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코리아> 2026년의 10대 트렌드 상품
기온이 떨어지고 완연한 가을이 됐다. 내년을 맞이할 준비를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에서는 매년 조사를 실시해 올해의 트렌드를 가장 잘 반영하는 10대 상품을 여러 분야에 걸쳐 선정한다. 2026년의 10대 트렌드 상품은 다음과 같으며, 설문조사에서 응답률이 높았던 순서다.

위와 같은 10대 상품을 통해 2026년을 관통하는 주요 가치 혹은 특징을 꼽아볼 수 있다. 네 가지 특징을 차례로 살펴보자.
2026년의 첫 번째 특징은 ‘쏠림현상’이다. ‘반도체 주식’ ‘두쫀쿠’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쏠림현상을 보여주는 트렌드 상품이었다. 세계적으로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에 투자금이 쏠렸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국민이 주식투자에 참여하며 코스피(KOSPI)는 9000을 돌파했으나 투자금이 유입된 것에서 그치지 않고 국내 증시가 최대의 폭락과 폭등을 겪으며 통제 불가능한 변동성을 보인 한 해였다.
‘두쫀쿠’는 소비 분야에서 나타난 쏠림현상이다. 대한민국에서 두쫀쿠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전 국민의 관심을 받았고, 유명 가게마다 두쫀쿠를 구매하기 위한 오픈런이 이어졌다. 두쫀쿠뿐만 아니라 그 뒤를 이어 ‘버터떡’, 보라색의 ‘우베’ 음료 등 화제성 높은 디저트가 릴레이처럼 이어졌다. 이러한 유행은 SNS 콘텐츠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소비자들은 ‘나도 한번 경험해 봤다’는 탐험형 소비를 즐기는 양상이다.
두 번째 특징은 ‘자기관리형 소비’의 성장이다. ‘GLP-1’ ‘무알코올·논알코올 음료’ ‘스킨부스터’가 이에 해당한다. 세 가지 모두 세계적으로 산업을 재편하며 부상하는 상품들이다. 특히 GLP-1 치료제는 단지 하나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자기관리의 방식을 바꾸고 근본적으로 인간의 욕망을 재편한다. 예를 들어 식욕을 제거하고 체중조절로 자신감을 되찾게 만들어 자기표현욕구를 증진한다. 이는 식품·의류·피트니스산업 등 다양한 산업으로 파급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무알코올·논알코올 음료’ ‘스킨부스터’는 장수(longevity)가 화두가 된 시대에 건강 관리법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운전을 해야 한다거나 명확한 이유가 있을 때 알코올 음료의 대안으로 무알코올을 선택했다면 지금은 특별한 이유가 없더라도 취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한다. 젊다고 흥청망청 살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일찍부터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라이프스타일이 되면서 벌어지는 변화다. 이에 따라 맥주를 넘어 와인·칵테일·하이볼 등 여러 카테고리로 무알코올·논알코올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스킨부스터 역시 마찬가지다. 인위적으로 외형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보다 수분·재생·콜라겐 등 여러 성분을 주입해 피부 자생력을 높이고 장수에 대비한다는 목적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세 번째 특징은 ‘불안 관리’ 소비가 중요했다. ‘촉감 완구’ ‘사주·운세·풍수지리 서비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촉감 완구는 말랑이·왁뿌볼·키캡을 통칭하는 것으로, 과거에는 어린이 장난감으로 생각됐지만 10대는 물론 성인 소비자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각각에서 느낄 수 있는 촉감은 다르지만 촉각적 자극을 통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심리적 위안을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다양한 촉감 완구를 판매하는 창신동 완구거리 매출이 오르고, 아이파크에서는 말랑이만 모아놓은 ‘말랑이 페스타’를 개최하기도 했다.
사주·운세·풍수지리에 대한 관심도 꾸준했다. 이는 젊은 세대가 무속신앙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됐다기보다는 앱, 생성형 AI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운세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무언가 일이 안 풀릴 때 심리적 위안을 얻거나 미래에 대한 불안을 관리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측면이 강하다. 나아가 젊은 세대의 불안 관리는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띤다. 자신의 운을 설명해보는 것을 넘어 행동을 통해 운을 관리한다. ‘개운(開運) 산행’이 대표적이다. 운이 풀리지 않을 때 관악산에 올라 기도를 하면 도움이 된다는 역술가의 말이 유명해지면서 관악산을 찾는 인파로 정상에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2026년 트렌드 상품의 마지막 특징은 ‘발견의 재미’가 있다는 점이다. ‘국내 소도시 여행’ ‘박람회’ ‘빈티지 아이템’의 공통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몰랐던 콘텐츠를 발견하는 데서 재미를 얻는 소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 웬만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현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가 강조된다.
박람회가 대표적이다. 2025년부터 화제가 된 서울국제도서전,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물론 서울 커피엑스포, 한국 국제 베이커리페어 등 다양한 주제의 박람회를 찾는 방문객 숫자가 증가했다. 과거 박람회란 특정 분야에 관심 있는 업계 종사자가 찾는 전문 행사였으나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문화콘텐츠를 경험하고 새로운 브랜드나 제품을 만져보고 발견하는 장으로서 축제화되고 있다.
LP와 카세트테이프, 빈티지 카메라, 구제 의류 등 빈티지 아이템 또한 옛것이 주는 감성과 함께 오프라인을 통해 직접 상품을 만져보고 비교하며 가치 높은 물건을 발견하는 재미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특히 제품의 스펙 및 가격 비교가 중요한 온라인 쇼핑과 달리 직접 제품 상태를 확인하고 가격을 흥정하는 과정이 곧 하나의 경험이 되기도 한다. 또한 어떤 제품을 발견할지 모른다는 우연성도 일종의 도파민 소비로 통했다. 이에 황학동 벼룩시장이나 동묘 구제의류시장 등이 주목받았다.
10대 트렌드 상품은 그저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 무엇이 요즘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고 발길을 움직이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이 상품들은 지난 트렌드의 연장선상이자 2027년 트렌드의 시작점에 놓여 있다. 2027년을 두달 남짓 남겨둔 오늘, 우리는 무엇에 열광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것은 앞으로 어떤 트렌드를 시사하는 것일까?
*관련 영상 – 트렌드코리아 TV
* 본 글은 필자가 국방일보 <병영에서 만나는 트렌드> 에 연재하는 내용을 수정/보완하여 업로드합니다.
권정윤 님의 브런치와 <병영에서 만나는 트렌드>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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