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편은 이전 연재글에 비해 체감상 난이도가 높게 느껴졌습니다. 원래 넷플릭스만 이용하다 앱 크리틱 탐구 글을 쓰기 위해 왓챠플레이도 같이 이용했는데요. 오히려 저에겐 왓챠플레이의 사용경험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시청경험과 관련해 다양한 편의기능을 제공하는 왓챠플레이와 달리 넷플릭스만의 특별한 가치는 무엇일까를 찾는 데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했습니다.

이번 글은 추천시스템 원리, 비즈니스 전략 관점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이전과 다소 다르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최대한 해외 뉴스, 넷플릭스 내부 리포트를 참고해 최신 내용을 담았기 때문에 유익한 글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참고로 넷플릭스 편은 내용이 길어 상편과 하편으로 나눴습니다.

 

 

1. 앱의 목적과 사용자층

 

 

1) 한 줄로 정의하는 서비스

 

넷플릭스는 원하는 시간에 좋아할 만한 버전의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구독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한 초기에 광고 없는 편리한 콘텐츠 이용을 강조해 기존의 유료방송 서비스와 차별화했다. 2013년 완성도 높은 콘텐츠와 시즌 전체 공개라는 파격적인 전략으로, 하우스오브카드를 비롯한 오리지널 콘텐츠 성공에 힘입어 대표적인 OTT 서비스로 성장했다.

Netflix First Quarter 2020 Earning Interview에서 CFO Spencer Adam Neumann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여기서 말하는 ‘놀랄만한 쇼’, ‘쉬운 선택’, ‘추천’ 세 단어를 주목해보면 넷플릭스의 서비스의 핵심은 고품질의 콘텐츠와 개인화된 추천 시스템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고품질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로컬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있으며 넷플릭스에서만 독점적으로 방영한다. 또한 시청기록을 기반으로 한 추천 알고리즘으로 개인화된 홈화면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타 서비스에서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넷플릭스만의 독특한 가치 즉 ‘희소성’으로 정의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주요 수입원은 구독료이다. Trefis: Collaborate on Forecasts에 따르면, FY2019 기준 총 수익의 53%(106억 달러)가 US를 제외한 190개국의 스트리밍 구독료에서 나왔으며, 총 수익의 46%(92억 달러)가 US의 스트리밍 구독료에 나왔다. 나머지 1%는 DVD 구독 서비스에서 나온 것으로 적은 부분이지만 초창기 시작했던 DVD 구독 서비스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넷플릭스는 베이직 멤버십, 스탠다드 멤버십, 프리미엄 멤버십 등 세 가지 멤버십을 제공하고 있다. 베이직 멤버십은 월 9,500원으로 SD 화질에 1대 디바이스에서 스트리밍을 제공한다. 스탠다드 멤버십은 월 12,000원으로 HD 화질에 2대 디바이스에서 스트리밍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프리미엄 멤버십은 월 14,500원으로 HD 또는 UHD 화질에 4대 디바이스에서 스트리밍을 제공한다.

핵심지표는 체류시간이다. 시청시간이 늘어날수록 TV프로그램과 영화 추천 정확도가 올라가며, 이에 따른 전환율(시청시작), 완독률(시청완료)이 향상된다. 사용 만족도가 높아지면 멤버십을 계속 유지하게 되므로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2019년 넷플릭스 연간 리포트에서도 경쟁사는 ‘사용자가 쉬는 시간에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엔터테인먼트’로 지적한 만큼 사용자의 시간을 넷플릭스를 시청하는데 쓰도록 노력하고 있다.

CCO Theodore A. Sarandos는 에피소드를 나누어 제공하거나 한 번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여러 실험을 해봤으며, 그 결과 유저는 한 번에 몰아볼 수 있는 제공방식(All At Once Model)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언제든 에피소드를 볼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야 하며, 각자 페이스에 맞춰 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몰아보기 방식은 유저가 넷플릭스에 오래 체류할 수 있게 하는 주요 기능으로, 향후에도 이 방식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 Primary 유저는 누구고 Secondary 유저는 누구인가

 

Primary 유저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다. 미국 내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넷플릭스의 성장이 둔화되었는데, 미국을 벗어나 해외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권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로컬화된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 구독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Secondary 유저는 콘텐츠 제공자(CP)와 통신사업자(ISP)다. 디지털데일리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현재 유럽과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콘텐츠 유통을 위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CJ E&M과 JTBC와 파트너십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했다. 반면 ISP와 망이용료 관련한 갈등으로 논란을 빚었다. 지난 20일 전기통신사업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넷플릭스는 전기통신사업법 영향으로 통신사업자에 망 이용료를 내게 됐다. 넷플릭스는 국회 의견을 존중하며,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이다.

