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 여성 창업가 인터뷰 – 원스글로벌 박경하 대표, 길아미 이사



약의 성분에 대해 궁금하거나 어떤 때 복용해야 하는지, 어떻게 복용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도 충분한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던 경험이 있나요? 그러한 경험을 해결해 주는 원스글로벌의 박경하 대표와 길아미 이사를  만났습니다. 비대면 의료 시장에 대해 주목도가 높아지는 만큼 성장하고 있는 원스글로벌의 이야기와 함께 스여일삶에서 만난 인연인 두 분의 이야기까지 담아왔습니다. 

 

X세대 언니들의 스타트업 이야기 시리즈 시작합니다. 



 


Part.1 의약품 정보 이젠 커넥트DI에 물어보세요! 

 

 



Q.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합니다.


박경하 대표: 원스글로벌이란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박경하 대표입니다. 저는 의약품 정보 데이터를 다루는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제 회사를 만들어 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원스글로벌이라는 회사는 커넥트DI(ConnectDI)라는 의약품 정보 데이터를 개발하고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커넥트DI라는 의약품 정보 데이터는 많은 사람이 약에 대해서 궁금할 때 복용을 같이 해도 되는지, 혹은 코로나 백신을 맞았는데 부작용 같은 게 있었는데 부작용이 맞는지 많이 궁금하실 거잖아요. 그런 질문들을 묻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길아미 이사: 원스글로벌에서 서비스 오너 총괄을 맡은 길아미 이사입니다. 저는 따로 키즈 라이브클래스 플랫폼을 운영했었다가 원스글로벌에 합류하게 된 지  4개월 정도 됐습니다. 서비스 리뉴얼 총괄을 맡고 있고, 그 서비스가 12월에 출시됩니다. 

 


Q. 일반인이 의약품에 대한 데이터를 봐도 의약 용어 자체가 어려워서 이해하기가 어려운데요. 의약품 정보 데이터 솔루션을 어떻게 생각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박경하 대표: 두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요. 첫 번째 이유는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만들고 있는 미국 회사에서 7년 정도 근무를 하면서 겪었던 경험이 기반이 되었어요. 저는 아시아 병원의 세일즈 담당이었는데 미국 회사는 미국 기준이 전 세계 기준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아시아나 한국 현지의 기준을 반영하지 않았어요. 미국의 보험과 우리나라 보험이 다른 것처럼 그 나라의 기준을 반영해야 하거든요. 잘 만들어지면 환자 생명을 살릴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솔루션을 생각했고 본사랑 얘기했지만 반영이 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창업하게 됐어요.

또 하나는 개인적인 이유인데 제가 창업하고 주변 사람들이 자주 아프기 시작했어요. 약에 대해서 저에게 물어보는데 제가 관련 회사에서 7년을 근무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도 네이버나 커뮤니티를 들어가서 찾게 되는 거예요. 거기에 있는 정보는 쉽게 신뢰할 수 없다는 걸 저도 너무 잘 알고 있었고 저만 가진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Q. 접근하기 힘들었던 정보를 쉽게 풀어 주는 거 같아서 정말 좋은 서비스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준비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웠나요?

 

박경하 대표: 첫 번째 어려움은 데이터를 다루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고 두 번째는 다루는 데이터가 생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여기에서 오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검수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부분에서 프로세스를 만들거나 알고리즘을 만드는 데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많은 데이터를 생산해내고 있지만, 활용가치가 높은 데이터는 사실상 많지는 않아요. 의약품 정보 또한 활용할 수 있게끔 많은 가공을 해야 하거든요. 

예를 들면 같은 약인데 상품명이 다 다른 거예요. 메가쿨 카타플라스마, 녹십자 제놀 카타플라스마, = 그냥 카타플라스마 이게 사실 같은 약이에요. 근데 부르는 명칭들이 다 다르니까 그 데이터를 식별하기가 어렵고, 하나의 약에도 국내에서만 사용하는 코드가 13가지가 있어요. 이 코드들이 서로 연동되어야 하는데 연동되어 있지 않았어요. 그 작업을 하는데 거의 2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그 밑 작업을 하는 게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점이 어려웠는데 좋은 팀원들과 함께 만들어냈다는 보람도 있었습니다.

