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펙트 반호영 CEO가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번 더 소개합니다.

스타트업이 돈을 구하는 방법으로 매출, 투자, 정부 지원금을 지난 글에 대해서 다루었고, 이번에는 금융권 대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사실 앞날이 불확실하고 매출이 없는 스타트업이 일반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리고 모험 자본이 아닌 일반 금융권에서 스타트업에 대출을 해주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많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기술 보증기금, 신용 보증기금 등을 통해서 스타트업이 대출을 받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초기 벤처의 경우 1억원 이하 자금의 경우 기술 보증을 통해서 어렵지 않게 대출을 받는 것을 주위에서 많이 보아왔다. 그리고 한국에만 있는 희한한 제도인 벤처 인증이라는 인증을 받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 기술 보증 기금에서 대출을 받는 방법이기 때문에 많은 스타트업들이 기보에서 대출받는 것을 보았다.

이미지: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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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을 통해서 매출이 어느 정도 나오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떨어지는 경우 차입은 금융공학적으로 봤을 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서 자본 이익률을 높이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본업을 통해서 나오는 매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대출을 해주는 금융기관도 불안하고 대출을 받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이자와 상환부담이 있는 대출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한국에서는 대출시에 대표에게 언제나 연대보증의 책임을 지운다. 이건 주식회사라는 제도와 모순되는 제도이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악습이다. 기술보증도 표면적으로는 기술을 검증해서 보증을 해준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표자에게 연대보증을 지우고 실패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우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후배들이 찾아오면 언제나 난 절대로 대출을 받지 말라고 조언한다. 어쩔 수 없이 받아야 하는 경우가 올 가능성이 아주 높지만, 그때는 어떤 위험을 지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하라고 조언한다.

우리나라가 창업 생태계와 미국의 실리콘 밸리 창업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갈라놓는 차이가 바로 이것이다. 미국은 모험자본의 투자되고 실패 이후에도 창업자는 새로운 도전을 할 수가 있다. 그에 반해 한국은 기보 대출로 벤처인증을 받고 사업이 실패하면 기보를 갚기 위해 열심히 용역을 해서 대출을 갚거나 아니면 문을 닫고 대표는 신용 불량자가 되어 재도전의 가능성은 철저히 차단된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3번 정도 실패한 이후에 4번째 성공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사례를 찾기 힘든 이유가 이것이다.

창업 1년 미만의 초기 스타트업에게 기보 대출은 스타트업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 4가지 (매출, 투자, 정부지원금, 대출) 중에 가장 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가장 뒤탈 가능성과 위험성이 높은 방법이다.

스타트업의 시기, 성격에 따라서 4가지 방법의 난이도는 조금씩 다를 것이다. 그래도 일반적인 난이도의 랭킹을 매겨본다면 “매출 (용역 매출 제외) >>> 투자 > 정부지원금 > 대출” 이렇게 될 것 같다. 바람직한 순서도 난이도가 어려운 순으로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타트업이 돈을 구하는 방법 4가지에 대해서 다루어 보았다. 물론 이 범주에서 벗어나는 “기부”라는 것도 있을 수 있지만, 그건 극히 예외적인 케이스이라서 제외시킨다면 웬만하면 이 범주에 포함되지 않을까 한다. 각기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대표는 본인의 성향과 전략에 따라서 적절히 사용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마다 이건 되고 안되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건 결국 그 사람들의 이야기 일뿐 결국 대표가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행하고 책임지는 것이다. 훈수를 두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조언으로만 듣고 판단은 결국 본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까지 쓴 내용도 가급적 객관적으로 쓰려고 했지만, 나의 주관적인 경험과 판단이 들어간 내용이기 때문에 결국 이것도 참고 자료일 뿐이다. 다만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내 경험과 지식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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