 

 

3) 나는 왜 그리고 언제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가

 

필자는 미드 <루머의 루머의 루머>로 넷플릭스를 알게 됐다. 당시엔 구독을 해야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게 부담스러워 쓰진 않았다. 그러던 중 필자의 언니가 ‘넷플릭스 구독하려는데 같이 쓸래?’라고 권해 2년 전부터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가장 보고 싶었던 <루머의 루머의 루머>를 보고 난 뒤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비롯한 드라마, 영화 장르를 위주로 봤다.

넷플릭스를 이용한 초기에는 시즌으로 이뤄진 드라마를 위주로 봤고 한번 시즌을 볼 때마다 1~3편씩 매일 봤었다. 한동안 유튜브를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보는 데 만족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근에는 시즌 2, 3 식으로 연장되면서 늘어지는 미드를 보는 대신 완결이 있는 영화를 보고 있다. 미드와 같이 30분 내로 구성된 영상은 주로 점심이나 저녁시간에 보며, 2시간 이상의 장편 영화는 자기 전에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본다.  

 

 

2. 앱 정보구조

 

넷플릭스 정보구조

 

넷플릭스의 핵심활동은 콘텐츠를 찾고 보는 것으로 단순하다. 마치 소파에 앉아 리모컨의 전원버튼만 누르면 원하는 영상이 바로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신규유저의 경우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보기 위해, 가족/친구 등이 권해서 등등의 이유로 넷플릭스를 찾는다. 따라서 기대하는 드라마나 영화가 있는지 검색을 하거나 혹은 넷플릭스가 추천해 주는 콘텐츠를 보고 고른다.

기존 유저는 검색과 추천 콘텐츠 외에도 현재 시청 중인 콘텐츠를 바로 보거나 그전에 찜하기 해둔 콘텐츠를 찾는 활동을 한다. 원하는 콘텐츠를 찾았다면 바로 시청하거나, 찜한 후에 나중에 보거나, 저장한 뒤 오프라인 모드에서 시청한다. 각 단계에 좋은 사용경험을 주는 요소는 연주황색을, 나쁜 사용자경험을 주는 요소는 연회색으로 표시했다.

 

 

 

1) 어떤 점이 좋은 사용경험을 주는가

 

검색과 관련한 좋은 사용경험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인기검색어

넷플릭스는 검색 탭에서 ‘인기 검색어’를 검색창 하단에 노출하고 있다. 국가별 TOP10 콘텐츠가 나오기 전에는 인기 검색어로 넷플릭스 내 인기 있는 콘텐츠를 가늠할 수 있었다. 추천 콘텐츠에서 볼만한 영상이 없을 때 새로운 콘텐츠를 탐색하기 유용했다. 추천검색어는 텍스트 형태로만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넷플릭스의 경우 왼쪽에 이미지도 함께 노출한 점이 독특했다. 검색어와 이미지를 함께 배치함으로써 유저는 영화 장르와 분위기를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우측에 재생 버튼을 두어 상세페이지에 진입하지 않고도 바로 시청할 수 있게 했다.

 

검색 탭 UI

 

검색유형

넷플릭스에선 검색유형을 6가지로 제공하고 있다. TV 프로그램 또는 영화 제목, 영화배우, 감독, 장르, 동영상 화질, 언어 등이 그것이다. 검색 필터를 따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입력한 단어가 둘 이상의 검색유형과 겹칠 경우 무엇을 우선으로 추천해야 할지가 관건일 수 있다. 아래 ‘로맨스’ 검색어와 ‘로맨스 장르’를 입력했을 때 검색결과는 상이하게 나타났다.

