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데이터 분석을 시작하는 기업은 보통 기업 내부에 쌓여 있지만, 빛을 보지 못하는 데이터를 먼저 탐색하는 것이 첫 번째 활동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당연한 이야기다. 추가로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서도 이미 있었던 활동에 대해 분석을 할 수 있으므로 경제적이며 경영자들의 일차적인 수요를 만족하는 출발이다.

그래서 보통 운영 중인 데이터를 데이터웨어하우스에 가져와서 분석 작업을 시작해 나간다. 가장 쉬운 것부터. 기본적인 상품의 판매에 대한 분석부터 고객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의 양에 따라 추가로 비용을 들여 데이터 관리를 위한 툴을 추가하기도 한다. 그리고는 업계에서 데이터 활용을 선도한 기업의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주요 과제를 정하고 추진한다. 공장의 상태를 본다든지, 고객을 멤버십으로 묶는다든지, 사기를 감지한다든지 업계에서 이미 활용 사례가 많은 기법을 알려진 알고리즘을 활용해서 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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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두 성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빅데이터’라는 이름을 붙인 조직들을 근래 몇 년간 만들어서 많은 과제를 수행하게 했지만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대부분 기업들은 기존에 있는 데이터에 데이터 인력을 뽑아두고 레퍼런스가 있어야만 하는 일을 남을 따라서 하고 있다.

이 부정적인 어감은 많은 분이 직감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에 투자하는 경영진의 신뢰와 이해의 빈곤이 자리 잡고 있는 영향이 크다.

특히 오프라인에서 주요 프로세스가 이뤄지는 산업은 데이터 중심의 기업 문화가 비교적 자리잡지 못한 원인이 크다. 온라인 산업에서 대부분의 트래픽 발생이 정합성이 높은 데이터와 직결되는 것과 별개로 오프라인에서는 데이터 수집 단계부터 분석이 이뤄질 리 없는 일이 만연해 있다. 이것은 대대적인 투자로 커버할 수 없는 영역이다.

정책적인 운영 등 현업까지 데이터의 가치를 이해하고 그들의 업무로 받아들여지는 시차 적응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차 적응 이전에 단편적이고 파편에 불과한 오프라인 기업의 데이터를 시나리오로 묶는 작업이 필요하다. 무엇을 위해 데이터 분석을 하고 남들이 했다고 하는 게 아닌 우리 업태에 맞는 방식의 KPI를 정해 현재 수집이 비어있는 영역의 데이터를 어떻게 획득할지에 대한 계획을 반드시 수반해야 제대로 된 데이터 분석이 이뤄질 수 있다.

이것은 마치 범죄자를 잡기 위해 마을에 CCTV를 어디에 설치하느냐와 무척 닮았다.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곳이나 최근에 급증하는 곳을 중심으로 주요 교통수단까지 주요 지점에 CCTV가 설치되어 놓치는 동선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세부적인 방향과 화질 등은 범죄자를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이 동반되어야 함은 이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아젠더를 말해준다. 만약 한 부분이라도 연결 고리가 끊어지게 된다면 범죄자를 잡는 것과 범죄가 일어나는 패턴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은 뻔한 이야기다.

많은 기업이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내부 데이터를 가지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이미 주어진 데이터 자체가 고객과 물류의 트랜잭션을 효과적으로 보기에 어려운 상태일 수 있다. 특히 오프라인 기반으로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데이터에 대한 저조한 투자와 밸류 체인 중 특정 영역만 강조하는 등의 과거 차별성 중심의 데이터 채집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기업에서 많은 돈을 들여 탐색적 분석을 통해 파편적인 인사이트를 얻을지는 모르나 이 비즈니스를 데이터로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데이터 수집이 고려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제 걸음마를 떼고 있는 오프라인 기업들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실패부터 겪고 이 과정을 바라본다. 분석을 몇 년간 해 보고는 이것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리고 다시 데이터 수집을 위한 투자를 말하기에는 이미 내부적인 동력을 잃고 난 다음이다. 초기의 데이터 파트의 수장은 이미 자리를 옮겼거나 발언권을 잃어버렸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벌어지게 된 원인에는 데이터 분석 초창기에 현업의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아는 인원이 데이터 분석을 위한 플랫폼 구축 단계에서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IT 전문가나 통계 전문가가 보통 시작을 하게 되지만 현업의 견제와 무관심이 실패의 확률을 더 높이고 만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데이터 분석 조직을 현업과 긴밀히 연결하면서도 업무의 전문성을 잃지 않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회사마다 데이터 관련 조직이 IT 부서에 있기도 하고 기획 부서에 있기도 하고 사업부 등 현업 조직과 붙어 있는 등 다양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떤 모양의 조직이라도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철저한 현업 비즈니스의 프로세스이고 시나리오다. 이 부분을 제대로 그리지 않고 출발한다면 결국 업계의 답습을 하는 수준에 그칠 뿐이다. 많은 기업에서 데이터 분석이 더 크지 못하는 안타까운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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