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지옥’과 ‘프랜차이즈’ 그 중간의 이야기.

 
 
 

얼마 전 미팅을 위해 신분당선을 탔습니다. 사람이 많더라고요. 사업을 시작한 이후, 출퇴근 지하철을 탄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색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웠지요. 스마트폰을 향해 고개를 숙이기 아까웠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눈이 멈추었습니다. 상단 모니터에서 나오는 하나의 영상 때문이었습니다.

 

 

 

(출처: 경기도청 유튜브 채널. 영상 제목: ‘불공정거래 문제? 공정거래지원센터에서 해결하세요!’)

 

 

관련 기관의 선한 의도는 백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이건 싸잡아도 너무 싸잡았다 싶었습니다. (거기에 광고의 효과까지 가미되었지요.) 전철을 타는 일반 직장인들이 이 영상을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프랜차이즈는.. 지옥이다.

딱 이 문장이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기사를 보았습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직영점 운영 의무화’에 대한 개정법 내용입니다.

개정법 시행 직전에 신규 브랜드의 정보공개서를 등록하면? 가맹본부 입장에서는 1년을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가맹사업 전개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마감 전에 엄청난 수의 정보공개서가 등록된 이유이겠지요.

하지만 프랜차이즈 산업은 그냥 스쳐 지나가기에는 큰 영향력이 있습니다. GDP 7%를 넘고, 가맹본부와 가맹점 매출 합이 120조를 넘습니다. 브랜드만 하더라도 7,000여 개에 육박하며 전국 가맹점은 25만여 개에 달합니다.

이런 지표에 관심이 없는 여러분도 지금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식사를 하고 있고 물건을 사고 있습니다.

 

 

출처 : 넷플릭스 ‘지옥’ / google

 

 

이 글은

에이, 퇴사할 때나 창업 생각하자.

지금 나한테 그게 무슨 상관이야?

 

막연히 남의 일이라 생각하고 평소에는 전혀 준비하지 않다가, 급한 상황이 되어서야 급한 판단을 내리는 여러분에게 전하는 ‘고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일단 무조건 가맹점 모집하고 보자.

따로 슈퍼바이저를 뽑아? 오픈 때만 챙겨주면 되지.

 

가맹점주님의 삶보다 가맹점 숫자가 중요한, 사업 철학보다 광고가 앞서는, 슈퍼바이징은 생각하지도 않고 있는 그런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게 전하는 ‘고지’가 될 수 있습니다.

 


 

 

출처 : 넷플릭스 ‘지옥’ / google

 

 

지옥을 맞이하지 않으려면, 첫 단추 지점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프랜차이즈 박람회? 브랜드 창업 신청? 정보공개서 수령받는 날?

아니요.

예비창업자인 여러분에게도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게도 보통 첫 단추는 바로, 창업 광고에서 시작합니다. (창업 광고를 하지 않을 경우 랜딩 페이지(홈페이지)가 될 수 있겠지요.)

SNS를 넘어서 대중적 미디어 중 하나가 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만 봐도 그렇습니다.

 

 

출처 : 인스타그램, 특정 업체를 이야기 하고자 함이 아니라서 모자이크 처리하였습니다.

 

 

물론 광고법의 테두리 내에서 어필하는 광고도 훨씬 많습니다. 1개 매장 매출의 객관화 없이, 브랜드의 강점을 서술하는 좋은 광고들도 많습니다. 이러한 광고들은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선택의 여지를 준다’라는 좋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전반적 창업 광고는 (프랜차이즈) 트렌드나 광고 소재 유행에 따라 수명 주기가 상당히 짧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비창업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소자본 창업’이라 해도 큰 결정인데 말이지요.

왜 위와 같은 광고가 계속 생길까요? 그것은 창업 광고가 주는 영향과 심리에 대해 살펴보면 힌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생각

  • 안 하면 불안하고 뒤처지는 느낌이다.
  • 고 매출이나 혜택 등으로 최대한 눈에 들어야 한다.
  • 광고를 하지 않으면 평소에 ‘DB’나 문의가 없다.

