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활용되는 분야별로 대표성을 띈 사례들을 한 가지씩 정리해보려 한다.

이번 글에서는 인공지능이 날씨 기사, 스포츠 요약 기사, 경제뉴스 기사 등을 기자들을 대신해서 쓰고 있는 상황을 통해 인공지능이 기자의 일자리를 뺏을지,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날씨와 스포츠 기사를 대신 써주는

NCsoft의 AI

 

 

얼마 전 ‘리니지’로 잘 알려진 NCsoft가 연합뉴스와 함께 MOU를 맺고 날씨 기사를 쓸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였다는 기사를 보았다. 해당 기사를 보면서, 왜 게임회사에서 날씨 기사를 쓰기 위해서 고민을 하고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니 NCsoft는 예전부터 프로야구 구단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서비스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구글링을 해보니 ‘PAIGE’라는 야구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나름 완성도가 높아 보였다. 일단 이 두 가지 서비스를 짧게 살펴보고 NCsoft가 왜 이 서비스를 오픈,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도 한번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이제는 인공지능이 날씨기사를.. 연합뉴스 날씨 기사

 

음.. NCsoft는 왜 날씨 기사를 쓰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만들었을까? 

솔직히 이야기하면 이 질문이 먼저 떠오르고,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내부적으로 당장 필요한 영역에서 성과를 내기 위함일 수도 있고, 뉴스 서비스 자체가 다량의 데이터가 오고 가는 곳이기 때문에 우선 내부적인 테스트 성격으로 서비스를 내놓았을 수도 있겠다. 내부적인 사정은 잘 모르겠으나, 처음 들어보면.. 왜? 라는 생각을 할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외부적으로는 NCsoft가 인공지능 기술력이 있으며 실 서비스에 적용이 된 좋은 포트폴리오가 쌓이고 있음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아마도 게임 서비스 내에도 관련 AI 알고리즘이 다양하게 사용되지 않을까)

아무튼, 날씨 기사는 머신러닝 기반으로 NLP(자연어처리) 기술이 기사에 도입된 첫 사례로 홍보가 되고 있으며 실제로 기상청의 일기예보 통보문과 한국환경공단의 미세먼지 데이터를 해석하는 등 최근 3년 동안의 날씨 기사들을 학습하여 문장을 100% 생성하여 제공하고 있다.

아침, 점심, 저녁. 하루에 3번 날씨를 확인할 수 있으며 단순히 템플릿에 필요한 데이터만을 넣는 형태가 아닌 날씨 상황의 다양한 케이스를 파악하여 기사를 작성하고 있으며, 다시 이야기하면 기존 ‘템플릿 방식’이 아닌 ‘AI 방식’을 활용하여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아마도 아래 이미지를 보면 이해가 좀 더 빠를 듯하다.

 

템플릿 방식과 AI 방식 (출처: https://blog.ncsoft.com/ai-journalism-200709/)
템플릿 방식과 AI 방식 (출처: https://blog.ncsoft.com/ai-journalism-200709/)

 

 

스포츠의 정량적 데이터를 정성적 표현으로 변환해서 보여주는 PAIGE 

 

앞에서도 잠깐 언급을 하긴 했지만, NCsoft에서 프로야구 팬들을 위해 ‘PAIGE’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였다. 프로야구 게임이 아닌 프로야구 분석을 해주고 커뮤니티로 묶어주는 서비스를 내놓은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의아한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프로야구만큼 데이터로 분석이 가능한 스포츠가 없고, 또 프로야구 자체가 게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예 관계가 없는 방향은 아니라고 보인다.

PAIGE라는 서비스야말로 NCsoft의 인공지능 기술이 집약된 서비스처럼 보이긴 하는데, 이는 NCsoft R&D 메뉴에 들어가 보면 매우 잘 정리가 되어 있다.

해당 서비스에는 정말 다양한 기능들이 존재하지만, 여기서는 경기의 하이라이트 영상 클립과 요약 기사에 대한 사례를 살펴보면 좋을 듯하다. 보통은 야구 경기가 끝나면 Daum이나 네이버에서 스포츠 뉴스를 찾아볼 때 하이라이트 위주로 찾아보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때 볼 수 있는 하이라이트 영상과, 요약 기사들을 이미 AI가 자동으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하이라이트 영상의 경우 보통 컴퓨터 비전이라고 불리는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하게 되는데, 보통은 기본적으로 아래 4가지 요소의 이미지 인식을 하게 된다고 한다.

