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성장하긴 했습니다

 

최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계기는 데이터 플랫폼이었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쇼핑 앱 시장에서 점유율 11%를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고, 이들 이용자 중 상당수가 쿠팡에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기사 제목들도 네이버의 성과에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죠.

 

실제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출발은 화려했습니다. 출시 첫 달인 3월에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268만 명을 기록한데 이어, 4월엔 442만 명, 5월엔 490만 명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며 단기간에 메이저 쇼핑 앱 반열에 올랐습니다.

 

다만 몇 가지 의문점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모바일인덱스 리포트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여전히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보다 다른 경쟁 앱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3개월 성적표를 토대로, 이 성장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향후 전망은 어떨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 합니다.

 

 


 

 

이해하면 숫자가 무서워집니다

 

이번 리포트에서 가장 오해하기 쉬운 숫자는 ‘경쟁 앱에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로 유입된 사용자 수’입니다. 2025년 4월 기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로 새롭게 유입된 243만 명 중 83.1%인 194만 명이 그 전달에는 쿠팡 앱을 사용했던 이들이었죠.

 

하지만 이를 두고 “쿠팡 고객이 네이버로 옮겨왔다”라고 해석하는 건 무리입니다. 단지 3월에 쿠팡을 한 번이라도 이용한 이력이 있다는 뜻일 뿐이니까요.

 

정작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쿠팡의 사용자 기반입니다. 2025년 5월 기준, 쿠팡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3,374만 명으로, 쇼핑 앱 전체 사용자 중 82.4%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쿠팡을 사용한 셈입니다. 다시 말해, 쇼핑 앱을 쓰는 사람 10명 중 8명이 이미 쿠팡 사용자라는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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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전체 사용자 수 규모나 단독 사용률 등 모든 지표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 중입니다

 

 

결국 ‘쿠팡에서 유입된 사용자’라는 건 특별한 정보가 아닙니다. 쇼핑 앱 사용자 대부분이 원래 쿠팡을 써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신규 유입자 중 쿠팡 이용 이력이 높은 건 당연한 결과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이 수치가 보여주는 건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압도적인 영향력일 뿐이죠.

 

그렇다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정말로 쿠팡 고객을 ‘데려왔다’고 말하려면 어떤 지표를 봐야 할까요? 여기서 중요한 기준이 바로 ‘업종 내 단독 사용률’입니다. 2025년 5월 기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고객은 전체의 6.5%에 불과합니다. 반면 같은 기간 쿠팡 사용자의 48.0%는 오직 쿠팡만 이용하고 있었죠. 이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이상, 쿠팡이 네이버를 실질적인 위협으로 느낄 일은 당분간 없을 겁니다.

 

 


 

 

시간부터 뺏어야 합니다

 

사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이 경쟁 앱을 잘 사용하고 있던 고객을 단번에 빼앗아 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사용자의 시간’을 옮겨오는 겁니다. 교차 이용 고객이 경쟁 앱에서 보내던 시간을 우리 앱으로 조금씩 옮기다 보면, 언젠가는 사람까지 온전히 데려올 수 있으니까요.

 

특히 ‘발견형 쇼핑으로의 전환’을 내세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게는 사용 시간 지표의 꾸준한 우상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평균 사용 시간은 3월 27분, 4월 33분, 5월 35분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그 증가 폭은 벌써부터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고객의 시간을 붙잡을 수 있는 기능과 콘텐츠를 빠르게 확충해 다시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사용 시간을 확보해야만 단순한 ‘보조 앱’을 넘어, 진짜 ‘주력 앱’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비로소 쿠팡과 제대로 경쟁할 수 있게 될 거고요.

 


기묘한 님이 뉴스레터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