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대한 나만의 답을 찾아가다

 
 

‘지속 가능하다’는 말을 좋아한다. 사람과 사회에 해보다 득이 되는 것이 더 많기에. 그렇다면 직장생활이 지속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얼마 전, 2018년 업로드된 한 유명 경제학 강사의 온라인 강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기업가에게 좋은 나라에 대한 가지 기준을 가지고 한국의 현 상황을 설명하던 그는 한국 기업 및 직장인은 낮은 노동 유연성, 낮은 보상 체계, 소극적 시간제 근무제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조금 더 관련 기사를 찾다보니, 2020년 기준으로 노동 유연성과 생산성이 높은 덴마크, 네덜란드 등의 유럽국 대비 한국인은 1.4 일하고 임금은 그에 50%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속 가능하다는 말과 한국 직장인의 삶은 괴리가 있어 보였고, 곧이어 번아웃을 겪는 주변 지인들의 모습이 하나 둘 떠올랐다.

오늘 글에서는 비록 정책이나 급격한 상황 변화를 만들 수는 없지만, 한국의 직장인들이 보다 주체적이고 지속가능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세계적인 철학가들의 조언을 모아보았다.

 

 


 

 

1. 인간관계에 권태를 느낄

 

– 라르스 스벤젠과 아우구스티누스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친구가 아닌 일이라는 업무를 함께 수행해야 하는 동료이다. 내가 선택한 관계가 아니라 회사에 의해 맺어진 관계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발생하는 인간관계 스트레스로 직장생활을 그만두는 사람이 정말 많다.

그럴 때는  가지를 떠올려보면 좋다. 먼저,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래 의미에 대해서다. 노르웨이 철학교수 라르스 스벤젠은 그의 저서 ‘외로움의 철학’에서 고독을 외로움과 구별하면서,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외로움이 아닌 너무 적은 고독이라고 설명한다. 즉 인간은 본래 고독하며, 불완전하고 연약한 존재라는 인간 본연의 성질을 기억하라.

두 번째로는, 상대방을 바라보는 자신의 겸손한 마음을 점검하는 것이다. 중세 시대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렇게 말했다.

 

 

겸손은 인간을 천사로 만들지만 자만은 인간을 악마로 만든다

 

 

 

 

나도, 상대방도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다. 그러니 내가 가진 기준도 답은 아니라는 겸손한 생각으로반면 모든 사람은 무궁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사람으로 믿고 대하라. 그러면 신기하게도 그 기대를 따라가는 사람들을 목격한다.

 

 

나에게 질문하기

 

1. 나도, 그도 세상에 일부로 존재하는 아주 작고 연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기억한다.

2. 그럼에도 그에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아주 큰 계획과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

3. 그를 향한 기대와 믿음을 바탕으로 상대를 대한다.

 

 

 

2. 일의 동기를 찾지 못해 무기력할

 

– 아우구스티누스

 

대부분의 한국인은 짜여진 시간표에 맞춰 정해진 기준대로 19년을 산다. 20살이 되면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고, 졸업과 동시에 날갯짓을 하는 방법도 배우지 못한 채 벼랑 끝에서 밀려 난다. 그리고 우리는 날개를 펴지 못한 어딘가로 소속되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그렇게 어영부영 어딘가로 소속되고 나면, 진짜 나의 모습은 잊은 채 그저 하나의 톱니바퀴로 매일 반복되는 인생을 산다. 일반적인 우리의 모습이다.

중세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30년 넘게 진정한 행복을 찾아 헤맸고,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물음은 아래와 같았다.

 

 

행복해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행복은 사회적 성공과 동일시 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내가 누구고, 어떠한 삶의 가치를 중심으로 살아가는지를 확립하고,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은 그 어떤 상황 속에도 흔들리지 않는 심지로서의 역할을 한다.

 

 

나에게 질문하기

 

1.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떠올린다.

2. 내가 하는 일이 내 주변 사람들에게, 나아가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떠올린다.