 

  • 카테고리 분류 (Classification)
  • 위치 추정 (Localization)
  • 객체 검출 (Object Detection)
  • 객체 분할 (Instance Segmentation)(상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

 

이러한 이미지 인식 기술을 통해서는 야구 중계 동영상의 시점에 대한 정보(투수 시점, 타자 시점 등)를 기록하고 기록된 로그들(순차적인 야구 경기 기록)을 통해 하이라이트 구간을 함께 찾아내는 듯하다.

이때 활용 되는 방식이 태깅(tagging)과 검색(retrieval)이라고 하는데, 앞에서 이야기한 시점에 대한 태깅과 로그들에 대한 검색 등을 통해 하이라이트 구간을 찾고 편집을 하게 되는 프로세스로 보인다.

아래는 관련 기술로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생성한 하이라이트 영상이다. (정말 사람이 손으로 한 땀 한 땀 편집해다고 해도 믿을 것 같다)

 

 

하이라이트 영상 외에도 PAIGE에는 경기를 알아서 요약해 주는 기사 페이지가 있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경기가 끝나면 인공지능이 알아서 해당 글들을 작성해 준다.

인공지능이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선수별 기록에 대한 정량적인 숫자 데이터를 정성적인 기사로 표현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야구 경기의 순차적인 시계열/시퀀스 데이터를 집계하고 저장하여 관리하는 것이 선행되며 각각의 데이터를 통해 OOO 선수가 오늘 ‘타격이 좋은지’, ‘삼진은 몇 번 당했는지’ 등에 대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Opinion Mining이라는 방법론을 통해 사람들이 언급하는 선수/팀에 대한 표현들을 가져와서 매핑/추론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https://blog.ncsoft.com/rd/ai/

 

경제 뉴스를 써주는 한국투자증권의 AI

 

 

이렇게 날씨와 스포츠 기사뿐만 아니라, 경제뉴스를 대신 써주는 인공지능도 등장하였다. 얼마 전 한국투자증권에서 선보인 AIR(AI Research)라는 인공지능 리서치 서비스이다.

해당 서비스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10만 건 이상의 분석 자료를 분석, 학습하고 매일 3만여 건의 뉴스 콘텐츠를 단어가 아닌 문장과 맥락을 이해하여 분석하고 투자자가 알아두면 좋을만한 뉴스와 기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애널리스트들이 분석하는 기업들은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모두 우량한 기업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 2000개 기업 중에 우량한 기업들은 500개 정도이기 때문에 나머지 1500개 기업들의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정보의 사각지대의 영역을 인공지능이 분석해 주고 필요한 투자자들에게 제공해 주는 것은 정말 의미 있는 시도와 결과이지 않을까 싶다.

해당 서비스는 한국투자증권 리서치 센터 자체 인력으로 알고리즘을 개발하였으며 앞으로 해외 주식 보고서 역시 이 AIR라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10월 예정)

 

 

AI가 기자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까?

 

 

날씨가 되었던, 스포츠 요약 기사가 되었건 이미 인공지능은 기자들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그리고 2020년 6월 마이크로소프트는 MSN과 Edge 브라우저 내 뉴스 서비스를 편집하던 50여명을 인공지능으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뉴스 편집 업무를 잘 해오던 50명은 인공지능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다.

아침, 점심, 저녁 하루 3번, 반복적인 날씨 기사를 쓰던 사람은 이제 다른 업무를 하고 있을 것이며, 시간에 쫓기며 스포츠 요약 기사를 쓰던 기자 역시 지금은 다른 업무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기존의 내 업무를 언제든지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은 기존의 사례들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듯하다. 하지만 아직까지의 상황은 반복적인 업무들, 그리고 업무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업무들에 한해서 이러한 고민이 있을 수 있다는 점 또한 사실이다. (편집업무 역시 중요한 업무지만 기사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업무와 비교하는 경우엔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을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기자의 역할과 자리를 뺏는다는 것보다는 더 본질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끔 해준다고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기존의 업무를 다시 돌아보면.. 반복적인 날씨 기사를 쓰는 것은 아마도 지겨웠을 것이고, 경기 후 스포츠 요약 기사를 빨리 써야 하는 압박감에 스트레스는 컸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경제뉴스를 분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역시 불만이 생기지 않았을까.

다시 이야기하면 인공지능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나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이 될 수도 있고, 내 자리를 침범하는 기술이 될 수도 있다. 조금씩이라도 기술에 대해서 이해하고, 또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면 어떤 기술보다도 나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며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치고자 한다. 

 


 

 


해당 글은  글쓰는몽글C님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