 

예비창업자의 생각

  • 사람들이 줄 서있고, ‘O억’ 이러니까 나도 잘 될 것 같다.
  • ‘가맹비 무료’ 이런 것이 있어야 좋은 프랜차이즈 같다.
  • 난 잘 모르니 웬만해서 알아서 해주었으면 좋겠다.

 

 

출처 : 넷플릭스 ‘지옥’ / google

 

 

넷플릭스 ‘지옥’의 한 장면입니다. 박정자 시연을 ‘생중계’한 뒤에 또 다른 ‘지옥’이 펼쳐졌지요. (극에 있어 상당히 결정적이고 중요한 장면이었습니다)

이렇게 미디어가 주는 힘과 영향력은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맹본부나 예비창업자 모두에게 중요한 대전제가 있습니다.

 

 

내가, 우리 브랜드의 중심부터 바로 서야 한다.

 

위에서 예시로 들었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창업 광고. 광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대부분 스쳐 지나갑니다.

“저 좀 봐주세요”하고 디자인 효과를 잔뜩 줘도, 일반 대중의 눈에는 마치 휴가 나온 장병 중 한 명으로 보일 것입니다. 정성 들여서 군복을 다리미질 해 차려 입고 나온 장병의 자부심과 군복 맵시는,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 아니고서는 일반 대중들의 눈에 절대 관심사가 될 수 없습니다.

 

 

이미지 출처 : google

 

 

SNS 채널 자체가 광고 용어로 ‘네이티브 매체’에 속하는데요. “저 광고이니까 봐주셔야 합니다!”라는 배너 광고나 푸시 광고와는 콘텐츠의 결이 달라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가맹본부 입장에서는 다른 브랜드들의 광고를 보면 조바심도 들고 ‘와..’ 하는 생각도 들지요.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 영역 안에서의 시선에서 보면 같은 군인이니까요.

그래서 우리 브랜드의 광고도 빳빳하게 다리미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나온 광고를 보고 자신감을 찾습니다.

그렇게 광고 형태가 엇비슷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여전히 군인에게 관심을 잘 주지 않습니다.

이 단계까지 되면 SNS 플랫폼의 네이티브 매체 특성은 가맹본부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광고 소재만 보면 사람들이 많이 상담 신청을 할 것 같은 스스로의 위안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출처 : 넷플릭스 ‘지옥’ / google

 

 

그럼 프랜차이즈를 전혀 모르는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 가지만 전해 드리겠습니다.

 

하나, 창업 광고를 보는 눈을 키우세요.

 

창업 광고가 전부가 아님을 먼저 기억하고 시작하세요. 대신, 광고를 통해 눈에 들어오는 브랜드는 스크린샷을 해두세요. 여유가 될 때 광고 속 그 매장을 한번 직접 가보시고 홈페이지도 살펴보세요.

 

둘, ‘좋은 프랜차이즈’ 정의의 기둥을 확실히 세우세요.

 

가맹비가 없는 프랜차이즈가 좋은 프랜차이즈? 무조건 아니라고 할 수 없지만, 무조건 정답은 절대 될 수 없습니다. 가맹비 안 받고 인테리어 알아서 해도 되면 좋은 프랜차이즈일까요? 가장 중요한 건 오랫동안 가맹점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잊지 마세요. 여러분, 돈 벌려고 창업하시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가맹점 매출과 가맹점 수익률에 대한 가맹본부의 역량과 철학이 그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셋, 닥친 다음에 부랴부랴 하지 마세요.

 

퇴사를 하고 나서부터 ‘요이땅’하듯이 창업 알아보지 마세요. 그때 되면 지금과는 심리 상태가 180도 달라집니다. 조급한 상황이 되면 창업 전문가라 하더라도 앞이 깜깜해질 수 있습니다.

하물며 평소에는 전혀 관심 없다가 당장 다음 달 생계부터 걱정해야 하는데 창업을 알아본다? 프랜차이즈라면 다 알아서 해주겠지? 당장 돈 아껴야 하니 무료 혜택 프랜차이즈 찾아보자?

