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바로 ‘아바타’ ‘자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 많은 제약과 한계를 가지고 있죠. 이러한 현실 세계에서의 구속을 가상세계에서는 벗어나 보고자 하는 것이 바로 ‘메타버스’를 만들게 된 가장 큰 이유입니다. 비록 가상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인간은 ‘아바타’라는 자신의 분신을 통해 무한대의 자유를 누리게 됩니다.  

메타버스에 들어가려는 사용자는 먼저 자신의 분신인 아바타를 만들 것을 요구받습니다. 물론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에는 아바타로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버스 사용자에게 자신의 분신인 아바타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 있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상 세계 속에서 나를 대신할 ‘아바타’는 나를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외모를 가져야 하니까요. 메타버스에서는 현실의 50대 중년 아저씨라고 해도 10대의 젊은이 모습의 아바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현실은 나의 외양을 내가 선택할 수는 없지만요. 태어날 때 주어진 모습에서 한계를 가지게 되는 것이죠. 뭐 성형 수술 같은 것으로 약간의 변화를 줄 수도 있겠으나 이런 노력으로 내가 원하는 모습을 만드는 것은 너무나 어렵고 돈이 많이 듭니다. ‘아바타’의 자유로운 선택은 그런 점에서 ‘메타버스’에서 아주 중요한 사항입니다.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3D 캐릭터. 출처. 네이버

 

아바타는 메타버스 서비스의 기본 옵션이기 때문에, 아바타를 선택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에 무료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메타버스마다 독특한 이미지의 아바타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두고 있는데,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사용자의 사진 이미지로부터 3D 아바타를 바로 만들어주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 속 아바타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들에게 아바타는 단순한 그래픽 이미지 그 이상의 의미입니다. 애초에 아바타를 생성할 때부터 최대한 자신의 실제 모습과 비슷하게 만들려고 노력하거든요. 현실에서 금발 머리이면 아바타의 머리색도 금색으로 하고, 평소에 안경을 끼는 사람은 아바타에도 안경을 씌웁니다. 이런 그들의 성향을 감안하여 최근에는 아예 인공지능 기술로 사진의 이미지와 유사한 아바타를 만들어주는 스타트업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바타의 패션을 바꿀 수 있는 의상이나 아이템을 통칭하여 ‘스킨(Skin)’이라 부르는데, 아바타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하는 것 이외에 다양한 스킨을 통해 아바타를 꾸미는 것도 가상세계 속에서 개성을 표출하는 중요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Z세대나 알파 세대들에게 아바타는 가상 세계에서의 자신이기에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현실 세계의 나를 개성 있게 표현하는 것만큼, 가상 세계의 나(아바타)를 다른 아바타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돋보이게 하고자 하는 욕구가 높은 것이죠. 

아바타는 무료이지만, 아바타를 더 개성 있게 꾸밀 수 있는 ‘스킨(Skin)’의 경우는 대부분 유료로 제공이 됩니다. 사실 이 스킨이 게임의 경우에 꽤 쏠쏠한 수익 모델이기도 하거든요. 현재 가장 유력한 메타버스 1순위 후보인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경우에도 아바타의 패션인 스킨이 엄청난 수익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게임 내 자체 통화 ‘V-Bucks’로 가상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여 1년에 2조 원이 넘는 수익을 벌어 들이고 있는 포트나이트 게임은 3억 5천만 명이 넘는 등록 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의 사용자가 스킨을 구입하기 위해  소액 결제로 한 달에 평균 20달러 정도를 지출한다고 하네요. 

 

 

여기에 포트나이트 같은 초대박 게임들은 협찬사들로부터 광고비를 받고 아바타를 위한 패션 제품을 만들어 돈을 버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포트나이트는 미식축구협회(National Football League) 리그의 32개 팀 유니폼과 유명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Nike) 조던(Jordan) 신발,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명품 브랜드 ‘마크제이콥스’와 ‘발렌티노’의 신상 옷을 그리고 ‘포켓몬 고’는 노스페이스와 구찌 제품을, 아바타용(가상 패션 제품)으로 만들었습니다.     

게임의 자유도가 조금 더 큰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의 경우에는 아바타 패션 아이템이나 스킨을 아예 일반 사용자들이 직접 만들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기도 합니다. 

마인크래프트 기본 캐릭터는 다양한 선택이 어렵지만, 스킨을 제작하여 판매하는 개발자들에게 자유로운 제작과 판매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외부 개발자들이 만든 스킨들로 이용자들의 패션 욕구가 채워지고 있으며, 이런 스킨의 구매 시장이 꽤 큰 규모로 형성 돼 있습니다. 컴퓨터그래픽 실력이나 개발 능력이 있는 이용자들은 본인이 직접 세상에 하나뿐인 스킨을 제작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스킨을 구매하여 사용합니다. 자체 마켓 플레이스에서 독자적인 화폐인 ‘Minecraft 코인’으로 결제를 하도록 하는 가상 경제 시스템을 역시 보유하고 있죠.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 아바타

 

로블록스의 아바타는 ‘레고’ 형태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용자가 마음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게임 참여자들이 처음엔 무료로 게임을 시작하지만, 곧 자체 화폐인 ‘로벅스’로 아바타의 스킨을 구매하여 로블록스의 가상 경제 시스템의 일원으로 편입이 됩니다. 

게임이라는 가상공간이 메타버스로 진화하면서 사용자들이 아바타를 자신과 동일시하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게임 속 아바타의 능력치를 높이는 아이템이나 스킨을 얻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을 넘어, 이제는 아바타의 외모를 멋지게 보이도록 하는 가상 패션 제품에도 아낌없이 돈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아바타를 위한 투자를 자신을 위한 투자로 여기는 Z세대와 알파세대로 인해 가상 경제 규모가 가파르게 커지고 있고, 새로운 경제 신대륙인 메타버스를 선점하려고 거대 IT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죠. 

새로운 세대들에게 가상공간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전쟁 놀이의 게임 공간이 아닙니다. 

그들에게 가상 공간은 또 하나의 내가 현실과 연결되어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고찬수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