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제작 이미지)

 

 

웹툰 산업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국내 웹툰 산업의 2024년 매출 추정치는 2조 2,8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여전히 성장 중인 시장이다. 다만 이 수치만으로 웹툰 시장의 분위기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즉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그 성장의 결이 예전과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시 말해 웹툰 산업은 “커지는 시장”인 동시에,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긍정적으로만 보기에도 어려운 시장이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보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쓰는가”이다.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웹툰 산업을 설명하는 가장 쉬운 언어는 조회수와 이용자 수였다. 대형 히트작은 높은 조회수로 상징됐고, 플랫폼의 성장은 이용자 규모로 해석됐다. 하지만 지금은 그 프레임만으로 부족하다. 산업이 성장해도, 그 성장이 수익으로 제대로 연결되지 않으면 플랫폼과 제작사 모두 체감 성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 변화는 글로벌 대표 사업자의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웹툰 엔터테인먼트(WEBTOON Entertainment)는 2025년 연 매출 14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실적 설명에서 특히 강조한 것은 단순한 트래픽 확대가 아니라 유료 콘텐츠(Paid Content)와 IP 확장(IP Adaptations)의 성장이었다. 즉, 웹툰 산업의 중심축이 더 이상 “많이 보게 만드는 구조”만이 아니라, “결제하게 만들고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예전에는 플랫폼의 경쟁력이 곧 트래픽 규모로 읽혔다면, 이제는 그 트래픽이 얼마나 유료 소비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하나의 작품이 얼마나 오래 IP로 재활용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성장은 계속되지만, 성장의 기준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보다 결제 이용자 비율(paying ratio)이 중요해진 이유

이 변화의 핵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가 결제 이용자 비율이다.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2025년 실적에 따르면, 한국 사업의 4분기 결제 이용자 비율은 15.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p 상승했고, 연간 기준으로도 14.8%로 전년 대비 0.91%p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 MAU는 연간 2,400만 명으로 11.1% 감소했다. 숫자만 분리해서 보면 한쪽은 줄고, 다른 한쪽은 늘었다. 하지만 실적 설명에서 한국 사업의 수익 성장을 강조했다.

이 지점에서 웹툰 산업의 현실이 드러난다. 많이 읽히는 것 자체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들어온 사람이 실제로 결제하는가?’, ‘결제 경험이 다음 회차 결제나 다른 작품 소비로 이어지는가?’, ‘작품과 플랫폼에 대한 체류가 길어지는가?’가 더 중요하다. 즉, 도달이 아니라 전환, 조회가 아니라 결제, 방문이 아니라 관계 유지가 더 중요한 지표가 된 셈이다.

이제 플랫폼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모았는가 보다, 모은 사람을 얼마나 오래 결제로 전환시키는가에 더 가깝다.

즉, 웹툰 산업 전반의 마케팅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과거의 마케팅이 “화제작 만들기”에 가까웠다면, 지금의 마케팅은 “유료 이용자 만들기”에 더 가깝다. 상단 퍼널의 확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첫 결제 직전 행동을 어떻게 설계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해졌다. 작품 상세 진입, 첫 화 완독, 다음 화 클릭, 쿠키 충전, 첫 결제, 후속 작품 탐색 같은 중간 행동들이 모두 핵심 지표가 된다.

 

 

웹툰은 이제 콘텐츠가 아니라 원천 IP다

(AI 제작 이미지)




수익화 변화와 함께 더 중요한 구조 변화는 IP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2025년 실적에서 유료 콘텐츠와 함께 IP 확장을 핵심 성장 축으로 제시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IP 확장은 영화, 스트리밍 시리즈, 애니메이션, 게임, 머천다이즈 등으로 이어지는 사업 기회를 포함한다. 2025년 연간 기준 IP 확장 매출은 31.8% 증가했다. 즉 웹툰은 더 이상 플랫폼 안에서 읽히고 끝나는 디지털 콘텐츠가 아니라, 여러 포맷으로 재생산될 수 있는 원천 자산으로 다뤄지고 있다.

 

 

(출처: ARCHE 외 2인, <화산귀환>, 네이버 웹툰, 2021.)

