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 퍼틸레인 고문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최근에 매우 자주 언급하고 있는 내용인데, 현재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중국의 모든 분야의 IT기반의 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쉽게 이야기 하면 ‘누가 최고인지?’를 가리는 싸움이고, 이 싸움은 확실한 1, 2위 서열이 결정되기 전에는 멈추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단시일내에 그 결과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바야흐로 ‘쌍마열전’의 시대인 셈이다.

이미지: Getty images

그런 가운데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뜬금없는 합작이 발표됐다. 디디츄싱 같은 거대한 합작은 아니지만, 꽤나 흥미로운 합작인데 바로 음원사업에서의 저작권 공유 합작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알리바바의 음원사업 부문(샤미뮤직)과 QQ뮤직 쌍방간의 합작인데 요약하면 ‘양사는 서로가 보유하고 있는 저작권을 공유하겠다’는 내용의 계약체결을 발표한 것이다.

텐센트가 독점하고 있는 소니, 유니버설, 화납, YG, 로엔 등의 저작권을 알리바바에게 공유하고 알리바바에서 독점하고 있는 롤링스톤즈 등 미국의 유명 레이블의 판권은 텐센트에게 공유하겠다고 하는데, 특이사항은 알리바바가 독점하고 있는 SM의 저작권은 해당 공유 대상에서 빠졌다. 한국의 문제인지 중국의 문제인지 이 내용은 꽤 궁금하다.

중국의 음원시장을 이야기하자면 2015년 중국판권국에서 발표한 <온라인음악업체의 미허가음원서비스 책임에 대한 통지>라는 거창한 (하지만 내용은 심플한) 법안을 발표한 이래, 그 동안의 무료 음원시대가 사실상 종결 되었고 이후 중국의 음원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즉, 중국인들도 비로소 음악을 돈 내고 듣기 시작한 것이다.

넷이즈의 경우 음원시장의 후발주자임에도 현재 업계 3~4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상당한 공격적 투자에서 비롯되었는데 (심지어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텐센트의 음원사업 담당자들이 넷이즈로 스카웃되어 가는 경우도 있었다), 2015년 저작권 강화 조치로 인해 후발주자로서 중간중간 큰 타격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 왜냐하면 유저들이 즐겨 듣던 유명 트랙들이 하룻밤 사이에 회색으로 되어 버리는 상황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회색이 되어 버렸다는 의미는 저작권 신고를 받아 저작권 확인이 되지 않을 경우 플레이가 되지 않도록 블록처리가 되어버린 것을 말한다. 가령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대박났을 때 해당 OST가 불법으로 하루사이에 올라왔었고 <도깨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하루 사이에 신고받아 회색이 되어 버렸고 가장 합법적 정품 OST를 먼저 내 놓은 것은 물론 이때도 텐센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발주자인 넷이즈는 꽤나 고속성장을 하고 있었다. Kugou, Kuwo 등과 경쟁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을 해 나가고 있었는데, 텐센트는 게임에 이어 음원까지 쫒아오는 넷이즈의 성장을 (당연히) 못 마땅해 했다.

올 8월초 넷이즈뮤직의 CEO ‘정박(丁博)’은 모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텐센트는 참 좋고 편한 사업을 하는 것 같습니다. 넷이즈와 여러면에서 좋은 관계인 것 같은데, 음원 관련해서는 단 한번도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한 적이 없었으니까요…그 만큼 음악적 부분에서 고퀄리티를 자랑하고 있다고 믿습니다”라고 원 쿠션 돌린 비난인지 혹은 함께 사업을 하자는 것인지 모호한 구애를 날렸다. 그 8월 무렵에는 넷이즈가 저작권상의 지적을 받았던 (사실은 텐센트가 보유한) 많은 음원들을 강제 하차시켰던 넷이즈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힘든 시기였다.

하지만 이 넷이즈의 구애에도 불구하고 텐센트는 알리바바와의 이번 합작을 통해 표면적으로는 ‘불법을 단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속내로서는) ‘넷이즈를 이 참에 눌러 버리겠다’는 의지를 발표한 셈이 되었다.

이번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합작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보는데, 하나는 저작권이 강화된 중국 음원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고, 이로 인하여 돈을 지불하는 유저들이 많다는 점에서 음원 사업자체가 큰 사업적 기회라고 보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 음원시장에서의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활동하는 춘추전국시대를 종결하고 ‘우선은 BIG2(알리바바, 텐센트)가 시장을 지배하고 최종 승부는 나중에 가리자’는 다른 분야에서의 경쟁 및 합작과 동일한 전략적 양상인 것 같다. 좀 치사하긴 하지만 냉정한 것이 또 비즈니스의 세계 아니겠는가?

하필 그로인해 (게임분야에서 가장 텐센트를 괴롭혔던) 넷이즈가 가장 큰 피해를 받게 된 것은 우연인지 계획된 작전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사실 텐센트가 보유하고 있는 음원이 압도적으로 많고 시장점유율도 훨씬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텐센트의 속내는 좀 더 명확해 보인다고 보는 편이다.

하여튼 요즘 중국은 텐센트 알리바바의 싸움과 텐센트의 넷이즈 압박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래저래 흥미로운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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