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시간은 하루에 24시간만 주어집니다. 스타트업의 창업자/공동창업자들은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수많은 To-do List로 인해 항상 시간이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시간이 부족하지 않다면, 무언가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죠. 

 

 

초기에 워라밸은 불가능하다

 

일전에 창업관련 강의를 할때 나온 질문 중 하나가 “창업을 하면 워라밸이 가능합니까?” 였습니다.

제 경우 다음(Daum) 초기에는 주 100시간 이상을 일했던 것 같고, 몇년 뒤 일요일은 온전히 쉬면서 80시간 정도 일하다가, 다시 조직이 안정화된 이후에서야  60시간 정도 일하면서 워라밸이 가능해졌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직원들은 달라서 이때 칼퇴근도 가능해졌죠) 케이스바이케이스이겠지만 아마 스타트업 초기부터 창업자들이 워라밸을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남들은 스타트업 하나를 성공시키기도 벅찬데, 워라밸까지 모두 맞춰가면서 성공시킨다는 것은 창업의 신이 아닌 이상 쉽지 않는 일이죠.

그러면 “연애도 할 수 없나요?” 란 질문도 연이어서 나왔는데, “글쎼요 초기라면 기존 연애를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기엔 힘들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답변을 드렸습니다. (이 답변으로 담당 교수님이 오늘 수십명이 창업을 포기했을것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진실을 말씀드려야 할것 같아서~) 다만, 초기와 달리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셋업되면 어느정도 워라밸이 가능해 질 것입니다. 물론 창업자의 스타일에 따라 스스로 워라밸을 포기하고 업무에만 계속 몰입할 수도 있겠지만요.

 

 

당연히 직원보다 더 일해야 한다

 

창업자들의 업무 속성상 직원보다 더 일이 많을 수 밖에 없고, 또 성공시 직원에 비해 더 큰 보상을 감안한다면 당연히 직원보다 더 일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주 100시간 이상 일하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도 있지만, 주 60시간이든 70시간이든 80시간이든 아무래도 직원보다는 많이 일하게 되죠.

그리고 직원이 창업자/공동창업자들만큼 일해주길 바라는 것엔 한계가 있습니다. 자율적으로 몰입해서 창업자들만큼이나 열심히 일하는 직원도 있지만, 아무래도 창업자들과 직원간에 입장 차이가 존재하기도 하니깐요. 결국 초기엔  중요한 일들은 창업자들이 모두 직접 챙겨야만  합니다.

 

 

효율적으로 일해야 한다

 

양적인 측면에서 주당 몇 시간씩 일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 꼭 해야할 주요 업무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제 경우 지금 되돌아보면 다음 초창기에 주 100시간 이상씩 일했던 업무가 경험부족으로 인해 상당히 비효율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개발업무의 속성상 방해가 적은 조용한 밤을 선호해서 밤샘작업을 했던 경우도 무적 많았고, 집이 사무실에서 도보로 불과 10분거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에서 하룻밤을 지샌 경우도 많았습니다. 밤낮이 자주 뒤바뀌면서 낮 시간의 업무효율은 그리 좋지 않았고, 차라리 집에서 제대로 눈을 붙이고 왔으면 업무생산성이 더 올라갔을 수도 있습니다.

 

먼저 급한일에 매몰되어 중요한 일을 놓치지 않도록 우선순위 관리를 잘해야 햐며, (분기별/월간 주요 목표를 잡는 것이 우선순위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업무 라이프싸이클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본인 뿐만 아니라 조직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구요. 그렇지 않으면 능동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하면 일에 끌려갈 수 있습니다. 대표/창업자가 일에 끌려가면 조직전체가 효율적으로 일을 진행하기가 불가능해지죠.

 

이미지에 대체텍스트 속성이 없습니다; 파일명은 1206919983.jpg 입니다.

 

 

휴식과 재충전은 내일의 업무를 위한 투자이다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창업자들이 1시간이라도 아쉬워서 실행에 잘 옮기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제대로 쉬는 것이 업무의 효율성에도 도움이 되고,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정신적 여유 없이 성급하게 진행한 결정은 잘못된 판단을 유발할 수도 있죠. 

 

초기에 정말 바쁜 창업자들은 1주일에 하루를 제대로 쉬기가 힘든 경우가 많은데, 최소한 반나절이나 몇시간 만큼이라도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뇌를 온전하게 쉬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숙면을 취하든, 문화생활을 하든, 운동을 하든, 산책을 하든, 멍때리든, 무엇인가 본인만의 휴식을 위해서 말이죠. 유산소 운동이 뇌에 유익하다는 과학적 연구도 많으며, 개인적으로도 숙면을 취한뒤에 고민하던 문제가 머리속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따라서 내일의 업무를 위한 투자측면에서 꼭 쉬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과도한 업무로 인해 창업자들의 삶이 찌들게 되면, 단기적으로 몇년은 버텨도 장기적으로 버틸수 없게 됩니다. 창업은 마라톤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만 합니다.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가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