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SUMMIT 2026은 마케팅·애드테크 업계의 주요 이슈와 실무 전략을 다루는 컨퍼런스로, 올해는 8월 3일부터 4일까지 코엑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올해의 주제는 ‘The AI Era: What Wins’로, AI가 마케팅의 전제가 된 시대에 무엇이 실제로 선택받고 작동하는지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는 자리였습니다.
AI는 콘텐츠 제작의 속도를 빠르게 바꾸고 있습니다.
이제 브랜드는 더 쉽게 카피를 만들고, 이미지를 생성하고, 숏폼을 편집하고, 채널별 콘텐츠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쉬워진 만큼,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도 함께 늘어났을까요?
MAX SUMMIT 2026 세션 〈AI 시대, 팬덤을 만드는 브랜드 콘텐츠 기획은 무엇이 다른가〉는 이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번 세션에는 유크랩마케팅 선우의성 대표가 모더레이터로 참여하고, 돌고래유괴단 이주형 감독, IT 유튜버 김주연, 토스 ‘머니그라피’ 배채민 PD가 함께했습니다.
광고를 콘텐츠로 만드는 사람, 브랜드가 직접 미디어가 되는 방식을 고민하는 사람,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협업을 대중의 언어로 풀어내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 셈입니다.
세션에서 반복적으로 이야기된 핵심은 분명했습니다.
브랜드 메시지가 콘텐츠로 바뀌고, 그 콘텐츠가 반복해서 소비되며 브랜드의 자산이 될 때,
비로소 팬덤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콘텐츠는 많아졌지만, 팬덤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AI 시대에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분명 이전보다 쉬워졌습니다.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문장을 다듬고, 이미지를 만들고, 영상을 편집하는 과정까지 많은 부분을 도구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콘텐츠 제작이 쉬워졌다는 사실이 곧 좋은 콘텐츠가 많아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더 나아가,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뜻도 아닙니다.
이 지점에서 브랜드 콘텐츠 기획의 역할은 조금 더 중요해집니다. 단순히 더 자주, 더 많이 만드는 것으로는 팬덤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를 끝까지 보고, 다시 찾아보고,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필요합니다.
선우의성 대표는 브랜드 콘텐츠가 브랜드 메시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재미가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연결되지 않으면 일회성 소비에 그칠 수 있습니다.
결국 팬덤을 만드는 콘텐츠는 ‘무엇을 만들까’에서 바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먼저 브랜드가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그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어떤 감정으로 남아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브랜드 메시지는 설명보다 ‘번역’에 가깝습니다
좋은 브랜드 콘텐츠는 브랜드가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나열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이해하고, 궁금해하고, 끝까지 보고 싶어 하는 방식으로 바꾸어 전달합니다. 이 과정은 설명이라기보다 번역에 가깝습니다.
돌고래유괴단 이주형 감독이 소개한 SKT A. 사례는 이 점을 잘 보여줍니다. 당시 AI 서비스는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에 있었고, 장점만 강조하면 오히려 과장처럼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단점을 그대로 드러낼 수도 없었습니다.
이때 선택한 방식은 AI와 인간이 함께 배우고 성장한다는 공통점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AI의 미완성을 약점으로만 보지 않고, ‘배움’이라는 키워드로 전환한 것입니다.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AI’라는 메시지와 ‘인공지능학교’라는 세계관이 만들어졌습니다.

토스 ‘머니그라피’의 접근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줍니다. 배채민 PD는 브랜드를 앞세우기보다 콘텐츠 자체의 팬덤을 먼저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토스의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기보다, 사람들이 이미 좋아하는 주제와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금융과 경제를 발견하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브랜드 메시지는 직접 말할수록 무거워질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콘텐츠 안에서 자연스럽게 발견될 때,
브랜드는 조금 더 오래 기억될 수 있습니다.
하나만 남겨야, 사람들은 기억합니다
브랜드가 콘텐츠를 만들 때 자주 빠지는 함정이 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한 번에 말하려는 것입니다.