‘로맨스’만 입력 시 제목에 ‘로맨스’ 단어가 포함된 콘텐츠를 상위에 추천하고 있으며 그다음으로 로맨스 장르를 추천하고 있다. 반면 ‘로맨스장르’를 입력 시 ‘로맨스’가 포함된 타이틀이 상위에 노출되지 않는다. 이는 검색 유형이 중복될 경우 제목을 우선으로 하고 그다음 장르를 추천한다고 추측할 수 있다.

참고로 검색어 상위 콘텐츠일 경우 초성 검색도 가능하다. 가령 <슬기로운 의사생활> 드라마를 찾을 때 ‘ㅅㄱㄹㅇ’만 입력해도 가장 왼쪽 상단에 해당 콘텐츠가 노출된다.

 

입력한 검색어에 따라 추천 콘텐츠가 달라진다

 

검색결과

넷플릭스는 검색결과에 최대 51개의 콘텐츠를 보여준다. 유저가 아래로 스크롤을 내리면 ‘다음과 관련된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는데, 해당 태그를 누르면 관련 콘텐츠만 모아놓은 페이지로 이동한다. 검색결과에 노출된 콘텐츠에서 탐색 > 추천 태그별 콘텐츠 탐색 순으로 Flow를 구성함으로써 유저가 추가적인 액션(검색어 입력)을 취하지 않고도 결과 페이지 내에서 원하는 장르의 콘텐츠를 찾을 수 있게 했다.

 

스릴러 장르 검색결과 탐색 Flow

 

유사한 검색결과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는 매월 구독료를 지불하는 만큼 선택권이 넓기를 원한다. 이때 원하는 TV 프로그램 혹은 영화가 없는 경우 부정적인 사용경험을 줄 수 있는데, 넷플릭스는 유사한 작품을 추천해 부정적인 경험을 줄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유사한 작품 선정 기준은 어떻게 정하고 있을지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검색어가 모호할 경우 관련성 있는 배우, 제목, 장르, 감독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래 조조래빗은 나치 관련 영화로 검색결과에 ‘마지막 히틀러’가 노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혼이야기’의 경우 영화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출현하고 있어 상위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경우 원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없을 때 유사한 작품을 대신 보기도 했다. 이런 방식은 유저가 원하는 콘텐츠가 없어 좌절하는 것을 방지하고 유사한 작품을 발견할 수 있게 해 좋은 사용경험을 제공한다.

 

넷플릭스에 없는 작품은 유사한 작품을 대신 노출한다

 

추천 콘텐츠와 관련한 좋은 사용경험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홈화면

넷플릭스는 페이지 생성 시스템(page generation system)을 통해 홈화면을 완전히 개인화했다. 유저가 홈화면에서 콘텐츠를 탐색할 때 위에서 아래로 스크롤 하면서 관심 있는 행(카테고리)을 찾고, 해당 행에 관심 있는 콘텐츠가 있는지 살펴본 후 선택한다. 이런 탐색방식이 직관적이도록 페이지 영역에 정렬해놓음으로써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을 수 있게 돕는 것이다.

 

페이지 생성 시스템 원리

 

넷플릭스에 따르면 추천 알고리즘에는 ‘이용 가능한 TV프로그램 및 영화 장르’, ‘사용자의 스트리밍 기록과 이전 평가’, ‘사용자와 취향이 비슷한 모든 넷플릭스 회원의 종합 평가’ 등을 반영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콘텐츠의 특성 외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콘텐츠 노출 위치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필자는 관심 있는 콘텐츠를 찜하기에 넣어두고 ‘내가 찜한 콘텐츠 목록’에 있는 콘텐츠를 위주로 봤었다. 원래 이 목록을 설정에서 확인했었는데, 어느 순간 홈화면에 ‘내가 찜한 콘텐츠’가 보이더니, 최근에는 미리보기 바로 밑으로 이동했다. 목록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홈화면에서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다.

 

사용기록에 따라 달라지는 홈화면

 

상세페이지 비슷한 콘텐츠

넷플릭스는 특정 콘텐츠의 상세페이지에서도 ‘비슷한 콘텐츠’로 콘텐츠를 추천하고 있다. 필자의 경우 홈화면에 추천된 콘텐츠보다 비슷한 콘텐츠에서 추천된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별로 장소와 시대적 배경, 연령층, 주인공 특성 등 태그를 달아 태그 기반으로 유사한 정도를 측정하고 있다. 이에 비슷한 콘텐츠에서 고른 영상은 대체로 기대했던 스토리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좋았다.