 

 

즉, 조회수만 높은 작품과, 팬덤과 캐릭터 자산이 강한 작품은 브랜드 활용 가치가 다르다. 후자는 굿즈, 협업, 영상화, 오프라인 경험, 커뮤니티 밈 확산까지 연결될 여지가 크다. 따라서 마케팅은 작품의 단기 화제성을 증폭하는 기능에 그치지 않고, IP로서 기억될 포인트를 키우는 기능을 해야 한다. 캐릭터, 관계성, 세계관, 상징 장면, 명대사 같은 요소를 반복 노출 가능한 브랜드 자산으로 바꾸는 작업이 중요해진다.





웹툰 마케팅의 방향성

첫째, KPI가 바뀌어야 한다. 웹툰 마케팅에서 조회수와 도달률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앞으로 더 중요해질 지표는 유료 전환율, 첫 결제율, 후속 회차 소비율, 재방문율, 작품 간 이동률, 팬덤 유지율이다. 즉 “얼마나 많은 사람이 봤는가”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음 행동을 했는가”를 봐야 한다. 이는 단순히 플랫폼 내부 성과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광고 집행과 크리에이티브 전략까지 바꾸는 기준이다. 잘 만든 광고는 클릭을 많이 만드는 광고가 아니라, 결제 가능성이 높은 독자를 더 정확히 데려오는 광고가 된다.

둘째, 브랜드 협업의 방식도 바뀐다. 웹툰이 IP로 평가될수록 브랜드에 중요한 것은 단순 노출이 아니다. 단순 PPL이나 배너 협찬은 단기 인지는 만들 수 있어도 오래 남는 접점을 만들기 어렵다. 반면 캐릭터의 말투, 세계관의 규칙, 작품의 감정선과 연결된 협업은 더 깊은 기억을 만든다. 웹툰 IP는 본질적으로 서사 기반 자산이기 때문에, 브랜드도 이를 매체가 아니라 맥락으로 다뤄야 한다. 잘 맞는 브랜드는 작품 안에 “끼워 넣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이미 가진 감정과 의미를 빌려온다.

넷째, IP 관점의 콘텐츠 마케팅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개별 작품 런칭 때 반짝 화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면, 앞으로는 작품을 장기 자산으로 기억시키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 마케팅은 예고편처럼 작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말고, 팬이 반복 소비할 포인트를 축적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세계관 핵심 키워드, 캐릭터별 서사 포인트, 관계성 해석, 2차 창작을 부르는 포맷 등이 이에 해당한다. 




많이 보는 시장에서, 오래 버는 시장으로

웹툰 산업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그 성장을 읽는 방식은 달라졌다. 시장 규모가 커졌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더 많은 사람이 읽었는가보다, 더 많은 사람이 결제했는가가 중요하고, 한 작품이 플랫폼 안에서 소비됐는가보다, 그 작품이 얼마나 오래 IP로 확장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마케팅 역시 함께 변화되어야 한다. 웹툰 산업에서 앞으로 중요한 것은 더 큰 트래픽이 아니라 더 강한 전환이고, 더 많은 노출이 아니라 더 오래 가는 팬덤이며, 화제성이 아니라 더 길게 유지되는 IP다. 결국 웹툰은 이제 “많이 보는 콘텐츠”가 아니라, 잘 남기고 오래 유지되는 비즈니스 자산으로 다시 정의되고 있다. 따라서 마케팅은 노출의 기술이 아니라 수익화와 IP 이미지 설계가 된다.

 

 

 


출처

  • 뉴시스, “네이버웹툰 ‘화산귀환’, 3부 연재 재개…팬덤 겨냥한 프로모션”, 2026.04.15.
  • 한국콘텐츠진흥원 「2025 웹툰산업 실태조사」 관련 기사: 전자신문, “K웹툰 매출액 2조2856억원…7년 연속 성장세”, 2025.12.29.
  • 한국콘텐츠진흥원 「2024 웹툰산업 실태조사」 관련 기사: StartupN, “‘2023년 K-웹툰산업 매출액 2조 원 돌파’ 콘진원, 2024 웹툰산업 실태조사 발표”, 2025.01.02.
  • ARCHE 외 2인, <화산귀환>, 네이버 웹툰, 2021.
  • WEBTOON Entertainment, “WEBTOON Entertainment Inc. Reports Fourth Quarter and Full Year 2025 Financial Results”, 2026.03.03.
  • WEBTOON Entertainment 2025 Earnings Call 자료, paying ratio 및 한국 MAU 수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