제품의 장점, 서비스 기능, 캠페인의 목적, 브랜드 철학까지 모두 담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대중은 모든 메시지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많은 메시지는 콘텐츠의 흐름을 무겁게 만들고, 시청자가 이탈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이주형 감독은 여러 USP 중 대중에게 가장 강하게 각인될 수 있는 하나를 정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덜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나의 메시지를 명확히 남기고, 이후의 궁금증은 사람들이 직접 검색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편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IT 유튜버 김주연의 ASML 콘텐츠 사례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ASML은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기업이고, 그 기술 자체는 일반 대중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김주연은 이 어려운 소재를 “2천억 원짜리 장비”라는 강한 호기심 포인트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방진복을 입고 현장을 체험하는 장면, “지구에서 달에 있는 100원짜리 동전을 맞추는 수준의 정밀도”라는 비유를 통해 기술의 복잡함을 대중이 상상할 수 있는 감각으로 풀어냈습니다.
좋은 콘텐츠는 많은 정보를 담는 콘텐츠가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기억할 하나의 장면, 하나의 문장, 하나의 감정을 남기는 콘텐츠에 가깝습니다.
사랑받는 콘텐츠는 정보를 넘어 감정을 움직입니다
세션에서 반복적으로 나온 또 하나의 키워드는 감정이었습니다.
이주형 감독은 광고가 시간이 지나도 다시 회자되는 이유를 대중의 감정을 움직이는 힘에서 찾았습니다. 웃음, 감동, 공포, 카타르시스처럼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지점이 있을 때 콘텐츠는 한 번 보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광고는 보통 집행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소비도 끝납니다. 하지만 콘텐츠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시간이 지나도 다시 꺼내지고, 공유되고, 누군가의 레퍼런스로 남습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것이 자산이 됩니다.
머니그라피의 방식은 또 다른 측면을 보여줍니다. 배채민 PD는 긴 콘텐츠에서도 몰입을 만드는 핵심을 “대화에 끼고 싶은 마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누구나 아는 일상적인 주제에, 그 분야를 깊이 아는 사람이 자기만의 언어로 이야기를 풀어낼 때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 대화에 참여하고 싶어집니다.
김주연의 공기청정기 콘텐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성능을 눈에 보이게 만든 사례였습니다. 공기청정기의 기능은 말로 설명하면 지루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그는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고, 성능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을 구성했습니다.
시청자는 처음부터 제품 설명을 보러 들어온 것이 아닙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라는 호기심으로 들어오고, 그 과정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제품의 성능을 이해하게 됩니다.
결국 사랑받는 콘텐츠는 정보를 전달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호기심을 만들고, 감정을 움직이고, 끝까지 보게 만드는 흐름을 함께 설계합니다.

AI 시대, 팬덤은 결국 ‘설계’에서 만들어집니다
AI는 수많은 콘텐츠를 학습하고, 빠르게 조합하며,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덕분에 레퍼런스를 찾고, 비슷한 형식의 콘텐츠를 더 빠르게 만드는 일은 이전보다 쉬워졌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콘텐츠 기획자의 역할은 오히려 더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AI가 실행의 속도를 높여줄 수는 있지만, 브랜드가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어떤 메시지를 남겨야 하는지, 사람들에게 어떤 감정으로 기억되어야 하는지는 여전히 사람이 판단해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팬덤을 만드는 브랜드 콘텐츠도 결국 한 편의 재미있는 콘텐츠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브랜드 메시지가 분명해야 하고, 그 메시지가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이야기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반복될 때, 콘텐츠는 브랜드의 자산으로 쌓이기 시작합니다.
이번 MAX SUMMIT 2026 세션이 보여준 것도 이 지점이었습니다.
브랜드 콘텐츠는 단순한 실행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라는 것. 콘텐츠가 많아진 시대일수록, 무엇을 더 만들지보다 무엇을 남길지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입니다.
AI는 콘텐츠를 더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를 사랑하게 만드는 콘텐츠는 여전히 사람이 설계해야 합니다. 브랜드 메시지가 콘텐츠가 되고, 콘텐츠가 반복되어 자산이 되며, 그 자산이 팬덤으로 이어지는 과정. AI 시대의 브랜드 콘텐츠 기획은 결국 이 과정을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현장 취재 및 정리 | 모비인사이드 한송아 에디터
* MAX SUMMIT 2026 현장에서 진행된 세션 내용을 바탕으로, 브랜드 콘텐츠 기획과 팬덤 형성에 대한 주요 인사이트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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