비슷한 콘텐츠에 노출된 작품에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눈에 띄게 보이는 점이 특이했다. 해당 목록에는 12개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는데, 최대 11개까지 넷플릭스 오리지널로만 구성된 경우도 있었다. 이는 넷플릭스에서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밀어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배치한 것이라 생각된다.

 

최대 11개까지 오리지널로만 구성된 비슷한 콘텐츠

 

이미지

넷플릭스만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가 유저에게 보여주는 이미지가 조금씩 달라진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기술 블로그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유저에게 낯선 제목이지만 훌륭한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도록 고심했다. 이를 위해 아래와 같이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 왜 사용자가 우리가 추천한 특정 타이틀에 신경 써야 하는가
  • 흥미를 끌 수 있는 새롭지만 낯선 제목은 무엇인가
  • 제목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어떻게 설득할 수 있는가

 

여기서 넷플릭스가 왜 이미지를 유저 취향에 맞게 다르게 보여주는지 알 수 있다. 넷플릭스는 이미지를 제목에 대한 관문 역할로 보고 있다. ‘왜 그 제목이 당신에게 좋은지 시각적인 증거를 주기 때문’이다. 즉 유저가 배우 중심으로 콘텐츠를 본다면 배우를 강조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장르별로 콘텐츠를 보는 유저에겐 추격전처럼 가장 흥미진진한 순간을 포착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런 방식으로 유저가 이미지에서 콘텐츠의 매력을 포착할 수 있도록 시각적인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이미지가 주는 가치를 이해하려면 아래와 같이 이미지 없이 제목만 보이는 화면과 이미지와 제목이 함께 보이는 화면을 비교해보면 된다. 왼쪽 화면에선 익숙한 제목이 아닌 이상 제목 자체에서 어떤 시나리오인지 알기 어렵다. 반면 오른쪽 화면에선 이미지에서 장르, 분위기 등을 감지할 수 있다.

 

제목만 있는 화면(좌), 제목과 이미지가 같이 있는 화면(우)

 

필자의 경우 배우의 얼굴이 강조된 이미지가 주로 보인다. 사람이 작게 나오고 배경이 보이는 이미지보다 배우 이미지를 봤을 때 전환율이 높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처음에 관심 없던 콘텐츠도 이미지가 바뀌면서 관심이 생겨 찜하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개인화된 이미지를 통해 좋은 콘텐츠이지만 지나치지 않고 발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유저에게 탐색비용을 줄여준다.

 

사용경험에 따라 달라지는 이미지

 

찜하기와 관련한 좋은 사용경험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찜한 콘텐츠 노출

넷플릭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찜하기 한 콘텐츠를 보도록 유도한다. 필자는 평소 ‘내가 찜한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세 단계를 거친다. 먼저 사이드바 메뉴를 누르고, 무료 이용혜택 공유 하단에 ‘내가 찜한 콘텐츠’를 눌러 목록을 본다. 이렇게 원하는 페이지로 이동하기 귀찮다 보니 찜하기만 해 놓고 안보는 경우도 다수였다.

 

내가 찜한 콘텐츠 목록 이동 Flow

 

넷플릭스는 찜하기를 하고 잊힌 콘텐츠를 여러 방식으로 유저에게 다시 인식시킨다. 앞서 말한 개인화된 홈화면 정렬방식은 물론, 미리보기, 절찬 스트리밍 중 등의 영역에 이전에 찜한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다. 유저는 홈화면에서 콘텐츠를 탐색하는 중에 ‘내가 찜한’으로 체크한 것을 발견하고, 그 옆의 재생 버튼을 눌러 곧바로 영상에 진입할 수 있다. 이전에 찜했던 작품이기 때문에 낯선 작품을 선택할 때보다는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것이다. 유저의 입장에서도 뭘 봐야 할지 고민될 때 깜빡 잊었던 작품을 다시 보고 수월하게 뭘 볼지 결정할 수 있다.

