 꽤 벌린 SSG가 무난하게 3등 자리를 사수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 보기에는 슈퍼앱이라 불리는 무서운 경쟁자들이 대거 새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슈퍼앱은 하나의 앱이 단일 목적이 아니라 여러 서비스들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고요. 특히 타 분야에서 커머스로 진출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중 대표적인 곳이 배달의민족입니다. 최근 한 행사에서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준 대표는 배민이 배달앱을 넘어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해나갈 거라고 선언하였는데요. 배달 주문도 커머스 거래로 본다면, 이미 배민은 거래액 기준으로 3위의 이커머스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B마트 같은 퀵커머스 사업이 현재의 성장세가 이어간다면, 정말 무서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비슷한 이유로 카카오도 유력한 3등 후보이기도 합니다. 그간 카카오는 커머스 사업에 있어서, 거래액 확장에 치중하기보다는, 선물하기 사업을 중심으로 한 내실 있는 성장을 추구해왔는데요. 이번에 카카오톡 채널 기반의 오픈 플랫폼 사업을 론칭하면서, 규모 경쟁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특히 새로운 플랫폼 모델의 수수료가 제로인 데다가, 외부 상품 DB도 연동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1 등 경쟁만큼이나 중요해진 이커머스 시장 3등 경쟁. 과연 터줏대감들인 커머스 플랫폼들이 3등을 지킬 수 있을지, 아니면 슈퍼앱들의 공습에 이를 내주게 될지, 앞으로의 상황이 더욱 흥미롭게 돌아갈 것 같네요.

 

 

기묘한 님이 뉴스레터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