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마다 사업개발(Business Development)의 직무 영역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사업개발자는 새로운 사업개발, 프로덕트 매니징, 마케팅 또는 영업까지 담당한다. 뛰어난 사업개발자가 되기 위해 어떤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내가 사업개발자로 일하면서 “영어”, “데이터를 다루는 능력”, “사고력” 이 3가지 역량을 갖추면 사업개발자로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걸 많이 느낀다. 

 

 

1. 영어 

 

뜬금없이 사업개발과 영어는 무슨 상관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국내 서비스 혹은 한국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인데도 영어능력이 필요한 것일까? 원래 내 꿈은 해외영업이나 해외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었지만 국내 비즈니스를 하는 팀에 배정이 되었다. 국내 비즈니스지만 영어를 조금 할 줄 아는 것이 의외로 큰 도움이 되었다. 

먼저 정보수집과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관점이 크게 넓어진다. 인터넷 콘텐츠 중 한국어로 된 정보는 0.4%에 불과(2015년 기준)하다고 한다. 인터넷상 절반 이상의 정보는 영어로 되어있다. 사업개발자라면 업계 소식, 트렌드 등을 늘 주시하고 누구보다 빠르게 정보를 습득해야한다. 특히 내가 몸담고 있는 업계와 서비스는 국내시장도 작고 플레이어도 소수이기 때문에 국내 웹사이트에서는 정보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비즈니스는 국내에서만 가능하고 발전 가능성이 없는 줄 알았다. 그러나 왠걸. 링크드인 등을 찾아보니 해외에서는 우리 업계와 관련된 수많은 스타트업들과 리딩 컴퍼니 등이 있었고 인플루언서들이 있었다. 그들은 이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로 앞서 나가고 있었다. 그들의 소식과 동향을 영어로 된 기사와 링크드인 아티클들로 매일 모니터링 하면서 앞으로 우리 서비스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에 대한 참고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어 영어공부를 해두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든다. 

영어를 할 수 있으면 사업영역도 넓힐 수 있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서비스는 파트너사의 도움이 필요한데 기존에는 국내 파트너사와 함께하고 있었다. 그러나 국내 파트너사 외 대안이 없다보니 파트너사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었고 서비스 제공에 애로사항이 많았다. 국내에서는 다른 파트너사를 찾을 수 없어 우연히 해외 쪽으로 알아보던 중 대체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찾게 되었고 계약체결까지 이끌어 내었다. 만약 내가 영어를 하지 못했다면 이러한 기회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해당 파트너사와는 다른 비즈니스까지 함께 논의하고 있어 사업의 영역도 더 넓힐 것이다. 

영어공부를 시작하기에 늦은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다. 하지만 나도 영어공부를 늦게 시작하다보니 영어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심지어 주한미군에서 인턴할 때는 역대 인턴들 중 영어를 제일 못한다는 말까지 들었으니까. 그러나 1만시간의 법칙이라 했던가. 약 4~5년이라는 시간동안 포기하지 않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영어공부를 하다보니 해외 파트너사와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고 계약까지 체결하는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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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데이터를 다루는 능력 

 

내가 ‘데이터’의 중요성을 처음 알게된 것은 2014년도에 스타트업에서 한 프로젝트의 마케팅을 담당하게 되면서였다. 당시 갓 제대한 대학교 2학년생으로 마케팅의 ‘마’자도 몰랐기에 홀로 마케팅에 대해 공부하던 중 파리바게트의 ‘빅데이터 마케팅’사례를 접하게 되었다. 파리바게트는 날씨, 요일 등 외부변수와 아이템별 판매량을 분석해 상품을 기획하고 버려지는 재고를 크게 줄이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한다. 당시 내가 담당한 프로젝트는 모바일로 주문/결제하는 식당 프로젝트였는데 이 사례를 접목하여 안 팔리는 메뉴를 줄여 불필요한 원재료 구입을 줄이고 고객이 방문하지 않는 시간의 운영시간을 단축해 인건비를 줄였다. 

그리고 2016년 글로벌 메신저 기업 ‘L’사에서 인턴을 할 때 데이터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였다.(여담이지만 나는 회계학을 전공했는데 팀장님께서 통계학 전공하신 걸로 착각하고 계셨다….그래서 뽑았다고….) 다양한 마케팅 툴로 고객의 성향과 습관, 패턴 등을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업무였다. 당시에는 회사에서 ‘숫자’를 너무 강조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있었다. 데이터를 알아서 비즈니스하는데 무슨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지금 회사에 오면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데이터는 고객을 이해하는 수단이고 고객 혹은 회사를 설득하는 중요한 무기이다. 나는 매달 시장, 고객 등의 데이터 통계를 도출하고 모니터링 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데이터를 통해 잠재고객을 찾아내기도 하고 영업의 아주 중요한 자료가 된다. 데이터가 뒷받침 되어야 올바른 가격을 설정할 수 있고 고객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안할 수도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기획할 때 회사 내부의 여러 부서와 상사, 그리고 임원진의 승락을 얻어야 하는데 ‘데이터’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설득력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논리는 논리로 반박될 수 있지만 객관적인 데이터와 숫자를 누가 반박할 수 있겠는가?(물론 데이터와 숫자가 정확하게 도출되었다는 전제하에)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생각보다 데이터를 무시하고 ‘직관’이나 일단 지르자라는 사람들도 꽤 있다.(보통 성공한 사업가들의 이미지가 이렇게 그려지는 듯 하다) 하지만 내 경험상으로는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나 데이터를 잘 다루는 사람들이 훨씬 성과가 좋았다. 

나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깨닫고 문과출신이지만 데이터를 도출해내고 정확하고 자유자재로 다루기 위해 파이썬 등 코딩공부를 시작했고 꾸준히 공부해 볼 예정이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IT화 되고있다. 유통도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이제는 자동차마저 IT화 되어가고 있다. IT화가 가속될 수록 데이터를 다루는 능력의 중요성은 더욱 더 커질 것이기에 사업개발자라면 데이터를 다루고 해석하고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면 더 큰 메리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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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고력

 

사업개발 직무는 매일이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라는 미션을 받거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지거나…그래서 사업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문제해결(Problem Solving) 능력이다. 사업개발팀에게는 늘 새로운 미션이 주어진다. 요금인상을 검토해야하고, 고객영업에 대한 전략을 짜야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등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는 프로세스의 연속이다. 그래서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찾기 위해서는 ‘사고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성공’했다라는 사람들을 보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생각하는 관점이 깊다라는 것을 느낀다. 태생적으로 똑똑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사고력을 키우고 학습능력을 높이기 위해 시작한 것이 브런치이기도 하다. ‘기록’하는 것도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것을 한번 더 정리해보고 다시 한번 학습하기 위해서이다. 추후에 어떤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내가 과거에 했던 생각들을 되돌아보며 솔루션을 찾을 수도 있다.  

어떤 현상이나 문제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는 습관을 들이고자 한다. 관심있는 기사 하나를 깊게 분석하고 여러 관점에서 인사이트를 내는 글을 써볼까도 생각 중이다. 보통 우리는 기사의 제목이나 내용의 겉만 대충 훑어보고 판단을 내리지만 조금 더 깊게 파보고 생각을 해보면 한 사건에 생각보다 많은 이해관계와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 데이터를 다루는 능력, 사고력은 사업개발자가 갖추고 있다면 정말 도움이 많이될 능력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내가 아직 갖추진 못하였기에 꼭 연마하여 향상시키고 싶은 능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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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