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1. 함부로 이직하지 마라 ; 어느 마케터의 고민

 

 

마케팅 경력 5년의 김모비씨는 3개월 전 이직한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큰 꿈과 포부를 가지고 이직했지만 적응이 쉽지 않았다.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도 회사에서는 그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했다. 이전 회사에서 5년 가까이 근무하며 자타가 공인하는 마케팅팀의 에이스였던 그에게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라는 표현은 큰 상처가 되었다. 물론, 더 많은 걸 배우고 경험하기 위해 이전 회사보다 규모가 더 큰 곳으로 이직을 결심했고, 연봉도 올랐지만 무시받는 듯한 기분이 들어 회사를 계속 다닐 마음이 들지 않았다. 터놓고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없다는 것도 힘들었다. 누군가 친절하게 업무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 현재의 어려움에 대해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좀 더 버텨볼 만하겠는데, 기존 직원들도 다들 바쁘고, 이미 그들만의 친분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융화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3개월 만에 다시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이직의 이유

위 사례는 마케터분들의 커리어 상담을 해 드리면서 자주 듣는 이야기를 가상의 사례로 각색해 본 것입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희미해지고, 스타트업 붐이 일어나면서 인재 채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다 보니, 이직 시장은 날이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한 회사에 오래 다니는 것이 미덕이었는데, 요즘은 한 회사에 오래 다니면 오히려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평가되기도 합니다.

특히 마케터는 개발자, 디자이너와 함께 이직률은 높고, 근속년수는 짧은 직군에 속하는데, 모비인터치를 통해 이직에 도움을 받고 있는 마케터분들의 경력 통계를 보았더니, 평균 근속년수가 1.5년이고, 한 회사에 2년 이상 근속하면 꽤 오래 근무한 편입니다.

 

 

 

모비인터치의 다양한 고객사 대표들, 인사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이와 같은 잦은 이직은 비단 마케터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한 회사에 오래 근무하면서 인상되는 연봉보다 이직할 때 인상되는 연봉이 높은 경우가 많다 보니, 거의 모든 직군에서 이직을 통해 연봉 인상과 함께 자신의 업계 위상과 실력을 인정받으며 자존감을 높이려고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람들마다 이직의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공통적으로 자주 언급되는 대표적인 이유는 아래 4가지입니다.

  1. 연봉 상승 (and/or 승진)
  2. 새로운 직무 혹은 새로운 산업으로의 커리어 확장
  3. 매너리즘에서의 탈피
  4.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과의 이별

 

한 번의 이직으로 위 4가지 니즈를 모두 충족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소 1가지만 충족되어도 만족하며 이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례를 보았을 때 이직이 반드시 ‘만족스러운 직장생활’로 연결이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또 이직하는 이유

 

 

의외로 많은 분들이 앞서 소개 드린 사례와 같이 이직한 회사에서 3개월을 못 버티고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하는데, 모비인터치에서 소개한 회사가 아닌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하셨다가, 저희에게 다시 연락이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큰 기대와 설렘을 안고 새롭게 시작한 커리어를 금방 포기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개인 입장에서 말하는 ‘기업문화가 엉망이다’ ‘일이 체계적이지 않다’ 등의 회사의 부족한 점, 혹은 회사 입장에서 말하는 ‘개념이 없다’, ‘실력이 부족하다’ 등의 지극히 상대적인 관점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오만가지 이유는 생략하고, 이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공통적이고 당연한 4가지 이유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1. 네트워크 상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이 일을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주변의 평가를 들어보면 다를 수 있겠지만, 그건 확인이 불가하니 그냥 그렇다고 칩니다. 우리 모두는, 그리고 나는 일을 잘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나는 오로지 내 능력으로만 일을 잘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나를 서포트해 줄 수 있는 다양한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 주는 팀장, 부족한 부분을 꼼꼼하게 메워주는 팀원, 콩떡같이 말하면 찰떡같이 알아듣는 개발팀 동료, 내 거친 생각을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시켜주는 디자인팀 동료 등등 나를 신뢰하고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네크워크가 있었기에 내가 에이스가 될 수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새로운 회사에는 이와 같은 네트워크가 없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이미 관성이 되어 당연하게 사용하던 네트워크가 없는 상황이 익숙지 않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지 감이 잘 안 옵니다. 방법을 안다고 해서 금방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네트워크는 차근차근 시간과 공을 들여 만들어 나가야 하는데, 경력직을 바라보는 회사의 시선과 기대가 자꾸 나를 조급하게 만들어 탑을 공들여 만들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1. 직무 전문성 부족