 

Q. 일반인들한테 많이 필요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길아미 이사: 지금 저희가 데이터 제공을 하는 커넥트DI라는 서비스를 일반인 분들도 쉽게 접근하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약 정보에 대해 궁금하시면 보통 네이버에 물어보시잖아요, 그걸 이제 네이버에 물어보지 않고 저희 커넥트DI에 물어보시면 되게끔 UI, UX를 개선해서 리뉴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클로즈 베타 서비스를  12월 초에 진행하고 최종적으로 12월 20일경에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2021년 12월 기준)

 

 

오픈 예정인 커넥트DI 화면

 

 

커넥트DI에서 약품을 웹이랑 앱을 통해서 쉽게 검색할 수 있고, 복약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는데요, 복약 지도 같은 경우 텍스트로만 되어 있는 게 아니라 영상으로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문 의료인들은 주사제 배합이나 상호작용 관련된 정보들을 기존의 커넥트DI에서도 계속 서비스하고 있던 부분이지만 좀 더 사용하기 편하고 빠르게 접근하실 수 있도록 개선하고 있습니다. 

 


Q. 2019년도 청년창업사관학교 9기 선정 이후 2020년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창업경진대회 우수상을 비롯하여 여성창업경진대회 대상 수상을 받으시고 지난 8월에는 시드 투자까지 유치하셨는데요. 원스글로벌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박경하 대표: 사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 않다고 보거든요.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들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그 밑바탕에 지지대를 만들어야 하는데 너무 어렵더라고요.

2016년부터 개인사업자로 시작해 밑바탕을 만들어내고 어느 정도 가시화가 됐을 때 청창사에 들어간 게 2019년이었거든요. 들어가고 나서도 그 안에서 저희가 바로 투자를 받을 수는 없던 상황이었어요. 왜냐하면,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이 되는지 그때 당시에는 아무도 몰랐고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어요. 

이제는 ‘데이터 기반의 의료 시장으로 가야 한다.’라고 했던 게 저희가 말하지 않아도 입증이 돼 버린 거예요. 그 시간까지 기다렸는데 다만 기다릴 때 가만히 기다린 게 아니라 만들고자 하는 가치나 바꾸고자 했던 부분들을 계속 묵묵히 고수했습니다. 

시드 투자를 받고 나서 빠르게 성장을 하는 중이에요. 고객의 이야기를 조금 더 많이 듣고 또 빠르게 결정해 나가는 부분이 하나의 성장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Q. 길아미 이사님은 스여일삶의 인연으로 회사에 함께 하시게 되었죠. 창업까지 했다가 지금은 다시 C레벨로 일하시면서 이전과 다르거나 어려운 부분이 무엇인가요? 

 

길아미 이사: 저는 원래 웹 기획이나 앱 기획 일을 오랫동안 했었고 그전에는 엔터테인먼트 기획을 하면서 20년 동안 기획 일을 했었는데 제 서비스를 못 해 본 거죠. 

서비스에 저의 가치나 혼을 담아 보고 싶지만, 결정은 결국 대기업 아니면 일반 고객의 취향대로 만들어지는 경우들이 좀 많았어요. 거기에서 아쉬움을 많이 느껴서 더 늦기 전에 내 서비스를 한번 만들어 보자 해서 창업을 했어요. 

저는 상품은 잘 만들어 낼 수는 있으나 실질적으로 매출로 이어지고 경영을 하고 또 팀원을 이끌고 가는 일에는 부족한 점이 느껴졌다고 생각을 했고 그 결과 과감하게 접게 됐습니다.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남는 시간에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즈음에 박경하 대표와 만나 같이 얘기할 때 서로 잘 맞았어요. 원하는 방향, 이 비즈니스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사람에게 공감을 해야 하는지 그런 부분들이 잘 맞았던 거 같아요.

그리고 저한테 가장 없는 추진력이 박경하 대표한테 있었어요. 사업을 진행하고 비즈니스를 결정하는 부분에서는 굉장한 결단력과 추진력을 가지고 있어서 저한테 없는 게 박경하 대표한테 보였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박경하 대표가 혹시 부족한 게 있다면 같이 맞출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합류하게 됐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잘 맞는 것 같아요. 

