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 정부, 자유 프랑스, 레지스탕스, 비르하킴…

 

프랑스 전쟁 영화 <드골>의 소개 글을 읽다 보면 낯선 단어들이 줄줄이 등장합니다. 러닝타임은 1·2편을 합쳐 약 5시간 20분. 세계사 시간에 졸았던 기억이 있다면 슬며시 걱정이 앞설 수도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역사를 몰라도 괜찮습니다.

<드골>은 시험 문제를 푸는 영화가 아니라, 나라가 무너진 순간 저마다의 선택을 한 사람들을 따라가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몇 가지만 알고 들어가면 장면 하나하나가 훨씬 선명하게 보입니다.

오는 11월 11일 개봉을 앞둔 <드골>, 극장에 가기 전 딱 5가지만 정리했습니다. 스포일러는 최소화했으니 안심하고 읽어도 좋습니다.

 


먼저, 영화의 배경부터 한 줄로

“1940년 프랑스가 항복한 뒤, 런던으로 건너간 한 장군이 4년 동안 나라를 되찾기 위해 싸운 이야기.”

이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조금 더 나눠 보면 1편과 2편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 1편 <드골: 저항의 시작>: 1940년 프랑스가 나치 독일에 항복한 순간부터, 런던의 드골이 라디오 마이크를 잡고 ‘자유 프랑스’를 일구는 과정
  • 2편 <드골2: 자유의 시대>: 1943년 강대국들이 모인 카사블랑카 회담부터, 드골이 동맹과 조국 양쪽의 배신을 뚫고 파리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즉 1편은 ‘저항이 시작되는 이야기’, 2편은 ‘나라를 되찾는 이야기’입니다. 

 


<드골> 보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5가지

1. 비시 정부 — 항복을 택한 프랑스

1940년 6월 22일, 프랑스는 독일과 휴전 협정을 맺습니다. 북부와 서부는 독일군이 점령했고, 남부는 ‘자유 지역’으로 남았죠. 이때 프랑스를 다스린 것이 페탱 원수의 정부입니다. 정부가 남부의 온천 도시 비시에 자리 잡아 ‘비시 정부’라고 부릅니다.

비시 정부는 독일에 협력했고, 프랑스 경찰을 동원해 유대인을 체포·추방하는 데까지 가담했습니다. 1942년 11월에는 남부마저 독일군에 점령됩니다. 드골에게 사형을 선고한 쪽이 바로 이 비시 정부입니다. 드골의 적은 독일군만이 아니었던 것이죠.

 

2. 자유 프랑스 — 나라 밖에서 이어간 저항

항복을 거부하고 런던으로 건너간 드골과 그를 따른 사람들의 조직입니다. 소수의 병력으로 시작했지만, 아프리카 식민지들이 합류하면서 땅과 군대를 갖추게 됩니다.

사막에서 싸우는 병사들이 바로 ‘자유 프랑스군’입니다. 1편의 비르하킴 전투는 이들이 독일 롬멜의 기갑부대를 16일간 막아낸 싸움입니다.

 

 

3. 레지스탕스 — 점령된 나라 안의 저항

독일군이 점령한 프랑스 본토에서 지하신문을 찍고, 정보를 빼돌리고, 무기를 들었던 사람들입니다. 처음에는 여러 조직이 따로 움직였지만, 드골이 보낸 장 물랭이 이들을 하나로 묶습니다. 드골의 이야기와 나란히, 점령된 파리에서 저항에 나선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함께 흐릅니다. 

 

4. 드골과 처칠 — 같은 편인데 자꾸 부딪히는 사이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드골을 받아준 가장 든든한 동맹이었지만, 동시에 가장 자주 부딪힌 상대이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의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려는 드골과, 미국과의 관계를 챙겨야 했던 처칠의 계산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드골>에는 전투만큼 긴장감 넘치는 ‘협상장’ 장면이 많습니다. 두 사람이 마주 서는 장면마다 누가 무엇을 지키려 하는지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5. 파리 해방 — 이야기가 향하는 곳

1944년 8월 19일, 점령된 파리에서 봉기가 시작됩니다. 24일에는 르클레르 장군의 프랑스 제2기갑사단 선발대가 파리 시청에 도착했고, 25일 독일군이 항복합니다. 그날 드골은 파리 시청에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모욕당한 파리! 부서진 파리! 순교한 파리! 그러나 해방된 파리!”

