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브랜딩의 중요한 요소들 몇 가지를 얘기해보라고 하면 난 이런 단어들이 먼저 떠오른다. 브랜드다움, 차별성, 지속성, 진정성.. 그래서 이번엔 나의 경험에 빗대어 브랜드의 진정성에 관한 얘기를 해보려 한다.

나에게 브랜드의 진정성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는 바로 ‘볼보(volvo)’다. 모두가 잘 알겠지만 자동차 브랜드 볼보는 지금껏 ‘안전’이란 키워드를 오랜 기간 이미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새겨 놓았다. 몇십 년 동안 꾸준히 ‘안전’이란 단어 하나를 고객의 머릿속에 각인시키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했으니 그럴 법도 하다. 이것을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금껏 쏟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볼보는 자동차 시장에서 ‘안전’이란 키워드를 얻는 데 성공했다.

 

 

볼보의 유명한 지면 광고. 볼보 자동차들을 위로 쌓아 얼마나 튼튼한지 보여준다.

 

 

하지만 내가 볼보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것보단 오히려 그들이 ‘안전’에 대해서 정말 진심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 중 하나는 지금의 3점식 안전벨트를 처음 개발한 것이 볼보라는 것이다. 이전에는 2점식 안전벨트라고 하는, 허리 부분만 감싸는 안전벨트를 사용했었다. 하지만 볼보는 지금 모든 차의 안전벨트 모양과 같은 3점식 안전벨트를 만들었다. 여기까지는 그렇구나, 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 특허를 무료로 공개하여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이것을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자신만의 강점이 될 수 있었던 이 핵심 기술을 모두에게 공개함으로써 매출보다 모두의 안전을 택한 이 부분이 나에겐 너무 멋져 보였다. 이는 이들이 안전을 얼마나 중요시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단편적 예다. 이 외에도 볼보는 주행 안전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적 특허를 가지고 있다.

 

 

볼보가 처음 개발한 지금의 3점식 안전벨트.

 

2점식 안전벨트와 3점식 안전벨트

 

 

이런 볼보의 진정성과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 하나를 공유하자면, 어느 날 우연히 볼보 코리아에서 그들의 공식 소셜 미디어에 올린 “#볼보의_오지랖”이라는 이미지 한 장을 보게 되었다. 그것을 통해 그들이 안전이란 것에 얼마만큼 진심인지 알게 되었고 이것은 나에게 볼보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올린 계기가 되었다.

그 이미지에는 이런 얘기가 쓰여 있었다. 볼보 차 중 높은 전고를 가진 크로스오버 차량에는 ‘하단 크로스 멤버’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마주 오는 일반 세단형 차량과 정면 충돌 시 상대방 차에 올라타지 않고 정확히 메인 프레임끼리 맞닿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난 그것을 보는 순간 볼보는 그들의 차량에 탑승한 사람의 안전뿐 아니라 사고 시 상대방의 안전도 지키려는 브랜드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그래서 이미지의 타이틀이 ‘#볼보의 _오지랖’인가 보다) 이 내용이 나에겐 꽤 인상적이었는지 ‘이들은 정말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내 마음속에 오래 남아 그때부터 볼보에 깊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자동차는 고관여 제품이다. 구매를 위해서는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그만큼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고관여 제품 브랜드들은 브랜드 광고에 매우 많은 비용을 사용한다. 자신의 브랜드를 고급스럽고 소유하고 싶게끔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제품의 가격이 비싸다 보니 이들에게는 브랜드 이미지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볼보의 진정성은 세상의 그 어떤 멋진 자동차 광고들보다 그들의 브랜드 이미지에 더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이런 이유로 나는 현재 볼보 차량을 보유한 그들의 고객이 되어버렸고 다음 차를 구매할 때도 볼보라는 브랜드를 선택함에 주저함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이유는 앞서 설명한 대로 그들의 안전에 대한 ‘진정성’이 나에게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엄청나게 높였기 때문이다. 고가의 차량을 구매할 만큼이나 말이다. 이렇듯 진정성은 생각보다 그 효과가 크다.

 

 

전우성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