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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토토 스타트업’이라고 제목을 썼지만, 정확히 명시하자면 ‘스포츠 토토 관련 포털사이트 스타트업’이 되겠다.

전통적인 IT 플랫폼 사업이기에 회사의 구성원도 전통적이었다. 개발 팀장과 서브 개발자, 디자이너와 기획자 등 이렇게 실무진은 4명이었고, 프로젝트는 3개월 일정으로 진행됐다.

다들 어느정도 경력이 있었고, 무난히 프로젝트가 진행되겠다 싶었지만, 기획자의 경력이 너무 없었다. 거의 신입급이었고, 오너의 플랜을 제대로 실무진들에게 전달하지 못했다. 또한 기획내용에 두서가 없어서 어제의 기획문서가 오늘의 기획문서가 아니기도 했다. 뭐 상황만 이렇다는 것이고, 지금 글에서 ‘기획자가 문제인 스타트업은 이렇다’라는 것을 언급하려는게 아니다.

회사 내부의 복지는 특출나게 좋거나 나쁜 것은 아니었는데,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스포츠 토토 보너스’라는 것이 있었다. 무상으로 ‘betman.co.kr‘에 배팅금액을 10만원 한도로 제공했다. (불법 사이트 아니다.)

사실 이쪽 분야에 관심이 없다면 ‘토토’라는 단어를 아예 들어보지도 않았을 것이고, 언론에서 다루는 ‘불법토토’로 인해 나쁜 인식이 대부분이라 의식하는 직원들에게, 그런 인식을 줄이는 것과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우리가 만드는 이 플랫폼에 어떤 사용자들이 어떤 정보를 얻기위해 오는지 등 이것에 대한 교육을 매우 효율적인 복지로써 해결하고 있었다.

위에 언급했던 부족한 기획력을 오너는 이미 알고 있던 터라, 시간만 나면 주말이든 늦은 평일이든 기획자에게 기획관련된 교육을 보내기도 했고, CTO는 당시에 막코딩으로만 개발되던 PHP 개발을 프레임워크 위주로 진보시키려 노력 했다. 그런 CTO 의 의지를 오너는 존중했고 개발일정에 관해 그 어떤 태클도 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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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초기에 잡혀있던 3개월의 개발일정이 6개월이 넘어가고 1년 가까이 소모됐음에도 그 어떤 투자도 없이 자생하기 위한 매출위주의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오너의 플랜은 견고하게 스케줄링되고 있었다.

게다가 오너가 돈도 많았다. 1년간 매출없이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능력이 탁월했다고 본다. (결국 CEO의 최대 덕목은 돈이다! 돈!)

물론 카카오나 배달의민족 혹은 쿠팡 같이 빅머니가 되는 회사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어떤 투자도 없이 오너가 하고 싶은 일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고 구성원들도 안정적으로 회사를 다니며 스스로의 비전을 가지게 해주는 회사가 됐다.

꿈은 크게 가지되 계획은 현실성 있게 구성하고 핵심에만 투자를 하며,
구성원들의 교육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

비록 빅머니가 아닌 회사라고 할지라도 그게 뭐 어떤가.

작은 회사는 작은 회사만의 생존방식이 있고, 그게 구현됐을 때엔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다만 필자는 프로그래머를 넘어서 기획과 영업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욕심 때문에 이 회사를 퇴사하고 기획자로 이직하게 된다. (좀 붙어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