이것이 여러분이 평소에 창업 근육을 쌓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평소부터 창업 광고에 눈을 열고, 브랜드 현장도 주말에 가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질문 사항을 메모해 놓고 상담도 해보며 가맹본부의 차이를 구분할 줄 아는 근육을 키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야 미리 대비가 됩니다. 창업 자금을 체계적으로 모을 수 있고, 쫓기지 않고 ‘나 스스로의 흐름’으로 끌고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발등에 불이 나야 움직이는 근성이 있습니다. 이를 뛰어넘어야, 여러분의 인생 2막 첫 도전이 비로소 시작되는 것입니다.

 

 

출처 : 넷플릭스 ‘지옥’ / google

 

 

우리 가맹본부는 새진리회가 아닙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세 가지만 전해 드리겠습니다.

 

하나, 창업 광고를 ‘치트키’로 생각하지 마세요.

 

특정 매체에 의존하지 마세요. 무조건적으로 ‘대행사’에 의존하지 마세요. 가맹사업에 이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중시하세요.

특히 ‘DB’라는 프레임에서 자유로워지셔야 합니다.

신문 광고와 지인 소개 등으로도 전화가 불이 났던 예전과는 다른 세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의 핵심 성과 지표였던 ‘DB건수’만을 놓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브랜드 단계에 맞게 마케팅 활동을 짜고 실행하면서 ‘알려 나간다’는 생각으로 접근해보세요. ‘DB건수’외에 ‘홈페이지 트래픽’, ‘SNS 방문자 수’등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성과 지표들이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둘, 여러분만의 ‘좋은 가맹본부’ 정의를 먼저 하세요.

 

여러분조차도 가맹 혜택 무료나 최소한의 역할을 ‘좋은 프랜차이즈’로 정의하고 있지 않으신가요. 새롭게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려는 대표님조차 프랜차이즈를 모두 아는 것처럼 상담하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먼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신규 가맹점 모집에만 열중해도 될 정도로 시스템 구축이 잘 되어있고 조직 및 브랜드 안정화가 된 브랜드가 얼마나 많을까요.

‘프랜차이즈 사업 = 가맹점 수’라는 오랜 공식 같은 인식에서 벗어나셔야 합니다.

가맹 사업의 기세를 여러분에 맞게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어느 모임에 가도 가맹점 수에 따라 위축되지 않을 수 있고, 해야 할 일과 역할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가맹점의 숫자 목표가 하염 없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이 직원들의 눈빛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도 알 수 있으실 거예요.

 

 

 

셋, 기존 가맹점을 한번 더 케어해주세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버텨오신 분들입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신규 창업에만 집중하면 안 되는 이유이지요.

슈퍼바이저에게 너무 많은 역할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기존 가맹점을 위한 2022년 활동은 얼마나 있는지.

2022년을 앞둔 지금 이 시점 바로 그때입니다. 과감히 수정할 습관을 인정하고, 고정관념을 깨야 하는 때가.

 

 


 

 

출처 : 넷플릭스 ‘지옥’ / google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든, 여러분 본인 자신이든. 우리는 더 정의로워야 합니다. 그건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서입니다.

자, 이해에 도움이 되셨나요?

그럼 이제 두 가지 선택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냥 제 글을 흘려보내고 평상시대로 살다가 급해지면, 새진리회를 찾으시거나.

 

 

출처 : 넷플릭스 ‘지옥’ / google

 

 

아니면, 새진리회에 맞서는 여러분만의 ‘소도’를 찾아서 택시를 타거나.

 

 

출처 : 넷플릭스 ‘지옥’ / google

 

 

제가 확실히 아는 건 여긴 인간들이 세상이라는 겁니다.

인간들의 세상은 인간들이 알아서 해야죠.

(넷플릭스 지옥 엔딩, 택시 기사 대사 中)

 

이곳은 여러분의 선택과 결정이 만들어내는 세상이니까요.

여러분 모두의 건승과 건강을 응원합니다.

 

 

골목창업 김현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