내가 아무리 내 직무의 전문가였다고 할지라도, 그건 그 회사에 한정된 이야기일 뿐입니다. 회사의 비전이 다르고, 업무 시스템이 다르고, 의사결정자가 다른 새로운 회사에서 나의 전문성은 기껏해야 딱 절반만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내가 종사했던 회사와 산업 자체가 다르다면 내가 인정받을 수 있는 전문성은 더 떨어져서 반의반 정도가 됩니다. 타겟고객에 대한 이해, 경쟁자에 대한 이해, 시장 환경에 대한 이해 모든 것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또한 차근차근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회사에 대해 이해해 나가 탑을 공들여 쌓아야 하는데, 갈 길 바쁜 회사들은 그걸 잘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1. 낯선 시스템과 사람

매너리즘에서 벗어나고자 이직하신 분들이 오히려 낯선 시스템과 사람의 벽에 막혀 힘들어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매너리즘은 곧 익숙함과 같은 의미인데, 익숙한 것이 한 편으론 지루하고 정체된 느낌을 주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론 편리하고 효율적이라서 좋은 점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익숙한 사람들은 심리적 안정감과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탈출구가 되기도 합니다.

출근 인사도 어색하고, 점심 같이 먹으러 갈 사람도 애매한 낯선 사람들, 연차 기안 올리는 것도, 사내 메신저 사용법도 익숙지 않은 낯선 시스템은 새로움에 대한 설렘보다는 불편함과 긴장의 연속입니다.

 

  1. 돌아이 질량 보존의 법칙

“구관이 명관”이라는 옛말도, “어디에나 최소 1명의 돌아이는 있다. 없으면 네가 바로 돌아이다.”라는 요즘말도 틀린 게 하나 없습니다. 전 회사 팀장이 나를 하도 못 살게 굴어서 이직했는데, 새로운 팀장은 더합니다. 그래도 이전 팀장은 본인 일은 잘 해서 우리 팀이 회사에서 인정받고 덕분에 나도 일 잘한다는 소리 들었었는데, 여기 팀장은 본인 일도 자꾸 빵꾸내고 팀원들 핑계를 대는 아주 파렴치한입니다.

내가 과연 저 사람 밑에서 무얼 배울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단 한 개도 떠오르지 않고, 그렇다고 벌써 이 회사에만 10년째 근무하는 사람이라 나보다 먼저 그만둘 것 같지도 않습니다. 하… “도망쳐 나온 곳에 낙원은 없다.”던 어렸을 때 읽은 만화책 문구가 오랜만에 뇌리를 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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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이직하지 마라

어떻습니까? 이직을 한 번이라도 해 본 분이라면, 위에 나열한 4가지 어려움 중에 최소 1개라도 공감이 되지 않으세요?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안 좋은 점이 많으니 이직을 아예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면 제 밥줄도 끊겨요…)

“함부로 이직하지 마라”에서 앞에 “함부로”에 집중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직을 결정하기에 앞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연봉 인상을 위해서, 혹은 팀장이 뭐 같아서 이직하는 거 말고, 그보다 더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본인의 커리어 패스 Career path를 고려해야 합니다.

내가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춘 사람인지, 새로운 환경과 시스템에서 얼마만큼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5년 뒤, 10년 뒤에 살고 싶은 삶을 위해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등등 본인의 커리어 밸류 Career Value를 체크해 보야야 합니다. 그래야 이직해서 닥칠 위와 같은 어려움들을 당연스럽고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버텨,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진짜 당신의 실력을 회사에 증명해 낼 수가 있습니다.

그럼, 나의 커리어 밸류는 어떻게 체크할까요? 그건, 다음 챕터 “성공적인 이직의 정의 ; 나의 커리어 밸류 확인하기”에서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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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Bye 말고 Se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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