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만큼, 최악의 선택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직 내에서 일을 하다 보면, 비즈니스 측면에서든, 프로덕트 측면에서든, 구성원 측면에서든 선택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온다. 아니 사실, 매 순간이 선택의 순간이다. 일반 구성원도 자신의 직무에 따라 하루에도 수십 번씩 여러 번의 선택을 내려야 한다. 그리고 직급이 높아지고 권한이 많아질수록 더 큰 선택을 매 순간 더 빠르게 내려야 한다. 그렇다고 고민의 깊이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구성원이든, 리드든 각자의 역량에 맞는 선택과 권한을 받게 되고, 즉 모든 구성원은 제한된 시간 안에서 더 깊은 고민을 하고 빠르게 선택을 내려야 한다.

제한된 시간과 정보 속에서 선택을 내려야 하는 사람들은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과 달라서,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없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관계사의 이슈로 인해, 조직 내 상황으로 인해, 법적 규제로 인해, 구성원 문제로 인해 등등. 최선의 선택을 내리지 못하게 하는 요소들은 항상 차고 넘친다. 그래서 최선의 선택 대신, 차선의 선택 혹은 차악의 선택을 해서 급한 불을 끄고, 후일을 도모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만큼, 최악의 선택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때로 최악의 선택을 하면, 조직이든 비즈니스든 순식간에 망가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니까. 자신의 눈앞에 놓인 선택지가 최악의 선택지 밖에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차악의 선택 혹은 차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벤 호로위츠가 말한 “망할 체스판에도 언제든 수는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물론 차악의 선택 혹은 차선의 선택을 하면, 그로 인한 Side Effect가 따라오고, 힘들더라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Side Effect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선택을 피하고 차악 혹은 차선의 선택을 함으로써, 조직과 비즈니스는 조금 더 오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게임이 끝날 수도 있고, 당장 끝날 것 같은 상황에서도 게임을 조금 더 이어갈 수 있는 점에서 비즈니스와 조직은 체스와 상당히 비슷하다. 특히 한 조직을 이끄는 리드라면, 어느 정도의 Side Effect를 감수하고서라도 차악의 선택, 차선의 선택으로나마 계속해서 비즈니스와 조직이라는 체스 게임의 턴을 최대한 오래 가져가야 한다.

비즈니스와 조직이 체스와 다른 점은 제한된 영역이 없다는 점이다. 체스는 64개의 제한된 칸 안에서만 게임을 해야 하지만, 비즈니스와 조직은 그렇지 않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아예 프로덕트나 산업을 바꿔서 피벗을 하는 것도 괜찮고, 조직 측면에서는 맞지 않는 사람을 내보내는 등, 어떤 수를 쓰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비즈니스와 조직은 어떻게든 차악의 선택, 차선의 선택을 함으로써 한 턴씩 계속 게임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지난 선택들을 복기하고 앞으로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상황에서 왜 차선 혹은 차악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비슷한 상황이 오면 어떤 식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사실 차악, 차선의 선택으로 한 턴씩 게임을 이어나가는 건 기회를 한 번 더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 기회에는 좀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과거의 선택을 돌아보면서 전보다 조금씩 더 나은 결정들을 내리기 위한 연습을 해야 한다.

차악, 차선의 선택은 Side Effect를 동반한다. 계속해서 차악, 차선의 선택으로 인한 Side Effect가 쌓이면, 어느 순간 비즈니스와 조직이 무너져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지금은 차악, 차선의 선택을 하더라도 언젠가는 최선의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의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지난 의사 결정들을 복기해야 한다.

사실 비즈니스와 조직에서 최선의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기반은 이익이다. 조직과 비즈니스가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야, 더 좋은 선택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조직과 비즈니스가 돈을 벌지 못하고 이익을 내지 못한다면, 자연히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극단적인 예시로 조직 내에서 훌륭한 스킬을 가지고 있지만 조직의 문제를 야기하는 구성원이 있을 때, 돈이 없다면 이 구성원을 다루는 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써야 할 것이다. 반면 돈이 많다면, 이 구성원을 대체할 더 좋은 인력을 채용하면 된다. 물론 이 역시도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다. 어쩌면 구성원을 바꾸는 것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이러나저러나 비즈니스와 조직은 결국 이익을 내야 하고, 리드와 구성원들은 그 이익을 내기까지 최악의 선택을 피하며, 차악의 선택과 차선의 선택으로 게임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할 수 있다면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익을 내는 시점을 얼마나 빠르게 앞당길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ASH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