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 시절엔 면접 기회가 있으면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에 가깝게 보이려고 사전 준비부터 깨나 신경 썼던 기억이 납니다. 홈페이지 내용은 하도 봐서 거의 외우다시피 하고요, 포털 사이트에 면접 후기를 검색해서 ‘이렇게 해야 면접관 마음에 들겠구나’ 상상도 해보고요. 제 경우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기보단, 회사에서 원하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생각이며 마음가짐을 튜닝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얼마간의 경험이 쌓이며 깨달은 몇 가지 중 하나는 입사지원부터 면접, 온보딩까지 모든 과정이 ‘회사와 직원이 서로를 탐색하는 기간’이라는 것입니다. 회사가 지원자를 평가하기도 하지만, 지원자 역시 회사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고 그 가치를 판단해야 하는 시간이라는 거죠. 오직 합격할 생각만 가지고 취업 준비를 하기보단 내가 커리어를 쌓고자 하는 분야, 지원하는 회사와 본인의 시너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직장 생활 10년 차가 되어서야 종종 하게 됩니다.

 

 

 

 

굳이 따지자면 스타트업에 핏이 맞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아요. 포털사이트에 ‘스타트업 취직’, ‘스타트업 이직’을 검색하면 저마다 견해가 다른 글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요. 제 경험에 비추어 스타트업의 생태와 환경에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팀원의 특징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 정해진 프로세스를 준수하기보단 새 프로세스를 만드는 데 흥미가 있는 분

 

업력이 오래되고 규모가 큰 스타트업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스타트업이라 하면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의 팀을 가리킵니다. 때문에 운영 또는 업무 진행에 있어 정해진 방침이나 요령이 덜 갖춰진 것이 사실이에요. 일반적인 기업에 입사하면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거치죠. 회사의 운영 방침과 사내 규율, 업무처리 방식 등을 익히는 시간으로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사항을 교육받게 됩니다.

 

 

 

 

성격이 저마다 다른 탓에 이런 프로세스를 준수하는 것에 만족하는 분이 있고, 정해진 틀 안에서 행동하기보다는 상황에 맞는 유연함을 선호하는 분이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신생 스타트업에 합류했을 때 다소 불안감을 느낄 수 있어요. 행동의 범주를 정해주는 가이드라인이 없으니까요. 후자의 경우 말 그대로 ‘내가 가는 길이 곧 길이 됩니다’. 업무 효율성과 자율성 양쪽에서 줄타기를 잘하면 팀에서 인정받는 것은 물론 직장 생활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 낯선 것에 호의적이고, 배우고 싶고, 빠르게 능숙해질 수 있는 분

 

스타트업의 사업 분야를 살펴보면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 많아요. 저희 사무실은 판교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판교가 이른바 한국의 실리콘밸리이자 스타트업의 요람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만큼 IT 분야에 있어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개발해 출시한 팀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생각해 내는 것은 창업자의 몫이지만 그걸 더욱 고도화, 구체화하는 것은 팀원의 몫입니다.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흥미를 느끼고 빠르게 습득하는 분이라면, 게다가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분이라면 팀에서는 대환영입니다. 특히 빅데이터를 비롯한 IT 업계의 경우 관련 기술들이 워낙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알맞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한편 업무 외적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하는 일이 많아요. 가령 저희 팀의 경우 여러 가지 사내 커뮤니케이션 툴을 사용해 보며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는 과정 중에 있어요. 한동안 사용하던 툴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앱 서비스를 사용해 보기도 하고요, 데일리 스크럼 등 전에 없던 규칙을 만들어 보기도 합니다. 지금 저희 팀에서 함께하는 분들은 이런 과정을 번거로워하기보단 즐거워하는 분들이에요.

 

 

■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과 함께 사전 뜻 그대로 ‘강단’이 있는 분

 

사실 이전 직장 생활에서는 어느 정도 결과가 예측되는 일을 해왔어요. 기존의 규칙과 관습, 요령에 따르면 어느 정도는 성과가 보장되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일은 비교적 드물었습니다. 스타트업은 좀 달라요. 이전의 경험에 기댈 수 있는 정도는 미비하고요, 경험이 결정적인 참고사항이 되는 정도입니다. 물론 업무를 진행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요.

 

 

 

 

늘 처음, 최초를 시도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일이다 보니 과정과 결과 모두에 다양한 옵션을 염두에 두고 업무를 진행하는 강단이 필요합니다. 사전을 검색해보니 ‘강단’이라 함은 어떤 일을 야무지게 결정하고 처리하는 힘이라고 합니다. 스타트업에 핏이 맞는 사람이 꼭 갖춰야 할 덕목을 딱 하나만 꼽으라면 이 강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앞서 말씀드렸듯 규격화된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에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앞세워 주도적으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저력이 필요합니다. 돈 주고도 못 사는 게 센스라는 말이 있는데, 센스까지 겸비한 분이라면 말해 뭐 하겠어요. 그야말로 팀이 원하는 인재상입니다.

 

 

■ 책임감은 필수! 매끄러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가지신 분

 

꼭 스타트업이 아니더라도 직장 생활에 있어 책임감을 갖는 것은 당연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감을 거듭 강조하는 이유는 소규모 스타트업의 경우 더욱이 한 사람이 책임져야 할 몫이 크기 때문입니다. 팀이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사업 성장에 시너지가 생기는데, 어긋나는 부분이 발생하거나 시간이 지체되면 어려움이 따르겠죠. 때문에 사소한 일에도 온전한 몫을 해내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역시 스타트업이 아니더라도 구성원으로서 당연한 역량인데요, 특히 저희 팀의 경우 자율 출퇴근과 재택근무를 보장하고 있다 보니 이 부분을 상당히 강조하게 됩니다. 물리적으로 맞닿아 일하지 않지만 데일리 스크럼이나 주간회의, 1 on 1 등을 통해 전반적인 상황을 늘 관찰하고 있어야 업무 소통이 매끄럽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또 업무 소통에 어려움이 없어야 불필요한 마찰, 감정 소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의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는 스타트업에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부분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입니다.

 


 

취업, 이직에 있어 회사의 선택을 받는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그에 앞서 내가 합류하고자 하는 팀에 대해 충분히 살펴보고 지원자 역시 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 당장의 보상보다는 비전에 배팅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스타트업 채용이 활발한 이때 충분한 고민과 검토를 통해 커리어와 삶의 균형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해당 콘텐츠는 오버노드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십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