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민원 처리 19.7일이 8.4일로 줄기까지


지난 9월 30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륨.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연 「마이크로소프트 인더스트리 서밋 2026」 금융 세션에 KB국민은행 김 부장(금융 AI2센터 부장 겸 AI Dev센터장)이 섰습니다. 그가 발표한 슬라이드 내용입니다.

 

AI 도입 성과 사례, AI 생성이미지

 

  • 민원 한 건을 처리하는 데 걸리던 평균 19.7일이 8.4일로 줄었습니다.
  • 완료되지 않고 쌓여 있던 민원은 1,204건에서 278건이 됐습니다.


은행이 내부 업무에 쓰는 AI 에이전트 60여 개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결과 숫자보다 제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이 은행이 AI에게 맡기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AI 도입을 맡은 담당자는 보통 “AI에게 무엇을 시킬까”부터 묻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사람에게 무엇을 남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과 AI 업무 분담

 

1. 민원 한 건에 필요한 다섯 단계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전한 발표 내용에 따르면 예전 민원 처리는 다섯 단계였습니다. 접수하고, 자료를 찾고, 내용을 정리하고, 회신문을 쓰고, 고객에게 답합니다. 이번에 AI에게 넘어간 것은 그중 가운데 부분입니다. 자료를 찾고, 내용을 정리하고, 회신문을 쓰는 일입니다. 결과적으로 해당 은행에서는 이 과정을 세 단계로 줄였습니다.

 

 


 

 

2. AI가 가져간 것, 직원에게 남은 것


민원이 접수되면 AI 에이전트가 민원 내용을 확인해 요약하고 어떤 유형인지 나눈 뒤, 자료를 찾아 회신문 초안을 작성합니다. 예전 다섯 단계(접수, 자료 검색, 내용 정리, 회신문 작성, 고객 답변) 중 가운데 세 단계를 AI가 가져간 셈입니다.


직원에게는 마지막 고객 답변과 그 바로 앞의 확인이 남았습니다. 직원은 민원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AI가 쓴 초안을 마지막으로 검토해 고객에게 답합니다. 예전 다섯 단계에는 사실 확인이 따로 없었습니다. 은행이 새 세 단계의 이름을 밝히지 않아 제가 추측해 본 것이지만,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 동안 함께 하던 확인이 이제는 고객 답변 앞에서 직원이 맡는 일로 따로 정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김 부장은 발표에서 처리기한 14일 안에 회신하려면 처리 속도도 중요하지만, 최종 답변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저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이 은행은 AI에게 작성하는 일을 넘기고 사람에게 책임지는 일을 남겼습니다. 초안은 AI가 쓰지만 고객에게 전달되는 답에 서명은 직원이 합니다. 처리일 수가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사람이 빠진 것은 아닙니다. 직원의 시간을 답을 쓰는 일에서 확인하는 일로 옮긴 결과입니다.

 

에이전트를 만드는 구조

 

3. 에이전트는 누가 만드는가


같은 발표에서 김 부장은 또 하나의 문제를 털어놨습니다. 처음에는 AI 센터가 모든 요청을 받아 처리했는데 요청이 한 곳에 몰리자 수요가 늘수록 대응이 느려졌다고 합니다.


AI 센터가 확산을 막는 병목이 되자 은행은 방향을 바꿨습니다. 업무를 가장 잘 아는 현업이 자기 업무에서 문제를 찾고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게 했습니다. 사내 ‘AI 랩’에는 은행 직원 45명과 카드사 직원 6명, 모두 51명이 참여했습니다. 2주 동안 AI 심화 교육을 받고 10주 동안 실전 프로젝트를 진행해 은행에서 19개, 카드에서 2개의 AI 과제를 찾아냈습니다. AI 센터는 요청을 대신 처리하던 역할을 내려놓고 기술과 플랫폼을 운영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4. 현업이 만들어도 통로는 하나로


현업이 저마다 에이전트를 만들면 담당자는 곧 다른 걱정을 하게 됩니다. 고객 정보가 밖으로 새지 않을까, 누가 무엇을 쓰는지 알 수 있을까.

KB국민은행은 이 걱정에 대한 답을 길목 하나에 두었습니다. 개발자의 요청은 공통 관문을 거쳐 외부 AI 모델로 연결됩니다. 은행의 AI 플랫폼은 모든 AI 호출에 사용자 인증, 권한 확인, 개인정보 가리기, 안전장치(가드레일), 차단 기록 관리를 한꺼번에 적용합니다. 만드는 사람은 늘리되 지나가는 길은 하나로 묶었습니다. 현업에게 자유를 준 만큼 길목에서 통제한 셈입니다.

 

 


 

 

5. 맡길 일보다 남길 일부터


KB국민은행 사례를 세 가지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쓰는 일은 AI에게 넘기고 책임지는 일은 사람에게 남겼습니다.

처리일 수가 19.7일에서 8.4일로 줄었지만 사람이 빠지지는 않았습니다. 직원의 시간이 답을 쓰는 일에서 확인하고 서명하는 일로 옮겨 갔습니다.


둘째, 에이전트를 만드는 일은 업무를 가장 잘 아는 현업에게 맡겼습니다.

AI 센터는 요청을 대신 처리하던 자리에서 내려와 플랫폼을 운영합니다.


셋째, 만드는 사람은 늘리고 AI로 가는 길은 하나로 묶었습니다.

현업에 준 자유는 공통 관문에서 관리합니다. 세 가지 모두 같은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AI에게 무엇을 시킬지보다 사람에게 무엇을 남길지를 먼저 정했습니다.

 

 

AI 도입을 앞두고 있다면 맡길 일 목록을 작성화기 전에,
마지막에 사람이 서명할 자리부터 적어 보시길 권합니다.

 

 


수트와후드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