 

내가 찜한 콘텐츠 노출 방식

 

업데이트 알림

넷플릭스는 다른 OTT 서비스와 달리 향후 업데이트될 콘텐츠를 피드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관심 있는 콘텐츠에 ‘알림 받기’를 누르면 ‘찜하기’와 동일한 아이콘으로 바뀐다. 공개 당일에 피드에 있던 콘텐츠는 자동으로 ‘내가 찜한 콘텐츠’에 이동된다.

 

알림빋기 설정 시 공개일자에 내가 찜한 콘텐츠 목록에 담긴다

 

저장하기와 관련한 좋은 사용경험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스마트 저장

스마트 저장은 오프라인 모드에서 시청하는 유저에게 좋은 기능이다. 스마트 저장 기능은 ‘끔’이 디폴트로 설정되어 있다. 저장한 콘텐츠 목록 탭에서 왼쪽 상단에 ‘스마트 저장’을 누르면 바로 켬 상태로 바뀌는 대신 스마트 저장 기능에 관한 설명 페이지가 보인다. 이는 처음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유저에게 스마트 저장 기능이 생소할 수 있기 때문에 유의사항을 안내하기 위해 보여주는 것으로 추측된다.

스마트 저장 기능은 저장하는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다음 콘텐츠를 볼 수 있어 편리하다. 작동방식은 다음과 같다.

 

 

각 단계의 의미를 살펴보면, 한번 저장한 기록이 있는 콘텐츠만 스마트 저장 기능이 적용되며, 저장 공간을 차지하지 않게 아직 보지 않은 에피소드 하나만 저장하고 이전 기록은 삭제한다. 한번 저장해 놓은 에피소드는 앞으로 계속 저장할 가능성이 있고, 시청이 끝난 에피소드는 다시 보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설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스마트 저장 Flow

 

저장 가능한 콘텐츠 찾아보기

넷플릭스는 저장한 콘텐츠가 없는 경우 하단에 ‘저장 가능한 콘텐츠 찾아보기’ 버튼이 흰색으로 눈에 띄게 표시하고 있다. 해당 버튼을 누르면 ‘저장 가능’ 페이지가 나오는데 홈화면 UI가 유사하다. 이는 넷플릭스가 190개국에 서비스를 하면서 생긴 기능이라 생각한다. 동일한 콘텐츠라도 국가마다 라이선스 계약이 다르기 때문에 저장하기가 제한될 수 있다. 이에 유저가 해당 기능을 이용할 때 저장할 수 있는 콘텐츠 목록만 보여줌으로써, 특정 콘텐츠가 저장되지 않는 것을 오류로 인식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저장 가능 페이지

 

알림 설정 내 저장 완료 팝업

넷플릭스가 얼마나 시청하기에 집착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알림 설정 페이지에는 하단 네비게이션 바가 없어 저장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특정 알림글을 확인하고 다시 피드로 돌아오기까지 두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한 단계로 줄였다. 알림글 내에서 저장한 콘텐츠 목록으로 이동하는 팝업을 제공하고 있다. 앱 내 어디서든 바로 시청하기로 들어갈 수 있게 마련한 것이다. 유저에게는 여러 경로를 이동하지 않고도 원하는 목표(시청)로 향할 수 있어 편리하다.

 

알림 설정에서 저장 완료 팝업을 확인할 수 있다

 

프로필별 저장 콘텐츠

한 디바이스에 파일을 다운로드하면 동일한 경로에 파일이 저장되기 때문에 콘텐츠가 섞이게 된다. 1인 1 프로필을 사용하는 경우 문제는 없지만 어린 자녀가 있는 유저는 키즈용 프로필도 함께 사용하게 된다. 넷플릭스는 한 디바이스에 여러 프로필을 사용할 경우를 예상해 프로필별로 저장한 콘텐츠를 구분했다.

