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정주용 경영투자칼럼니스트

Xi Jinping, painted portrait _DDC2126
시진핑 그림. [저작자] by thierry ehrmann, flickr [이미지출처] https://flic.kr/p/rpxmKL
만인의 창업이 13억 인구를 뿌리째 변화시킨다. 지금 중국에선 역사적 전환이 진행중이다. 덩샤오핑이 추진한 개혁개방 이후 37년간 지속되온 국영기업 중심의 국가자본주의에서 탈피해 민영기업 중심의 개방형자본주의로 급속히 변모하는 대수술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바뀌지 않으면 안되는 숙명을 감지하고 시진핑 정권은 운명을 걸고 인터넷플러스, 스마트제조란 정책 키워드로 경제의 근본을 뒤집는 중이다.

작년 알리바바의 미국거래소 상장이 세상을 놀라게 했다면

올해는 수많은 중국발 스타트업 열풍이 미국 실리콘벨리도 놀라게 하고 있다.

“만인의 창업!”

중국 정부는 우직한 뚝심으로,
일관된 정책으로,
중국판 실리콘밸리를 여럿 만들어 나가고 있다.

샤오미로 상징되는 베이징 중관촌(中关村)엔 칭화대, 북경대 출신의 로컬 인재들과 미국 유학파들이 뒤섞여 미래의 샤오미를 꿈꾼다.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다. 그래서 오늘날 중국 스타트업의 기업문화는 한국보다 더 파트너쉽을 강조하고 미국보다도 더 빠른 시대 적응력을 자랑한다. (한국 스타트업엔 여전히 그넘의 오너(Owner) 문화가 뿌리깊다. 20대 창업가도 지분 나누기에 정말 인색하다.)

미친 존재감. 샤오미의 성공비결은 바로 미국적인 자율과 파트너십 기업문화를 중국적으로 재해석한데 있다. 8명의 창업멤버 대부분 미국 일류 기업에서 잘 훈련받은 미국식 인재라는 것이다.

중관촌엔 이미 인재, 자본, 정책적 지원 모든 것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필요한 것은 아이디어와 열정.

그래서 버블에 가까울 정도로 투자받기 쉬운 상황. 사업계획서 몇장과 좋은 팀이 구성되면 바로 몇십억 원은 투자 받는다. 투자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황이다.

베이징은 이제 딱딱한 정치의 도시가 아니라 활력이 넘치는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 때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션전은 이제 제조 스타트업의 산실로 변모했다. 시제품에서 대규모 생산에 이르는 완벽한 제조 생태계가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마련되어 있다. 덕분에 세계 최고의 드론은 이제 중국 기업의 손으로 만들어진다. DIJ의 카메라 장착 드론의 품질과 가성비는 세계가 놀랄 정도다.

미래의 샤오미, 화웨이를 꿈꾸는 젊은 창업가들이 3D프린터로 아이디어를 이리저리 구현한다.

“된다!” 싶으면 바로 투자받고, 대량생산에 들어간다.

이런 과정이 수개월내로 뚝딱 진행되고, 성공하면 13억 중국 인구. 세계 최대 시장을 먼저 먹고 시작하니 글로벌 전략도 딱히 필요 없다.

샤오미는 중국에서 1등하니 해외에 진출 안해도 세계 4등 바로했다. 대륙의 포스!

베이징 중관촌의 야경 [저작자] by Charlie fong
베이징 중관촌의 야경 [저작자] by Charlie fong [이미지출처] 위키미디어
그 뿐인가?!

정부 정책은 민간을 통제하고 재단하기보다 민간의 뒤에서 쫓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마치 사커맘처럼 응원해주고 상처나면 치료해주는 역할로 최소한의 간섭으로 최대한의 자율을 제공해준다. 창조와 혁신을 위해선 숨쉴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중국 정부.

때로는 무관심이 약이라는 것을 어찌 그리 잘아는지!

한국은 여전히 제조업 관성으로 국가가 유망 산업을 선정하고 산업의 질서를 설정하려 애쓴다. “규정도 없는데 어떻게 해?!” 이런 사고방식. 규정이 만들어지면 벌써 그 사업모델은 필요 없어지는 게 지금 시대다.

냅둬야 살아난다는 간단한 진리를 믿자!

기존 질서를 교란하는게 두렵다고?

어차피 한국 스타트업이 교란 안해도 중국 거대 공룡 텐센트, 알리바바가 결국은 교란하게 된다. 그러니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중국 만인의 창업 열풍은 어찌보면 미국 실리콘벨리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진핑 정권의 절박함, 과거 기득권세력의 자연스런 몰락에 따른 경제권력의 공백, 넘치는 투자금, 해외파 인재들의 복귀.

이 모든 요인들이 맞물려서 중국은 이미 모바일 서비스 산업 O2O(Online to Offline)에서는 세계를 리딩하는 지위에 올라섰다. 디디콰이디, 메이퇀디엔핑, 그리고 그 뒤의 텐센트, 알리바바. 수십조 수백조원의 자본이 중국을 모든 사람과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상을 창조하는 중이다.

이제 창조되는 새로운 중국은 그간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중국이고 세계를 리딩할 규모, 속도, 유연성을 모두 겸비하고 세상을 놀라게 하면서 창조와 혁신을 이어나갈 것이다.

마무리로 큰 질문을 던진다.

그럼… 우리는?!

필자 소개
정주용
대기업 재무팀 (‘12.11~현재)
SV Investment / Global Biz. Div. / Principal (~’12.10)
IBK투자증권 Head of China Desk (~’11.11)
Xinhua Capital, Senior Manager (~’10.10)
신영증권 투자금융부 중국팀
“人能弘道,非道弘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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