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증강현실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하면 투자자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가상현실에 대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비해 VR 업체에 대한 투자규모는 해외에 비해 저조한 모습이다. 대한민국 VR 시장이 성숙하지 않다는 의미일까?

지난 11월 14일,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 ‘맥스서밋 2016’에서는 모비데이즈 유범령 대표, 케이큐브벤처스 김기준 상무,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남훈곤 심사역이 ‘투자자 관점에서 본 VR 시장’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유범령(모비데이즈대표), 김기준(케이큐브벤쳐스 상무), 남훈곤(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심사역)
유범령(모비데이즈 대표), 김기준(케이큐브벤쳐스 상무), 남훈곤(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심사역)

김기준 상무와 남훈곤 심사역에 따르면 VR 시장에 대한 투자와 성숙도의 연관성은 적다고 이야기했다.

남훈곤 심사역은 “미국이나 유럽 시장 또한 VR에 확신을 전달하지 못한다”며 “전세계적으로 VR 시장은 초기 단계이고, 국내외 업체가 지닌 비전이나 기술력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추가적으로 김기준 상무는 “중국이나 미국은 시장이 크기 때문에 사업적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관심을 받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여러 분야에서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며 국내외 VR 시장의 성숙도를 비교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남훈곤 심사역
남훈곤(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심사역)

가상현실의 경우 시장전망은 밝지만, 불투명한 요인도 존재한다. 김기준 상무는 피투자사를 선정할 때 사업 본연의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VR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검토할 때 중요한 것은 ‘VR’이 아니라 그 뒤에 붙는 사업입니다. ‘VR 교육 서비스’라고 했을 때, VR이 아닌 교육 서비스에서 어떤 경쟁력과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교육에서 강점이 있다면 VR을 도입해도 가능성이 높겠죠.”

추가적으로 남훈곤 심사역은 피투자사를 선정할 때 합당성과 추진력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VR이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왜 가상현실로 콘텐츠(또는 플랫폼)을 만드는지 납득이 되야 합니다. 투자자 뿐만 아니라 유저가 판단했을 때도 마찬가지죠.”

VR 게임은 가상현실 시장을 이끄는 요소로 주목하고 있다. 케이큐브벤처스와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는 여러 게임사에도 투자하고 있는데, VR 게임시장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단계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남훈곤 심사역은 게임을 평가하는 요소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UI 구축과 설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많은 VR 게임이 출시되고 있지만, 아직 영점은 안 잡힌 상태라고 보입니다. 매일 새로운 게임이 나오고 있죠. 잘 만들어진 게임을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모바일 게임을 360도로 구현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유저 인터페이스를 고려해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김기준 상무는 VR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를 이해하고 이에 맞는 운영정책를 강구하는 것이 피투자사를 판단하는 주요 요소라고 이야기했다.

김기훈
유범령(모비데이즈 대표), 김기준(케이큐브벤쳐스 상무)

“최근 회사에서 바이브를 구매했는데요. 꽤 많은 비용이 들었습니다.(웃음) 스팀에 신기한 게임은 계속 출시되고 있는데, 매일 몇 시간 이상하는 게임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직 VR 게임의 성공요소를 평가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지만, 이용자를 이해한 운영정책으로 게임의 리텐션을 높이고 아이템 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상현실은 융복합 산업인 만큼 산업을 확장 시킬 수 있는 기술도 주목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남훈곤 심사역은 “VR 콘텐츠의 몰입감을 높여주는 기술분야 발전이 필요하다”며 “향후 40대, 50대도 무리없이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술, 영상 솔루션 등 테크 개발사들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김기준 상무는 “기술투자로 VR시장이 성숙해지면, 모든 디지털 콘텐츠 영역이 검토 대상이 될 것이다”며, “게임뿐만 아니라 교육 등 가상현실에서 제2의 인생을 구현하는 디지털 콘텐츠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