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도 평소 일할 때의 대화와 다르지 않습니다. 단지, 앞으로 일을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끼리의 대화이기 때문에, 일을 할 의향, 의지, 실력,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자 마련한 자리입니다. 지원자 입장에서도 일하고 싶은 회사,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인지를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니, 누가(면접관이) 더 유리하고, 불리한 게임이 아닙니다. 게임도 시험도 아니라, 대화 그 자체입니다. 대화를 통해 서로 소통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잘 통하는지, 생각하는 결이 비슷한지, 다르다고 해도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화에 집중, 몰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신입과는 다르게 경력직 면접은 검증 포인트가 다릅니다

경력직의 생각과 태도, 소신과 철학, 논리 등이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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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은 아직 잘 모릅니다. 면접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있다고 해도, 대부분 ‘신입으로서 면접’을 본 경험뿐입니다. 따라서, 회사가 신입을 뽑을 때 무엇을 가장 유심히 보는지를 정작 신입은 잘 모릅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해당 직무를 할 수 있는 기본 소양(素養 – 평소 닦아놓은 지식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생각, 논리, 태도 등)을 갖추었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기업들이 신입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예전과는 다르게 높아져, 여기에 맞춰 미리 해당 직무에 대해 공부를 하거나 관련 경험을 인턴 포함 여러 경로와 방법을 통해 체득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입 채용은 일종의 ‘얼마나 아는가, 알고 센스 있게 대처할 수 있는가’를 위주로 보는 편입니다. 따라서, 보는 시선에 따라서, 구술시험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경력직도 면접 경험이 오래전 일입니다.

 

있다고 해도, 현 회사에 신입 또는 경력직으로 들어오면서 겪어본 바가 전부입니다. 그래서, 예전 경험을 살려, 신입 그리고 주니어 때 대응했던 것처럼 준비를 합니다. 참고로 이렇게 구술시험을 잘 보겠다고 생각하고 경력직이 준비를 하면 면접 준비에 끝도 없을뿐더러 잘못된 접근과 방법을 사용합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하나는 경력직으로 신입때와는 다르게 면접관과 수평적 대화를 해야 한다는 비현실적 상상을 하고, 그에 맞춰 내 지식수준을 단기간에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접근합니다. 마치 대리 과장 경력을 가진 사람이 면접관으로 나온 부장 정도되는 사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대화를 하려고 하니 대화가 잘 될 리가 없습니다.

 

또 하나는, 최대한 질문에 성심성의껏 자세하게 답변을 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웁니다. 이렇게 되면, 면접관의 모든 질문을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방어하기에 급급합니다. 간혹, 면접관을 자신의 질문으로 공격하려는 해서는 안 되는 이상한 짓을 하기도 합니다. 대화를 통해 서로 공방을 벌이고, 심하면 언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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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오로지 대화 그리고, 그 대화를 통해 소통(우리가 이만큼 의미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상호 간의 확인하는 자리)이 적절히 잘 되었음을 확인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왜냐하면, 면접은 ‘다음에 다시 만날 가능성을 높이는 자리’입니다. 왜냐하면, 한 번의 면접으로 합격이 결정되기는 어렵습니다.

 

단, 불합격이 결정되기는 쉽습니다. 따라서, 불합격을 피하기 위한, ‘나에게 결격 사유가 없음을 확인시켜 주는 전략’을 써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경력직)이 성급하게 자기 자신 또는 내가 거둔 과거의 성과를 어필하려다가, 스텝이 꼬입니다. 마치 소개팅으로 처음 만난 자리에서 성급하게 ‘사귀자’라고 말하는 능숙하지 못한 사람들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경력직의 검증 포인트는 ‘대화’에 있습니다.

얼마나 대화를 잘 이끌어내는가, 얼마나 대화가 잘 통하는가(그렇게 느끼는가), 대화를 통해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강구하고,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절차를 잘 밟으려고 하는가 등등,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주제에 따라 자신의 커리어상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관련된 여러 생각을 나누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다닐지 모르는 회사에 대한 여러 이야기와 그에 대한 생각 등을 나누며, 함께 일할지도 모르는 면접관과 면접을 마친 이후에는 조금 더 친해진 느낌을 가져가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어떤 지식과 경험이 요구되는 자리도 있지만, 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또는 그럴만한 흡사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면접 기회를 회사로부터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내가 다소 부족한 조건을 갖추고 있더라도, 회사가 나의 가능성을 최소한으로 인정했고, 그 의지와 내용,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직접 얼굴 보고 확인해보고 싶어 면접을 보는 것입니다. 그럼, 대화를 해야 합니다. 그것도 경력직의 대화답게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경력직의 대화 5가지 요소가 신입과는 차별화되어야 합니다.

