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라인프렌즈, 카카오프렌즈, 웹툰 등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게임이 흥행에 성공했다. 잘만든 캐릭터 하나가 기업을 먹여살리는 셈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만들어진 캐릭터와 스토리가 게임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해외에서는 게임 홍보를 위해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 더 큰 호응을 얻기도 한다. ‘포켓몬스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즉, 게임도 하나의 콘텐츠로써 캐릭터와 스토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제2차, 3차 사업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출시되는 게임에 비해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사업은 저조한 편이다.

8월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ad:tech @AD STARS 216’에서 게임 IP의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캐릭터 비즈니스의 한계와 희망’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서는 조정현 넥슨코리아 콘텐츠사업팀 팀장이 사회를 맡고, 조경훈 스튜디오 애니멀 대표와 오병언 신세계I&C 리테일사업 팀장이 이야기를 나눴다.

이미지: AD STARS
왼편부터 조경훈 대표, 오병언 팀장, 조정현 팀장 (이미지: AD STARS)

조경훈 스튜디오 애니멀 대표는 게임이 애니메이션으로 탄생되기 위해서 두 콘텐츠가 갖는 특징를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게임의 핵심은 아바타입니다. 이용자가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반면, 애니메이션은 각각의 캐릭터에 성격이 부여되기 때문에 게임 캐릭터가 애니메이션으로 전환되면 이질감이 발생합니다.”

조 대표는 게임 캐릭터 뿐만 아니라 스토리에서도 두 콘텐츠는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의 경우, 이용자가 플레이하면서 결제를 하도록 유도하는 요소들이 스토리 상에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면, 애니메이션은 스토리가 하나의 콘텐츠이죠. 이 때문에 게임의 재미있는 스토리를 애니메이션화하는 작업이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게임 원작의 세계관과 캐릭터, 스토리의 정체성 등을 고려한 후 게임 유저와 애니메이션 관객을 동일 선상에서 생각해야 한다. 또한, 애니메이션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게임의 경험을 확작시키는 상호보완적인 요소라는 것이 조 대표의 의견이다.

넥슨의 경우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등 60여개의 IP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세계 계열인 ‘이마트’와 제휴를 맺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성공적으로 피규어 및 아이템 카드를 판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정현 넥슨 콘텐츠사업 팀장은 예전만큼 IP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메이플, 카트라이더 등 60여개의 IP, 160여 종의 사업권을 갖고 있지만, 처음과 비교했을 때 매출수준은 10분의 1로 줄었습니다. IP를 다양한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디즈니’, ‘반다이남코’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넥슨과 유사한 반다이의 경우 매출비중이 건담과 요괴워치 등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지만, 넥슨은 ‘메이플’에 집중되어 있죠.”

조 팀장은 일본과 미국처럼 하나의 IP를 다방면에 활용하는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이 한국 게임시장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거 소설 및 애니메이션 기반으로 게임을 개발하던 모습과 많이 변했습니다. 급격하게 성장했죠. 매출에 집중해 게임을 개발했기 때문에, IP를 활용할 수 있는 OSMU 전략을 간과했습니다.”

조 팀장은 게임 IP를 활용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IP가 여러 비즈니스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죠. 넥슨은 IP를 만드는 데에 급급해 하지 않고, 유저와 소통하고 상품화에 관심있는 기업들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시장 전체 볼륨을 키우기 어렵기 때문이죠. 한계가 많은 만큼, 기회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추가적으로 조경훈 대표는 IP를 활용하는 각각의 플레이어가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IP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모든 업계가 십시일반으로 여러가지 테스트를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즉, 국내 업계 종사자들도 OSMU를 발전시킬 수 있는 협력 구조를 만들고 유저와 합리적으로 만날 수 있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