 

 

 

 

 

 

3. 좋지 않은 결과로 자신감이 떨어졌을

 

– 스피노자

 

회사는 이전보다 더 높은 매출과 많은 이익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더 큰 성과를 내야 하는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은 직장인의 일상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가 있다. 누군가의 실수에 의해. 또는 불가피한 외부 변수에 의해.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는 쾌락을 좇지 말고, 겪어야 할 감정을 묵묵히 받아들이라고 한다. 자연 안에는 질서가 있고, 우주적 인과는 필연적이기에, 원하는 결과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감정과 고통이든 묵묵히 감내해야 한다는 이다.

 

 

두려움은 희망 없이 있을 수 없고 희망은 두려움 없이 있을 수 없다.

 

 

지금 눈 앞에 있는 상황, 느껴지는 감정에서 멀리 떨어져 바라보라. 모든 것은 순리대로, 정해진 대로 흘러갈 이며, 그저 그 원인을 파악하고 담담하게 정면 돌파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나에게 질문하기

 

1. 기대에 부응하지 않은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인다.

2. 일의 원인을 생각해본다.

3. 깨달음을 다음 일에 반영해본다.

 

 

4. 큰 일을 앞두고 있을

 

– 안톤 체호프

 

회사에서는 이따금씩 큰 일을 치르게 된다. 행사, 발표, 공모 제출, 미팅 등. 예정되어 있었던, 갑작스럽든 간에 반복적이지 않은 낯선 업무를 앞두고 일상 생활이 편할 리 없다.

그렇지만, 나는 나의 믿음이 결정짓는다는 것이다는 것을 기억하라. 나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나를 스스로 인정해줄 때 결과는 기대 그 이상이 될 수 있다.

 

 

인간은 스스로 믿는대로 된다

– 안톤 체호프

 

 

나에게 질문하기

 

1. 앞둔 일을 잘 해낸 나의 모습을 상상한다.

2. 그러기 위해 지금 보완할 것을 준비한다.

 

 

 

 

5. 과도한 업무에 지쳤을

 

– 아리스토텔레스

 

내가 하는 일이 좋든 아니든 과도하게 집중을 하여 당장 눈 앞에 있는 일이 도무지 눈에 안 들어오고 집중도 통 안되는 시기가 있다. 휴대 전화가 배터리가 0이 되면 방전되듯 인간에게도 고유 에너지가 있고, 방전이 되기 전에 쉼과 충전이 필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상적인 상태, 스콜레를 사용했다. 현재의 school의 어원으로, ‘공부하다’라는 의미와 ‘여가를 즐기다’라는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두 의미가 한 단어로 치환될 수 있을까?

스콜레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공부가 되고, 공부를 때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아가는 를 의미한다.

 

 

자유인의 조건은 스콜레, 즉 여유롭게 여가를 즐기는 사람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자유 의지로 내가 원하는 것을 즐길 때 인간의 완전한 잠재력이 실현되고, 그 때 우리의 고유성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니 과도한 업무에 지쳤을 때, 번아웃이 찾아오기 전에 자신만의 여유를 찾는 시간과 활동을 의도적으로 하라.

 

나에게 질문하기

 

1. 지나치게 집중, 몰입하는 일에서 손을 뗀다.

2. 일을 하지 않는 여유롭고 한가한 시간을 의식적으로 보낸다.

3.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여가 활동을 찾고 행하면 더 좋다.

 

 


 

 

마지막으로, 위 다섯 가지 상황이 아니더라도 어떤 상황에서든 마음에 중심이 되는 이 있다.

 

 

세상은 개인 의지에 따라 그 모습이 변한다. 동일한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절망하고 누군가는 여유 있는 마음으로 행복을 즐긴다.

– 발타자르 그라시안

 

 

모든 상황과 대상은 나의 마음 상태에 따라 달려있다. 내 마음은 흔히 ‘그릇’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세상이 기쁘고 찬란한 곳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암흑같이 어두워 외면하고 싶은 곳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당신에게 이 세상은 어떻게 보이는가?

 

 


 

 

참고 문헌

– 안광복, 철학으로 휴식하라, 사계절(2020)

– 이성민, [관계]고독의 달콤함, 인문360(2018)

– EBS, 범신론과 스피노자, EBS(2012)

 

 

Elena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