흥미로운 점은 키즈용 프로필에선 다른 프로필에서 저장한 콘텐츠를 바로 볼 수 없게 해 놓은 것이다. 이는 어린 자녀가 부모의 휴대폰을 사용할 때 시청이 제한된 콘텐츠를 누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단 내비게이션 바에 저장한 콘텐츠 개수는 프로필별로 구분한 점은 주목해볼 만하다. 디바이스 설정상 콘텐츠가 섞이는 한계가 있지만 프로필별로 저장한 기록이 남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일반 프로필 내 저장한 콘텐츠 목록(좌)과 키즈 프로필 내 저장한 콘텐츠 목록(중,우)

 

시청하기와 관련한 좋은 사용경험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오프닝 건너뛰기

넷플릭스를 이용하면서 가장 좋았던 경험이지 않나 싶다. 그동안 TV를 볼 때는 오프닝을 보고 본편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보게 된 시점에도 유저가 직접 재생 위치를 조정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넷플릭스는 오른쪽 상단에 ‘오프닝 건너뛰기’ 버튼을 누르면 오프닝을 생략하고 바로 시청할 수 있다. 다만 해당 기능을 이용하는 유저는 다른 영상에서도 오프닝을 건너뛰는 경우가 많으므로 디폴트로 설정할 수 있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오프닝 건너뛰기 기능

 

화면 잠금

화면 잠금 기능은 생긴 지 얼마 안 됐지만 나올 때부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영상을 보는 중에 무심코 화면을 터치하면 재생 컨트롤이 보여 방해되는 경우가 많은데, 영상을 켜자마자 화면 잠금을 누르면 곧바로 감출 수 있어 좋았다. 특이했던 점은 화면 잠금 상태에서 ‘오프닝 건너뛰기’ 버튼이 눌러지는 것이었다.

화면 잠금이 재생 컨트롤 화면이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프닝 건너뛰기’ 버튼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화면 잠금을 풀지 않고 바로 오프닝을 건너뛸 수 있어 편리했다.

 

화면 잠금 기능

 

영상에서 회차정보 확인 가능

회차가 여러 개인 경우 하단에 ‘회차 정보’가 보인다. 회차 정보 페이지에는 시즌별로 1화부터 마지막화까지 보이며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줄거리 흐름상 1화부터 순차적으로 봐야 하는 드라마를 볼 때는 유용하진 않지만 예능과 같이 회차와 상관없이 볼 때는 시청 중간에 원하는 회차로 넘어갈 수 있어 유용하다.                           

회차 정보

 

 

2) 어떤 점이 나쁜 사용경험을 주는가

 

추천 콘텐츠와 관련한 나쁜 사용경험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장르별 콘텐츠 보기

이번에 넷플릭스을 분석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몰랐을 기능이 있다. 바로 홈화면 상단 탭이다. 이미지가 눈에 띄다보니 상대적으로 상단 탭에는 시선이 덜 가게 됐다. 그전까지는 장르를 찾는 방법을 몰랐는데, 상단탭을 누르면 TV프로그램, 영화 등에 세부적으로 장르를 필터링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장르 선택 Flow

 

아래 웹사이트처럼 넷플릭스 코드를 따로 공유할 정도로 장르별 콘텐츠를 보길 원하는 유저가 많다. 이는 상단 탭에 장르 선택 기능을 인지하지 못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출처: https://www.netflix-codes.com/

 

왓챠 플레이에선 하단 네비게이션 바에 카테고리를 배치해놓았다. 이는 유저가 추천작품 외에도 직접 원하는 장르를 찾아보기 쉽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에서는 왜 카테고리를 제공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추천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유저가 탐색하지 않고도 바로 원하는 작품을 볼 수 있는 경험을 완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천 알고리즘의 콜드 스타드 문제(신규유저의 경우 이전 이력이 없어 적절한 추천이 어려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검색탭에서 최소한의 카테고리를 선택할 수 있는 설정을 마련하는 것이 좋지 않나 싶다.

 

왓챠 플레이의 카테고리 탭

 

좁은 여백

넷플릭스 홈화면에 보이는 콘텐츠는 9개 정도로 화면에 꽉 채워 보여주고 있다. 카테고리 간의 간격이 좁다 보니 콘텐츠가 빽빽하게 느껴진다. 한번에 보이는 정보가 많아 뭘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왓챠플레이의 경우 한 화면에 6개가 보이며, 카테고리 사이에 ‘더보기’ 버튼이 있어 여백이 넓어 보인다. 한 화면에 많은 정보를 보여주는 대신 충분한 여백을 두어 피로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홈화면에 보이는 콘텐츠 개수 비교 (왓챠플레이 VS 넷플릭스)

 

