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개발자 김수보님의 글을 모비인사이드에서 소개합니다.

이 글은 ‘초보 CEO’ 및 ‘초보 CTO’분이 시작할 때 고민했으면 하는 내용입니다.

스타트업은 시작하긴 쉬워도 끝까지 잘 가긴 힘듭니다. 사업이란게 호락호락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끝까지 간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미국도 그렇지만 국내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초보 CEO’는 언제, 어떤 판단을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다른 회사들을 벤치마킹하게 되는 되요. 구글, 페이스북은 그 단골 대상들입니다. 비교적 성공 스토리가 많이 알려져 있거든요.

저는 단계별 이직을 통해 각 성장단계를 경험해 보았는데요. 우리나라는 성장 중반부터 실리콘밸리와 크게 달라지더군요. 경영, 재무 이슈에서 크게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중반 이전’ 부분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상장하기 직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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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상장은 2012년, 2004년 첫 투자 후 8년만이었습니다. 주요 이벤트를 요약해 보았습니다.

2004. the facebook 출범 (100만명, 58만불 조달)
2005. 사진 서비스 출시 (550만명, 1270만불 조달)
2006. 모바일, 노트 기능 추가(1.2백만명, 2750만불, 3.75억불 조달)
2007. f8 플랫폼, 광고기능 오픈 (5천만명)
2008. 친구 공유, 채팅 기능 (1억명, 수익발생)
2009. 좋아요 버튼 추가 (3.5억명)
2010. 플레이스 서비스 출시 (5억명)
2011. 페이지 서비스 독립 (8억명)
2012. 타임라인 오픈, 상장 (9억명)

페이스 북은 2007년까지 시리즈 D, 즉 4번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3년간 조달 액수가 4,700억원 에 달했습니다.

간과하지 말 것은, 실리콘밸리는 투자환경이 매우 좋고 페이스북은 S급 사례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였다면 훨씬 상황이 안 좋았을 겁니다.

 

#돈을 어디다 썼을까?

그런데 이런 게 궁금합니다. 왜 저커버그는 ‘돈이 필요했을까?’, ‘그 돈 어디 썼을까?’ 그래서 재무제표와 연간 리포트를 살펴 보았습니다. 요약해 보니 다음과 같았습니다.

– 돈을 투자해서 회원을 모았다.
– 정확히 말하면 회원들에게 필요한 새 기능을 개발했다.
– 그래서, 개발자를 뽑고 서버를 샀다.
– 다행히 기능 개발이 회원 확대, 수익 창출로 잘 이어졌다.

건물 사고, 땅 사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페이스북이 가진 호재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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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아이폰, 2008년에 안드로이폰이 출시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이 글로벌하게 보급될 때 거의 기본 앱처럼 페이스북이 깔렸습니다. 경쟁 앱이 거의 없었습니다. 트위터는 경쟁 앱이라기 보다 짝궁 앱이었습니다. 페이스북이 좋은 서비스인 건 분명합니다만, 글로벌에서 스마트폰을 빼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요약하자면, ‘페이스북은 외부환경 변화에 맞추어 빠르게 개발인력을 충원했고, 필요한 기능을 잘 개발하는 데 돈을 써서 회원 확보를 성공적으로 했다.’ 정도 되겠습니다.

 

#힘든 게 없었을까?

저커버그는 이런 질문을 했던 것 같습니다. 결과는 나중에 경영성과를 통해 드러났지요.

회사를 야후에게 팔지 않고, 계속 운영 해야 할까?
과연 투자가들에게 뭐라고 설명하고 돈을 받을까?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유지한 채 조직을 확대할까?

2006년은 저커버그에기도 힘들었던 한 해였습니다. 회원을 1,200만 정도 확보하긴 했지만, 갈 길은 멀었습니다. 반면, 직원 수가 150여 명을 넘기면서 고정비 부담이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회사가 내용적으로도 변해야 하는 시점이었습니다. 직원 수를 늘리면서 생산성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야후 제안을 거절하면서 저커버그는 여러가지 결심을 했던 것 같습니다. 결심은 공격적인 개발자 충원과 f8 플랫폼 오픈으로 나타났습니다. 굉장히 바쁜 의사결정과 기능 개발이 이루어졌습니다.