 

 

스여일삶에서 인연이 된 박경하 대표와 길아미 이사

 

 

Q. 두 분의 합이 매우 좋아 보여요. 게다가 이 인연이 스여일삶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스여일삶에서도 굉장히 뜻깊은 일입니다! 

 

박경하 대표: 팀을 만들어내는 것까지 오래 걸렸고 너무 힘들었거든요. 특히나 최근의 1년은 정말 힘들었어요. 근데 어느 고비를 넘기면 팀원들끼리의 힘이 만들어지니까 제가 개입하지 않아도 돌아가더라고요. 오래 있던 대표나 직원이 아니라 정말 갓 들어온 사원의 발랄함이 한 축이 되어 주는 것 같아요. 저는 지금의 팀원들에게 고마워요. 그 친구들이 들어오기 전에 정말 암흑의 시기가 있었거든요. 그걸 잘 견디시면 좋을 거 같아요. 



 


Part.2 마음 가는 대로 네 멋대로의 시작, 창업 

 


Q. 대표님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X세대의 창업은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세요? 

 

박경하 대표: 저는 회사를 약 14년 정도 다니고 창업을 했는데요. 그러니까 X세대니까 가능했던 것 같아요. 제가 서른여섯쯤에 창업을 했는데 그때가 마지막 커리어를 고민해야 하는 나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에요.  

 

 

미국에서 재직 시절 박경하 대표와 동료들



저는 한국인이 아무도 없는 미국계 회사에 다녔는데요. 제가 회사에서 주축이 되는 직책이었음에도 의견 반영이 잘 안 되는 느낌이었어요. 답답한 느낌이 늘 있었고 그곳에서 그다음 단계를 그리기 어려웠어요. 

그리고 ‘아시아 여자’에 대한 유리 천장이 존재했고요.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했어요. 설명을 딱 한마디로 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창업하고 가장 달라진 점은 정말 보람차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세상에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거예요. 

불편하다고 느꼈던 문제를 간과하지 않고 솔루션을 통해 제시해 줄 수 있는 업무 능력과 경험이 있기에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X세대만이 가능한 창업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X세대가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 중 하나가 ‘네 멋대로 해라’ 에요. (웃음) 

 

길아미 이사: 20대 때 한번 창업을 했었는데 엔터 쪽에서 힙합 음반을 냈었어요. 그때는 20대였기 때문에 무모한 도전을 했었고 실패했었죠. 그리고는 오랫동안 꾸준히 회사에 다녔어요. 하지만 육아랑 일을 병행하면서는 회사 생활이 쉽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내 일을 하면서 육아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을 녹여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키즈 대상으로 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창업을 한 번 더 했어요. 

창업할 때 저의 목표가 엄마가 일하기 편한 회사를 만들어 싶었었거든요. 박경하 대표는 싱글이지만 이런 마음을 이해를 잘해줘서 저희 회사는 엄마들이 일하기 정말 좋은 회사예요. 저 말고도 두 분이나 더 워킹맘이 있어요.

제가 창업했다가 회사로 돌아왔지만, 그 경험을 절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경험도 실패이거나 잘못된 선택은 없다고 생각을 해요. 주변에서는 어떻게 용기를 냈는지 물으시는데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 마음이 가는 대로 하다 보니까 창업을 하게 됐다고 말씀드려요. 물론 그 뒤에는 믿어주는 가족이 있었으니까 가능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 늦기 전에 창업을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 창업을 했고 혼자 남다 보니 누군가랑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박경하 대표를 만나서 조인하게 됐어요. 

요즘 하루하루 회사를 가면서 즐겁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희 회사가 안타깝게도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인데 올라갈 때 엄청나게 힘들거든요. 특히 마지막 반 계단 남기고 굉장히 힘든데, 회사 가는 게 싫으면 그 반 계단이 정말 힘들 것 같아요. 근데  딱 올라가서 문을 여는 순간 ‘굿모닝’ 하면서 크게 인사하면서 들어가면  저를 밝게 맞아주는 팀원들이 있고 그 순간이 정말 행복하고 좋은 것 같아요.