파리 해방은 역사 속 사건이니 스포일러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영화가 그곳에 이르기까지 누가 무엇을 잃고 무엇을 지켜내는지는 극장에서 확인해 보세요.

 


누가 실존 인물일까? 주요 등장인물

<드골>의 주요 인물은 대부분 실존 인물입니다. 이름이 많아 헷갈릴 수 있으니, 편을 나누어 기억해 두면 편합니다.

 

배역

배우

실존·가상

한 줄 소개

샤를 드골

시몬 압카리언

실존

자유 프랑스의 지도자. 조국이 사형을 선고한 장군

윈스턴 처칠

사이몬 러셀 빌

실존

영국 총리. 드골의 가장 든든하고 가장 골치 아픈 동맹

프랭클린 루스벨트

캠벨 스콧

실존

미국 대통령. 드골을 상대조차 하지 않으려 했던 인물

마리 피에르 쾨니그

브느와 마지멜

실존

비르하킴 16일 방어를 지휘한 자유 프랑스군 장군

르클레르

니엘스 슈나이더

실존

사막에서 파리까지 진격한 2편의 야전 사령관

앙리 지로

티에리 레르미트

실존

2편에서 연합국이 드골 대신 내세운 장군

다를랑 제독

마티유 카소비츠

실존

비시 정부의 2인자

장 물랭

펠릭스 키실

실존

흩어진 레지스탕스를 하나로 묶은 인물

리비아

아나마리아 바르톨로메이

가상

실제 여성 레지스탕스들을 바탕으로 만든 인물. 1·2편을 관통

 

하나만 기억하면 됩니다. 주요 인물 가운데 리비아만 가상 인물입니다. 리비아는 실제 레지스탕스에 참여한 여성들을 모델로 한 인물로, 드골의 이야기와 나란히 평범한 사람들의 저항을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드골과 처칠, 루스벨트, 지로의 관계도 미리 알아두면 좋습니다. 처칠은 드골을 돕지만 루스벨트를 더 중시하고, 루스벨트는 드골 대신 지로를 내세웁니다. 2편에서 드골이 왜 ‘동맹과도 싸워야’ 했는지가 여기서 나옵니다.

연출은 프랑스 외교관 출신의 안토닌 보드리 감독이 맡았고, 영국 역사학자 줄리언 잭슨의 드골 평전이 원작입니다.

 


극장 가기 전 체크할 관람 팁

항목

1편 <드골: 저항의 시작>

2편 <드골2: 자유의 시대>

개봉일

11월 11일(수)

11월 25일(수)

러닝타임

159분 45초

159분 56초

다루는 시기

1940년 항복부터

1943년 카사블랑카 회담부터

음악

폴커 베르텔만(<서부 전선 이상 없다> 아카데미 음악상)

테오 카시오

 

하나, 1편부터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2편은 1편에서 시작된 저항과 인물 관계를 이어받습니다. 특히 가상 인물 리비아는 1·2편을 관통하는 인물이라, 순서대로 보면 훨씬 따라가기 쉽습니다.

둘, 한 편당 약 2시간 40분입니다. 두 편 모두 러닝타임이 160분에 가깝습니다. 광고 상영 시간까지 여유 있게 계산해두면 좋습니다.

셋, 2주 간격으로 개봉합니다. 1편을 보고 2주 뒤 2편을 이어 볼 수 있는 일정입니다. 1편을 본 뒤 이 글의 5가지를 다시 훑어보면 2편을 보기 전 복습이 됩니다.

넷, 개봉일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1편 개봉일인 11월 11일은 프랑스의 제1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이자, 1940년 점령된 파리에서 학생들이 개선문으로 행진한 날입니다. 이틀 앞인 11월 9일은 샤를 드골의 서거 56주기이기도 하죠.

역사를 잘 몰라도 괜찮습니다. 비시 정부는 ‘항복한 쪽’, 자유 프랑스와 레지스탕스는 ‘저항한 쪽’. 이것만 기억하고 들어가도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스크린이 알려줄 겁니다.


 

자료 및 이미지 제공: ㈜모비데이즈 배급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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