좌우 스크롤 노출방식

넷플릭스는 현재 홈화면 내 리스트는 좌우 스크롤만 제공하고 있다. 처음 1~3개 정도는 괜찮지만 카테고리 전체를 보기에는 불편했다. 왓챠 플레이의 경우 상하 스크롤에 맞춰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했다. 가령 처음에 4개 콘텐츠를 보여준 후 유저가 ‘더보기’ 버튼을 누르면 6개가 추가돼 총 10개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모두보기’ 버튼을 누르면 해당 카테고리 페이지로 이동하며, 총 180개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넷플릭스는 한 카테고리에 75개 정도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는데, 전체보기를 따로 제공하지 않고 있어 75개를 보는 경우는 거의 없을 듯싶다. 넷플릭스 기술 블로그에 따르면, 연속된 일련의 비디오를 봤을 때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이 포함됐는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해놓고 있다. 다만 한번에 여러 콘텐츠를 탐색하고 싶은 유저에게는 불편한 사용경험을 준다고 생각한다.

 

왓챠플레이 콘텐츠 더보기 방식

 

시청 중 콘텐츠 보기와 관련한 나쁜 사용경험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시청 중인 콘텐츠 기록 삭제

영상을 다 보지 않거나 여러 에피소드가 있는 TV프로그램을 볼 경우 해당 기록이 ‘시청 중인 콘텐츠 목록’에 추가된다. 이는 중간에 다시 보거나 다음 에피소드를 바로 볼 때는 편리한 기능이지만, 재미가 없어서 중간에 나온 영상도 계속 보이는 문제가 생긴다. 넷플릭스는 시청기록을 삭제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웹페이지로 이동해 하나씩 삭제해야 한다.

이러한 유저의 불만을 인지했는지 향후에 시청 중인 콘텐츠 기록을 삭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능이 도입되면 그동안 보기 싫은 영상을 계속 봐야 했던 불편한 점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청기록 삭제 Flow

 

찜하기와 관련한 나쁜 사용경험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시청 완료된 콘텐츠 구분

내가 찜한 콘텐츠 목록에서 아쉬웠던 점이 이미 시청한 콘텐츠와 아직 시청하지 않은 콘텐츠가 섞여 있다는 것이었다. 원하는 콘텐츠를 찾기가 어려워 이전에 봤던 콘텐츠는 찜하기에서 제외하고 마는데 기록을 따로 남겨두지 못해 아쉬웠다.

왓챠플레이의 경우 이어보기/보고싶어요/다 본 작품/다운로드로 구분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이전에 본 작품을 보관하면서 아직 보지 못한 작품을 바로 찾을 수 있어 좋은 사용경험을 준다. 넷플릭스에서도 찜한 콘텐츠와 다 본 콘텐츠를 구분해 이전에 본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찜한 콘텐츠 UI 비교 (왓챠플레이 VS 넷플릭스)

 

알림 설정

넷플릭스의 경우 신작 알림을 설정하면 신작 공개일 외에도 ‘다시 보기 추천 콘텐츠’, ‘새로운 콘텐츠’ 등 전체 알림도 주고 있다. 유저는 신작 알림을 기대하고 알림을 설정했기 때문에 원치 않는 알림을 받게 되면 짜증이 날 수 있다.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선 알림 허용 옵션을 신작 알림과 공지 알림으로 분리하는 것이 좋다.

 

알림 설정 시 오는 푸쉬알람들

 

시청하기와 관련한 나쁜 사용경험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플로팅 플레이어

영상을 보는 중간에 다른 작업을 해야 할 때 플로팅 플레이어가 유용하다. 필자의 경우 미드나 해외 영화를 주주로 보고 있어 자막을 함께 보는 경우가 많다. 아쉽게도 넷플릭스에서는 플로팅 플레이어로 볼 때 자막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중간에 카톡이 오거나 다른 작업을 해야 할 때 영상을 끄고 다시 돌아와야 해서 불편한 점이 많았다. 넷플릭스의 핵심지표가 체류시간인 만큼 플로팅 플레이어에서도 자막을 제공해, 영상을 끊김 없이 보여줄 수 있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플로팅 플레이어

 

  • 넷플릭스편 (下)에서 계속됩니다.

 

꽃비내린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