경청, 논리, 리액션, 질문, 의도 => 진솔함

 

우리가 가진 면접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으로 인해 잘못된 대응을 합니다.

 

구술시험이라고 여기고, 면접 볼 회사에 대하여 미리 알아두면 좋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벼락치기로 외우고 익히거나, 예상 질문 리스트를 뽑아 거기에 적합한 답변 스크립트를 짜서 배우가 주어진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대본을 외우듯이 준비를 합니다. 신입은 이럴 수 있습니다. 어쩌면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밖에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력직은 아닙니다. 경력직의 면접은 서류상으로 커리어가 어느 정도 검증되었고, 그래서 얼마나 일을 할 의지와 능력이 되는지를 대화를 통해 검증해 보기 위함입니다. 내가 있던 도메인이 아니라, 다른 곳에 간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명 면접을 보자고 요청한 회사는 그들 나름의 의도가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대화를 하게 될지, 나누고 싶은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그 대화를 통해 어떤 결과를 갖고 싶은지도 때에 따라서는 직접 밝힐 만한 진실함과 진솔함도 필요합니다.

 

(1) 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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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경청이라고 하면, ‘귀를 기울여 잘 듣는다’ 정도로 이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경청을 했다면, 경청한 이후에 어떤 변화를 할 <생각, 계획, 예정>인가 등에 대해 말할 수 있으면 가장 좋습니다. 왜냐하면, 경청이 가진 본래의 뜻은 ‘기울이다’의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는 이에게 기울어졌다 또는 말하는 이의 의견에 대해 충분히 동의, 동조한다는 뜻으로 해석하여, 대화를 통해 변화된 내 생각이 무엇이고, 그로 인해 앞으로 어떤 행동 변화를 추구할 것인지 말한다면, 타인의 의견에 대한 수용과 동시에 신속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일을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무조건적으로 ‘따르겠다 복종하겠다’는 뉘앙스로 비치면, 오히려 좋은 반응을 얻기 어렵습니다. 경력직에게 기대하는 것은 말을 잘 듣고 실천하는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의 의견을 참고로) 주도적으로 업무를 하겠다는 태도가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2) 논리, 이치에 맞는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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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은 일단 면접관의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리고, 그 답을 하는 것으로부터 모든 대화가 시작됩니다. 따라서, 가장 하지 말아야 하는 실수가 동문서답입니다. 자칫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 얼버무리거나, 대충 답을 하고 넘어가거나, 질문과는 관련 없는 엉뚱한 답변을 하거나, 더 나아가 횡설수설한다거나 하는 것처럼 상대방이 인식하면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라고 낙인이 찍힙니다. 차라리 솔직하게 이해가 안 간 부분,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을 요청하며, 그 자리에서 즉시 배우려는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또한, 나의 소신과 철학에 따른 어떤 주장을 펼쳐야 할 때, 스스로 위치를 낮춰가며 겸손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듣는 사람은 그게 누구든 나보다 ‘수’가 높은 사람입니다. 자칫 거만한 인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3) 상대방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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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기본은 액션과 리액션입니다. 대화를 겉으로 볼 때는 단순히 묻고 답하는 것 정도로 이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비언어적인 부분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누군가를 설득할 때에도, 그 설득하는 과정에서 내 생각을 말로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을 이용해야 하는 것처럼 면접도 똑같습니다.

 

단, 내가 말을 할 때,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며 말해야 합니다. 특히, 자기 혼자 신나서 말하는 분들이 꽤 됩니다. 이렇게 되면 ‘나만 재밌는 이야기’가 됩니다. 상대방만 재밌는 이야기를 길게 듣는 것은 곤욕입니다. 또는 너무 단답형으로 일관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질문에 올바른 답만 하면 된다는 단편적 생각에서 벗어나, 상대방이 내 말을 잘 듣고 있는지, 내가 의도한 반응이 상대방의 말과 표정 등의 리액션으로 적절히 나타나고 있는지, 때로는 말한 내용에 대해 충분히 이해했는지에 대한 확인도 요구하며 대화를 이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4) 적절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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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보러 갔으니 묻는 말에 최선을 다해 답해야 하니, 질문할 수 있는 틈이 그리 많지 않은 건 맞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이 별도로 주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저는 적절히 ‘선문답으로 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말씀드립니다. 왜냐하면, 면접에서 과거에 있던 사실의 여부를 확인할 이유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그 경위와 내용, 그 과정에서 깨닫거나 얻은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주로 묻습니다.

