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호님이 영국 체류 중 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모비인사이드에서 편집, 정리해 소개합니다’

3월 말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몬조(Monzo)라는 인터넷 은행이 오픈한다는 소식을 얼떨결에 페이스북에서 봤다. 거기다 매달 계좌 유지를 위한 수수료도 없다고 한다. 궁금하면 못 참는 성격이라서 몬조가 오픈하자마자 계좌를 열었다. 그리고 4개월이 지난 지금, 이제는 다른 이에게도 추천해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렇게 소개 겸 사용기를 작성해본다.

몬조(Monzo)는 2017년 4월에 은행으로써 인가를 승인 받은 영국의 인터넷 은행이다. 톰 블롬필드(Tom Blomfield)를 포함, 4명이 2015년에 창업을 하였고, 모두 스탈링 은행(Starling Bank)에서 일하다가 만났다고 한다. 참고로 스탈링 은행은 2014년에 설립된 영국의 인터넷 은행이다.

근무한지 1년 만에 새로 나와서 또 다른 경쟁사를 세운 것이 좀 신기하긴 한다. 2017년 5월 기준으로 몬조는 자사의 카드로 총 £250m(약 3715억원)이 거래되었으며 현재 사용자 수는 20만명에 육박한다고 하였다. 나는 4월부터 몬조은행에 계좌를 열고 사용하고 있으며 대략 17만번째로 가입을 했다. (앱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몬조는 특이한 기록을 하나 가지고 있다. 바로 ‘최단 시간내, 크라우드 펀딩 목표를 달성한 회사’이다. 96초 만에 £1m(약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초당 약 £10,000의 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2016년 3월에 몬조는 보통주 3.3%의 일부를 배분하는 조건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유치했다. 당시 몬조는 1인당 £1,000로 투자금액을 제한했는데 총 1861명이 평균 £537을 투자했다고 한다. 엄청난 트래픽으로 인해서 당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었던 크라우드큐브의 서버가 내려가는 해프닝도 있었다.

위 그래프는 당시 크라우드 펀딩을 분석한 그래프이다. 이로부터 1년 후 몬조는 다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2.4m의 투자(약 36억원)를 유치한다

참고로 몬조는 현재 체크카드 기능만을 지원한다. 고로 앱의 화면도 매우 심플하다. 위의 내역은 실제 내가 사용한 내역을 찍은 것이다. 제일 왼쪽 화면이 앱의 첫 화면이다. 일 단위로 카드를 사용한 항목들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자동으로 결제 항목들을 분류해준다. 아직까지는 분류가 잘못된 적은 없었다. 몬조는 사용자들이 정정 요청한 항목들을 지속적으로 모아서 자동분류 기능에 반영하고 있다.

카드결제 내역을 클릭 시 (가장 우측 화면) 카드를 사용한 위치를 보여주고 분류된 항목 기준이 잘못 되었을 경우 수정이 가능하다. 아울러 결제 이후에 1/n으로 나눠야 할 경우를 위해서 Monzo.me라는 서비스를 지원한다. 아직 이 서비스는 사용해보지 못하였다.

참고로 최하단 세번째 Card 탭을 눌러서 분실시에 카드 사용을 일시 중지할 수 있다.

가장 보수적인 산업 중의 하나가 금융 산업이라고 하지만 확실히 스타트업은 스타트업이었다. 몬조는 작년까지 총 4번의 해커톤(Hackathon)을 주최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자사 앱에 반영하고 있다.아울러 개발자를 위한 슬랙이 따로 있으니 흥미가 있다면 가입해 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바로 몬조는 자사의 서비스 로드맵을 모두 트렐로(Trello)로 공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서 향후에 몬조가 어떤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인지 확인할 수 있다.

메인 은행으로 나는 바클레이스(Barclays)를 쓰고 있는데 사소하지만 불편한 것들이 몇가지 있다. 예를 들어, 시스템 오류에 대한 메세지부터 시작해서 결제시 카드결제 내역이 바로 확인되지 않는다

한 편 몬조를 쓸 때는 상대적으로 그런 불편함을 덜 느낄 수 있었다. 카드결제 내역은 바로 알림(Notification)창을 통해 확인이 가능했고, 시스템 오류 발생 및 관련 진행사항은 앱을 통해 바로 페이스북의 포스트(Post)같은 형태로 CEO의 이름을 달고 바로바로 공유되었다. 은행의 전체 기능에 비하면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이런 작은 부분이 아마 몬조의 성장을 이끌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참고로 몬조는 금년 말까지 약 80만명의 고객이 계좌를 열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 더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지 궁금하다.

 

[이봉호의 영국 스타트업 이야기] 시리즈

(1) 영국판 “배달의 민족”, 딜리버루는 어떻게 영국을 평정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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