당연히 ‘개발팀’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2008년 이후 ‘회원 수’는 급증했지만, ‘직원 수’는 2012년까지 크게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서버 대수는 2009년 3만대 , 2010년 6만대, 2012년에는 18만대까지 급증했습니다. 단순히 규모 확장뿐 아니라 기능 분리와 확장도 잦았습니다. 배포 오류, 장애 감지 실패, 데이터 불일치 등 난리였을 겁니다. 아무리 자동화를 해도 업무량이 쉽게 줄지 않았을 겁니다. 당시 ‘개발팀’과 ‘운영팀’에게 지옥같은 시간이었을 것 같습니다.

2010년에는 ‘엔지니어링팀’과 ‘운영팀’이 전체 인력의 50%에 달합니다. 각각 400~ 500명씩이니 적은 인력은 아닙니다. 이것은 내부 시스템이 이미 꽤 많은 파트로 나누어져 있고 충분히 복잡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키텍쳐가 계층화, 자동화가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커버그에게는 ‘돈 벌어오는 숙제’도 있었습니다.

2006년 회원 1,200만명을 기반으로 MS로부터 광고계약을 따냈습니다. 당시 연매출의 절반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MS로부터 투자도 유치합니다. 1타 2피였던 셈이지요. 서버 비용의 급격한 증가와 개발자 부족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단비와도 같았을 겁니다.

 

#쉽게 돈을 벌었을까?

fb3재무제표를 보면, 비용의 대부분이 ‘인건비’입니다. 그래서 비용이 ‘채용규모’와 비례합니다. 그리고 매출의 대부분은 광고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2008년에는 광고 시스템을 오픈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 수익’이 쉽게 늘지 않았습니다.

저커버그에게 ‘광고 수익’의 확대는 매우 절박했을 겁니다. 2012년 그는 사활을 걸고 ‘타임라인’을 오픈하면서 기업공개를 합니다. 다행히 이후 광고 수익은 가파르게 상승합니다.

광고 수익의 기울기가 매년 높아지는 것은 눈여겨 볼만 합니다. 좀 더 많은 사람이 매칭되고 전환률이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기능들이 백엔드에서 돌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아마 충원되는 개발자들이 주로 ‘타임라인’ 뒷부분의 ‘백엔드 및 인프라 분야’에 투입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덕분에 요즘 페이스북은 지우고 싶을 정도로 SNS 피로도가 높아졌습니다. 사실 지웠습니다. 웹으로만 합니다.)

요약

(1) 저커버그가 MS매출을 못가져 왔으면 회사가 어려웠을거다.
(2) 페이스북이 날기 위해서 필요한 금액이 약 4,700억원 정도였다.
(3) 그거 다 개발자 인건비다.
(4) 매년 도전적인 과제를 하는 것은 피말리는 일이다.
(5) 광고를 서비스에 융합시켜 효율을 높이는 것은 난이도가 굉장히 높다.
(5) 페이스북처럼 일사천리로 컸을 때 서비스 회원 수가 저 정도 된다. 아마 전무후무할 듯.
(6) ‘베스트 오브 베스트’인 페이스북도 기능 개발기간이 저 정도 된다.(큰 거 1년, 작은 거 드문드문) 그래서 개발방향을 잘 정하고, 좋은 선택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7) 플랫폼은 눈에 안 보이는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돈을 투자 해야 한다. 인프라는 서비스 지능과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8) 그래서 개발팀을 잘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인터넷 서비스에서 개발팀은 ‘상품 개발팀’이다.

본업이 IT가 아닌 회사라면 IT를 아웃소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업이 ‘온라인 비즈니스’라면 개발팀없이 시작해서는 안됩니다. 위에서 본 것과 같이 온라인 서비스는 사용자 반응에 따라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서비스는 “하루에 한 걸음씩 밖에 못 걸으면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는 긴 여행”과 같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일하는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다음에는 페이스북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IT의 중심에서] 시리즈

– 유니콘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 채용전략
– 스타트업, 잘 헤어지기
– 플랫폼을 여행하는 개발팀을 위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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