 


Q. 외국계 회사였지만 그럼에도 여성한테는 유리 천장 같은 게 있으셨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여성 창업가로서는 어떤지 궁금해요.

 

박경하 대표: 창업 생태계에도 여성이 비주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은 여성 창업가가 많지 않다는 것이죠. 그리고 여성이 창업했다고 하면 아이템이 굉장히 한정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소품이나 뷰티, 코스메틱 쪽으로 생각하시는데 제가 IT 쪽이고 특히나 의료 데이터 쪽 한다고 하면 왜 그 힘든 일을 했냐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여성 창업 경진대회 대상을 받은 박경하 대표

 

 

제가 작년 여성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탔는데요. 아쉬웠던 게 심사위원 중에 여성이 별로 없었던 부분이에요. 다행히 제 아이템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상관없이 공감할 수 있는 점이 있었는데 다른 분들의 아이템 예컨대 코스메틱 관련된 서비스는 굉장히 혁신적이다고 저는 생각을 했지만 심사위원들이  다 공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여성 창업가라고 하면 가점도 있거든요. 물론 저에게는 혜택일 수 있지만, 그 가점이 없어지는 세상까지 갔으면 좋겠어요.  

좀 더 많은 여성 창업자들, 더 많은 여성 VC들, 더 많은 여성 심사위원들이 창업 생태계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길아미 이사: 저도 너무 공감해요. 예비 창업할 때 심사위원분들 중에 여성 심사위원은 한 분도 안 계셨어요. 그리고 여성 멘토 분들도 별로 없었고요. 

제가 창업을 한다고 하니까 엄마로서 육아도 해야 하고 여성 창업가로서 힘든 게 있을 텐데 비슷하게 얘기 나눌 분들이 있는 커뮤니티라고 ‘스여일삶’을 소개받았어요. ‘스여일삶’을 처음 알게 됐을 때 제일 신기했던 게 스타트업에 이렇게 여자들이 많고, 여성 대표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이었어요. 

저는 IT 기획일을 10년 넘게 했는데요. 여성분들 특히 시니어급의 여성분들이 거의 안 계셨거든요. 일하기 쉽지 않은 근무 환경이기 때문에 중간에 경력이 단절되는 분들이 많았고 저 역시도 경력 단절의 어려움을 겪었으니까요. 육아 때문에 힘들어하는 워킹맘들이 있다고 하면 어떻게든 버티라고 해요. 그 버티는 순간이 지나고 나면 분명히 내가 나만의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올 거라는 걸 제가 몸소 경험했고 믿고 있기 때문이죠. 



박경하 대표: 저는 결혼을 안 했는데요. 현재 워킹맘 팀원 3명과 같이 일하고 있어요. 보통 워킹맘이라고 하면 시간에 매여 있어야 하고 회사에 ‘올인’ 할 수가 없을 것 같다는 편견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같이 일해보니까 육아를 하면서도 아이템에 대해서 고민하시고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일에 할애를 하시는 거예요. 아이디어가 있으면 새벽 3시 4시에도, 주말에도 슬랙에 올리고요. 

오히려 저는 워킹맘들이 그 어떤 사람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사람들의 열정들이 더 많은 꽃을 피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원 사업에 가서 보면 여성 대표가 저 혼자인 경우들이 많은데요. 여성 대표들이 좀 적다는 부분이 아쉬워요. 혹시 두려움이 있어서 시작을 못 하는 분들이라면 오히려 그런 두려움은 큰 의미가 없어요. 일단 그냥 시작하고 하나씩 하나씩 겪어내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길아미 이사: 이 시점에 모시고 싶은 분들이 있어요. 근무 시간 때문에 일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계신 분이나 잠시 멈추고 계신 여성 개발자분들 편하게 모십니다.(웃음) 근무 시간 유연하게 가능하세요. 저희 회사는 출근 시간도 유연해요. 9시에서 10시 반 사이에 출근하고 근무 시간만 맞추면 되는데요. 저 같은 경우도 육아를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를 봐야 할 시간이 필요하면 편하게 얘기하고 집에 귀가해요. 그리고 제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또 일을 하기도 해요. 