 

상대방이 질문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내 생각과 그 생각의 논리와 원리, 이를 통해 일에 대한 소신과 철학을 확인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또는, 현재 내가 겪고 있는 시절, 문제, 상황 등을 먼저 겪었다고 볼 수 있는 면접관에게 즉석 하여 나와 비슷한 경험이 있는지, 지금의 나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없는지 등에 대해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일과 관련된 이야기는 무엇이든 해도 됩니다. 그게 면접입니다.

 

(5) 상호 간 의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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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의 질문에 대한 올바른 답변을 하기 위한 생각보다, 오히려 질문 자체에 대한 의도가 이해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꼭 그 의도를 확인하고 답변하거나, 내가 해석한 질문의 의도를 덧붙여 답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서로 오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면접을 보러 간 지원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의 아니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말 또는 준비해 간 질문 자체가 그 자리에서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가 상황상 발생했다면, 나의 원래 의도를 설명하고, 큰 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사전에 정리해 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화에서 오해는 곧 갈등의 시작이 됩니다. 따라서, 오해가 없도록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는 눈치가 보인다면, 즉시 바로 잡아야 합니다.

 

 


 

 

 

면접도 대화이고, 대화는 소통을 위함이며, 상호작용으로 소통이 적절히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소통이 되어야만, 된다고 볼 수 있는 대화를 처음 만남에서도 나눌 수 있어야 다음 단계(2차, 3차 면접 등)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화에 집중, 몰입해야 합니다. 경청과 나도 상대방도 공감가능한 논리, 대화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이 보이는 기대 반응, 그 반응 중에 하나가 질문과 의도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대화 자체가 하나의 큰 상호작용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대화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일단 무장해제를 전체는 아니지만, 일부 하게 되고, 보다 내밀한 이야기도 편하게 할 수 있는 사이가 됩니다. 그렇게 되면 대화를 통한 합의(=함께 일해봅시다)에 이르는데 시간문제입니다.

 

대부분 내가 하는 말(답변)에 지나치게 신경을 씁니다.

 

하지만, 면접은 얼굴을 맞대는 것입니다. 맞대고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문제를 내고, 문제를 듣게 된 상대방은 답을 맞히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이런 퀴즈 또는 문답 형식으로 면접을 본다면(실제 이런 회사가 있다면, 걸러내시기 바랍니다.), 얼굴을 맞댈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만나지 않고 주관식, 서술형으로 문제를 내고 답안지를 제출하게 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 효율적입니다.

 

면접이기 때문에 서로 하는 말도 집중해야겠지만, 핵심은 얼굴을 맞대고 서로 대화하려는 마음, 그 마음만큼의 말과 행동의 액션이 나타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게다가 이러한 긍정적, 능동적인 움직임은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의지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30분에서 1시간 사이의 짧은 시간에 모두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유의미한 대화를 통해 ‘다음에 다시 만나도 괜찮겠다’라는 인상 정도는 남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유창한 답변으로 남기려고 해서는 잘 안될 것입니다. 평소의 내 모습과는 대부분 동떨어져있을 테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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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조직의 구성원이지만, 동시에 조직 내 한 영역을 책임지는 프로 또는 준프로의 입장으로 입사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따라서, 내 실력을 인정받거나 입증하기 위해 회사에 가기 전에 기꺼이 내 실력이 이 정도임을 확인받고, 반대로 지원자도 회사를 ‘다닐만한 회사인가’에 대해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서로 간의 뚜렷한 대화 목적에 대한 상호 공감대 형성도 대화를 하며 고조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이해와 공감을 기반으로 한 공명) 단순히 서로 궁금한 것을 묻고 답하는 정도로는 다다를 수 없는 경지입니다. 따라서, 의도적, 적극적으로 내 의사를 나답게 표현해 보려고 해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는 면접 경험이 어느 정도는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쌓으라고 권하지도 않고, 모의 면접 같은 것도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유일한 방법은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솔직 담백하게 평소에 다양한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말 또는 글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는 일을 할 때의 습관 자체가 ‘이런 식으로 형성’되면 가장 좋습니다.

 


이직스쿨 김영학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