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발표된 웹콘텐츠 중 가장 큰 이슈를 만들어내며,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의 수준이 이제 방송사의 콘텐츠들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준 <머니게임>.

이 웹콘텐츠는 동명의 인기 웹툰 ‘머니게임’을 원작으로 기획 단계부터 큰 관심을 받았고 공개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막강한 IP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22년 3월 미국판 웹예능 <Money Game>까지 제작됐다는 소식에 다시 한 번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한국 웹콘텐츠의 문제작 <머니게임>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출처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kH5IoAQDW0ZRpvuLeBbDccqzXz77AGqC

 

 


 

 

1. 웹툰 ‘머니게임’ 원작의 힘

 

한국의 웹툰 시장은 무한 경쟁의 정글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여러 플랫폼을 통해 시장에 쏟아지고 독자들의 냉정한 평가를 받는다. 이런 치열한 시장에서 대중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은 작품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웹툰 ‘머니게임’은 기발한 설정과 세밀한 인간 심리 묘사로 사랑을 받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작품이다. 총 상금 448억 원을 두고 8명의 참가자가 100일간 생존 게임을 벌인다는 독특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웹툰 속 머니게임의 규칙은 이렇다. 각각의 사정으로 돈이 매우 절실한 상황인 8명의 머니게임 참가자들은 아무것도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100일을 버텨내면 거액의 상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상금 448억은 참가자들의 물건 구매에 따라 계속 줄어든다. 게다가 이곳의 물가는 1000배로 설정되어져 있다. 8명이 만 원짜리 국밥을 하나씩 먹으면 8,000만원(만원*8명*1000배)이 상금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결국 모두가 최소한의 필수용품(음식, 난방기구 등)만을 구입하며 버텨내야 가장 행복한 결론으로 게임이 마무리된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서로가 너무나 다르다. 게다가 이기적이다. 결국 내가 100일 동안 버틸 수 있느냐와 나중에 받아가는 돈이 가장 중요할 뿐이다. 이런 독특한 게임 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고도의 심리전을 벌이는 8명의 캐릭터에 독자들은 감정이입 되어 열광했고, ‘머니게임’은 수많은 열성 팬을 가진 웹툰으로 등극한다. 그리고 이런 문제적 작품이 웹콘텐츠로 실사 영상화된다는 소식은 콘텐츠 소비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2. 기획자 진용진

 

 

유튜브 채널 ‘진용진’ 화면 캡처.

 

 

200만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파워 유튜버 진용진이 웹툰 ‘머니게임’을 원작으로 웹콘텐츠를 제작한다는 발표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웹콘텐츠 <머니게임>의 기획자 진용진은 저돌적인 스타일의 기획과 섭외로 영상을 보는 소비자들을 매료시키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진용진’이라는 이름의 채널을 2014년 개설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왔으며, 특히 사소한 궁금증을 직접 발로 뛰며 해결해주는 ‘그것을 알려드림’이란 콘텐츠로 큰 인기를 끌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웹콘텐츠에서 그가 보여준 저돌적인 추진력이라면 웹툰 ‘머니게임’을 제대로 영상화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이다.

웹툰의 설정은 대부분 유지됐지만, 총 상금 액수는 4억 8천만원(웹툰의 상금은 448억)으로, 스튜디오 생활 기간은 14일(웹툰은 100일)로 변경됐다. 상금과 제작비를 기업체로부터 협찬 받고, 예고를 통해 8명의 출연자를 선정하여 바로 제작에 돌입해 콘텐츠가 만들어졌다.

웹툰은 상상으로 모든 것을 창작할 수 있지만, 영상화되는 웹콘텐츠는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던 크리에이터가 <머니게임> 같은 대형 콘텐츠의 기획을 해내고 이에 필요한 현실적인 부분들을 해결해 제작을 완성한 것은 대단한 추진력이라 할 수 있겠다. 

 

 

3. 유튜브 플랫폼의 진화

 

<머니게임>에 출연한 8명의 크리에이터들은 각자의 유튜브 채널을 보유하며, 자신의 콘텐츠에 열광하는 팬 층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 모두는 더 많은 구독자들과의 소통을 원하고 있었지만,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이용자들은 자신의 취향을 만족시켜줄 채널의 콘텐츠만을 소비하도록 유도되어진다. 각각의 채널 크리에이터들이 다른 채널의 구독자를 공유할 수 없도록 유튜브 생태계는 파편화되어 있었던 것이다.  

8명의 유튜버가 출연한 <머니게임>은 서로의 팬들이 응원과 비난을 하며 콘텐츠를 함께 소비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만든다. 분리되어 파편화된 모습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던 팬들이 새로운 유튜브 생태계를 만들며 융합하게 된 것이다. <머니게임>이 공개되자 참가자 간의 치열한 심리전에 각각의 유튜버 팬들은 흥분하기 시작했고, 말싸움과 몸싸움을 넘어 집단 퇴소까지 이어지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자 기존의 팬들이 아닌 사람들까지 콘텐츠 소비에 참여하는 폭발적인 상황으로 발전해 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제 유튜브도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위한 콘텐츠 소비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머니게임>은 기존 거대 미디어 기업들만이 제작 가능하다 생각했던 대형 콘텐츠에 도전하여 최고의 화제성을 기록해냈고 성공했다. 욕설이나 폭력 등의 노출로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많았지만, TV 예능에 뒤지지 않는 인기 콘텐츠로 사람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앞으로 제2, 제3의 <머니게임>같은 작품들이 웹콘텐츠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궁금해진다.

 

 


 

 

< 고PD의 웹콘텐츠 읽기 >

 

1. 공부왕 찐천재

2. 슈카월드

3. 피식대학

4. Jane ASMR 제인

5. 숏박스

6. 머니게임

 

 

고찬수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