9 to 6 근무 환경이 꼭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꼭 8시간을 맞춰야만 퍼포먼스가 나는 것도 아니어서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팀원하고 맞출 수 있는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면 워킹맘이든 누구든 어디서든지 일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그런 환경이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우리나라 출생률도 올라가겠죠.(웃음)

 

 

(좌) 박경하 대표의 강아지 복돌이 / (우) 스윙 댄스 페스티벌에서 박경하 대표

 



Q. X세대 언니들로서 일도 열심히 하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데요. 대표님의 SNS에 보면 데이터를 다루고, 여행 춤을 좋아하는 15살 코카 복돌이 누나라는 소개 글을 보았는데요. 대표님이 아닌 개인으로서는 어떻게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춰 가고 있는지 궁금해요. 

 

박경하 대표: 우선 15살 복돌이는 너무 귀엽고요.(웃음) 창업하고 나서 일과 삶의 균형은 깨졌어요. 미국 회사에 근무할 때, 전 세계 각지에 출장을 다니면서 취미 생활도 놓치지 않았어요. 저는 스윙 댄스를 15년 정도 했어요. 스웨덴 허랭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 가서 추기도 하고 미국 뉴욕에 가서 추기도 하고 파티에 큰돈을 쓸 정도로 제가 좋아했던 거에 열심히였죠. 여행도 많이 다니면서 일에 대한 퍼포먼스도 많이 내고 정말 1분 1초가 아깝지 않게 살았어요.

근데 지금은 사업에 올인해서 강아지도 부모님이 봐주시고, 저는 몇 번 보는 정도고 춤은 코로나 때문에도 못하기도 했지만 거의 모든 취미 생활을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후회는 없어요. 왜냐하면, 30대 초반까지 정말 원 없이 놀아봤거든요. 원 없이 놀고 원 없이 일했기 때문에 이제는 정말 원 없이 제가 하고 싶은 사업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제가 조금은 꼰대처럼 얘기를 하자면 잘 놀고 잘 먹고 일 잘하는 사람이 좋아요.

친구랑도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요. 저희한테 시간은 늘 유한하다고요. 우리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정말 후회 없이 순간순간 1분 1초를 즐기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원스글로벌의 추후 계획이나 비전은 무엇인가요?

 

박경하 대표:  회사 홈페이지에 보면 비전에 ‘Data Save Lives’라는 문구가 있어요. 제가 처음부터 저희 회사 모토로 삼아왔던 부분이에요. 의료계에서는 근거 중심 의학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요. 근거 중심이라는 게 결국에는 데이터 기반이거든요. 

원스글로벌이 의료계에 기여를 해서 환자의 생명까지도 살릴 수 있는 그런 회사로 만들어가고 싶은 게 목표예요.

약에 대한 정보를 알기 어려워 약물 오남용으로 죽거나 크게 다치는 의료사고가 줄어드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Pharmaceutical evidence data to medication management’를 하는 솔루션을 만들고자 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회사에 다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가치를 발견하고 창업하고 싶지만 주저하고 있는 또 다른 X세대 언니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려요.

 

박경하 대표:  X세대가 정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세대잖아요. 물론 MZ 세대도 저희가 생각하지 못하는 경험을 많이 했지만, 저희는 80~90년대 손편지를 쓰는 문화부터 스마트폰을 쓰는 디지털 문화까지 아우르는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요.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다고 봐요. 주저하지 마시고 뭔가를 하고 싶다면 저처럼 바로 세무서 가서 사업자등록 내고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길아미 이사: 그런 마음이 조금이라도 들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그 마음이 가는 대로- 네 멋대로 하세요!




인터뷰를 마치고 박경하 대표, 신연선 에디터, 이으뜸 에디터, 길아미 이사




김난도 교수의 2022 트렌드 코리아에서도 ’X세대의 귀환’이라는 키워드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X세대가 시장을 떠받치는 기둥이라고 하는데요. 창업 생태계에서도 MZ 세대의 창업과 달리 ‘제가 입고 싶은 대로 입고요.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좋거든요’라고 외쳤던 자유롭고 솔직했던 X세대 언니들.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단단한 실력으로 큰 꿈을 향해 도약해 나가는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유연하게 일도 하고 자신의 경력도 가져가고 아이들도 잘 키울 수 있는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원스글로벌을 스여일삶도 응원합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스여일삶 신연선, 이으뜸 에디터 / 편집 : 구아정, 김지영

영상 촬영 및 편집 : 김수빈

 

해당 콘텐츠는 스여일삶과의 파트너십으로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