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 스타트업 실전 노트’

 

진정 쓸모 있는 책이다. 빌려서 읽었지만 구입할 거다. 거시적이고 원론적인 이야기는 필요 없다. 자본금을 30억 원 들고 시작하는 팀이 아닌 청년 창업가의 실무 이야기를 담았다. 책에는 다양한 팁이 나온다. 특히 돈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되는 방법이 많다. 그럼에도 김상천 작가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끈끈한 근성과 불꽃같은 열정이다. 결국 모든 것은 본질과 진정성이다.

 

1. 진정성

작은 스타트업이 좋은 인재를 뽑으려면 뭐라도 해야 한다. 채용공고도 클릭해서 읽게 만드는 게 먼저다. 클릭하고 나서는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진솔함을 담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컨셉은 거들뿐 성패는 결국 진정성에 달려 있다. 위트와 진정성은 강력한 조합이다. 마찬가지로 마케팅은 결국 콘텐츠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성과를 본 마케팅은 늘 뭔가 오리지널리티와 진정성을 담을 수 있는 것이다.

2. 생존

투자는 이미 잘 되고 있는 사업을 더 잘 되게 만들 수 있는 시점에서 받는 것이다. 비전보다 생존이 우선이다. 

3. MVP

첫 제품의 완성도는 부족한 게 정상이다. 문제는 첫 제품의 기획/개발 단계에 있는 당사자는 어디까지가 꼭 필요한 기능이고, 어디까지가 욕심인지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1. 제품 완성도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는다 2. 초기 버전에서 뺄 수 있는 건 다 뺀다 3. 문제-해결 두 단계만 놓고 기획한다 4. 뭐가 욕심일지 끈질기게 경계한다 5. 일단 빨리 출시에 포커스를 둔다 6. 이용 분포도가 높은 주요 OS 버전에 맞춘다 7. 오픈소스를 최대한 활용한다 

4. TASK

스타트업 세계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남들이 하는 걸 따라 할 필요도 없고, 따라 하지 않을 필요도 없다. 그저 각자 상황에 비춰봤을 때 투자 대비 효율이 좋을지, 또 그걸 내가 필요한 기간 동안 재밌게 잘할 수 있는지만 판단해보면 된다. 

5. 팬

충성고객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꾸준히 유용한 정보를 주는 것이다.
목표는 우리 서비스를 좋아하는 1천 명이 아닌 서비스를 사랑하는 100명을 만드는 것이다.

6. 데이터

데이터 분석은 데이터과학자들만 하는 일이 아니다. 스타트업에서는 기획자, 개발자, 마케터, 디자이너 등 모든 사람이 데이터를 챙겨야 한다. 다만 처음부터 욕심내지 말자. 중요한 건 데이터를 쌓는 일이나 완벽한 파라미터, 혹은 데이터 분석 용어를 외우는 일이 아니다. 축적된 데이터를 필요할 때 꺼내 쓸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하다.

7. CS

CS는 ‘잡일’이 아니라 ‘본업’이다. 시간이 좀 지나 보니 자주 들어오는 불편 사항은 언제가 됐든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문제들이었다. 일찍 개선할수록 좋은 것들이다. 그래서 똑같은 불편이 다섯 번 이상 접수되면 무조건 고쳤다. 우리는 뭐가 중요한지를 잘 몰랐다. 그런데 사용자들과 열심히 소통하자 우리가 찾아냈어야 할 중요한 문제를 사용자가 먼저 알려줬다. 그런 값진 피드백은 CS에 투자한 시간 이상의 값어치를 하고도 남았다.

8. 소통

무엇보다 주효했던 건 ‘상대방의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점이다. IT 스타트업이라고 뭘 만들고 분석하는 게 아니라 상대가 익숙한 방식으로 한 분 한 분 직접 전화 드리고 오프라인으로 만나 뵈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영업 담당자뿐만 아니라 대표와 이사, 개발자, 마케터까지 틈만 나면 전화를 드렸다. 불편한 점은 없는지, 어떤 기능이 추가되면 좋겠는지, 사용하는 이유, 혹은 사용하지 않는 이유 등.

9. 지름길

그렇게 쌓인 피드백을 협업 툴에 공유하며 모든 팀원이 함께 봤다. 스타트업의 어떤 비즈니스 모델도 CS가 곁다리 일이 될 수 없다. 특히 초기엔 더욱 CS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고객과 긴밀히 소통하는 것은 서비스 고도화에 필요한 기획, 개발, 디자인 업무에 있어서도 시간을 단축하는 지름길이다.

제품 출시는 시작일 뿐이다. 출시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출시를 해보니까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대부분의 문제는 FGI 등을 거친 기획 단계에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조사나 테스트로 알 수 있는 범위는 한계가 있다. 

10. 성장

스타트업이 어떻게 성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자신도 모른다. 은 스타트업이 성장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사업 아이템과 무수한 피봇을 거쳐간다. 페이팔은 보안 소프트웨어에서 지금의 온라인 결제 시스템까지 6번의 피봇을 거쳤다. 인스타그램은 처음엔 체크인이 주요 기능이었고, 슬랙은 가벼운 사내 프로젝트였으며 트위터도 처음에 만들려던 건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였다.

초기 스타트업의 제품 출시는 그냥 시작일 뿐이다. 그 후로도 무수히 많이 고쳐야 할 것이고, 어쩌면 전혀 다른 제품이나 타깃으로 사업 방향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 시간을 묵묵하고 성실하게 수행하면 무언가 값진 것을 얻게 된다. 그걸 기반으로 점점 더 잘할 수 있다. 

 

거쳐야 할 과정이라면 거치면 된다. 재빨리 실행하고, 단점을 파악하고, 부지런히 수정하고, 다시 실행한다.
그렇게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책 내용과 본문 중 창업가의 메시지, 그리고 극히 일부의 제 생각이 더해진 리뷰입니다.

 

류태준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