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많이 읽으시나요

저는 1년에 2~30권의 책을 읽는 평범한 독서가입니다. 사실 말이 평범이지 1년에 20권 읽는 사람을 통계로 따지면 상위 10% 이내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독서 인구 비중은 낮은 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리디는 리디북스라는 전자책 서점을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하지만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나라의 독서 시장은 꽤 작은 편이어서, 이 기업의 재무제표를 열기 전에는 항상 마음이 긴장됩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서비스고, 사 놓은 책도 많은데.. 없어지면 안타깝잖아요?

 

 

 

 

1.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회사가 망할 가능성은 아주 낮아졌다

 

라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13 만에 영업이익을 달성합니다. 별도재무제표기준 매출액은 1,556억 원에 영업이익은 26억 원입니다. 참고로 당기순손실이 162억 원인데, 그건 투자 받은 전환상환우선주(RCPS)가치 평가에 따른 손실 197억 원 때문이고, 이는 현금이 지출되지 않는 회계상 비용이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시면 됩니다.

 

 

 

 

 

2. 참고로 회사에는 두 가지 약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위에서 말씀드린 작은 시장의 한계이고, 

두 번째는 전자책 특성상 책값이 싸기 때문에 출판사에 저작료를 주고 나면 남는 것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낮은 수익성)

 

 

 

3. 낮은 수익성 문제는 도서정가제가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책통법이라고 불리는 이상한 법은 도서를 정가의 10% 이상 할인하지 말라는 인데, 그동안 리디북스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회하여 높은 할인을 제공해왔습니다. 도서를 10년, 50년씩 대여해주거나, 각종 쿠폰과 포인트를 제공해주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문제가 되며, 2020년 1월부터 모든 이벤트를 정가의 10% 이내로 하는 것으로 정책을 변경했습니다. 

 

 

리디공지문

 

 

 

4. 리디에 제일 중요한 숫자가 영업수익(매출액) 지급수수료의 비율인데요

 

거의 원가율이라고 보셔도 될 것입니다.  비율이 2019 83.8%에서 2020 78.7% 바뀝니다. 

이 비율이 흑자전환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죠. 

리디로서는 도서정가제 때문에 매출 상승률이 좀 둔화해 억울한 면이 있으면서도.. 그래도 단숨에 흑자로 전환하게 되어 고마운 마음도 있을 겁니다. 

 

 

 

5. 리디가 잘하는 점은 시장 규모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돌파구를 찾는다는 점입니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이 794 → 1,147→ 1,538억 원인데요

약간 제 기대를 뛰어넘는 성장률이어서 신기했습니다. 

 

 

 

6. 리디북스의 첫 번째 돌파구는 리디셀렉트였습니다

 

작은 시장의 한계를 (책도 빌려주고, 고급 아티클도 읽을 수 있는)구독 경제로 돌파해 보자는 생각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막 1년 회원권을 엄청 저렴하게 팔고 그랬습니다.

 

 

예전에 흔했던 이벤트

 

 

리디셀렉트 매출액을 25 주석에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있는데요. 2020년에 대략 116억 원, 2019년에 43억 원입니다

 

 

 

 

리디셀렉트를 운영하기 위해 확보해야 하는 도서들을 생각해보면.. 엄청 만족스러운 숫자는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티클란에 들어가는 콘텐츠 투자를 많이 안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금은 거의 아웃스탠딩의 서브채널 정도로 운영되는 느낌?

 

 

리디셀렉트의 아티클 실시간 인기 순위

 

 

 

7. 첫 번째 돌파구 이후 찾은 두 번째 돌파구는 웹툰인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 K웹툰이 대세잖아요? 그래서 웹툰에 자원을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아마 가시적인 성과는 2021년을 봐야 알 것 같긴 한데.. 전략이 재미있습니다.

제가 나름 웹툰에 돈 좀 쓰는 헤비유저인데, 리디북스 웹툰 인기 순위를 쭉 보니깐.. 보고 싶은 웹툰이 한 개도 없습니다. 웹툰이 별로라는 게 아니라 타깃이 전혀 다릅니다.

 

 

리디북스 웹툰 순위

 

 

대충 훑어봐도 여성향의 만화가 대부분이고, 가격도 비싸요~ 한편에 300원인 웹툰이 많습니다(원래 회당 200원이 국룰인데 최근에 조금씩 바뀌는 추세)

즉, ‘구매력 있는’ ‘여성’을 타깃으로 합니다. 이분들은 가격 민감도가 크지 않기(비싸도 맘에 들면 구매) 때문에 이 정도면 웹툰 후발주자로서 들어갈 있는 니치한 마켓이지만, 나름의 볼륨과 수익성을 확보할 있는 좋은 전략으로 보입니다

 

 

 

8. 아무튼구독매출웹툰 리디의 미래를 연결해주는 열쇠인데

 

이 열쇠가 잘 맞아 들어가고 있는지 현재 단계에서 정확하게 판별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선수금(부채) 규모가 간접적인 힌트가 될 수 있습니다. 

 

 

선수금 규모

 

 

고객이 결제를 위해 맡겨 놓은 금액인 선수금 잔액이 늘어나면 미래의 매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데요.

그 금액이 19년 말 73억 원, 20년 말 101억 원입니다. 

아직은 변화 폭이 크지는 않지만 상승 추세에 있다는 점은 좋은 신호이며, 2021년에 이 숫자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보면 리디의 미래 전략 성패를 간접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해당 글은 파인드어스 이재용 교육본부장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