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1. 무료배달 시대의 역설, ‘음식’만 팔아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최근 배달앱 생태계를 관통한 가장 큰 화두는 단연 무료배달 경쟁이었습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주요 플랫폼들이 배달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혜택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한때 강력한 차별화 요소였던 무료배달은 이제 시장의 기본값에 가까워졌습니다.

실제로 무료배달 경쟁은 배달앱 시장의 순위와 이용자 흐름까지 흔들었습니다. 쿠팡이츠는 쿠팡 와우 멤버십과 무료배달 혜택을 결합하며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고, 배달의민족 역시 이에 대응하며 시장 방어에 나섰습니다. 반면 요기요는 조건형 무료배달 중심의 구독 모델에서 상대적으로 힘을 잃으며 이용자 지표가 흔들렸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문제는 무료배달이 강력한 유입 장치인 동시에, 플랫폼 입장에서는 수익성 부담을 키우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배달비 혜택만으로는 장기적인 차별화가 어렵고, 모든 플랫폼이 비슷한 혜택을 제공하는 순간 소비자는 다시 “어느 앱이 내 일상에서 더 자주, 더 유용하게 쓰이는가”를 기준으로 선택하게 됩니다.

과거 배달앱의 경쟁이 “얼마나 더 빠르고 편리하게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가”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무료배달 평준화 이후 플랫폼들의 시선은 완전히 다른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소비자의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을 가장 먼저 해결해주는 생활 플랫폼으로의 진화입니다.

이제 배달앱들은 음식 주문을 넘어 장보기, 생필품, 신선식품, 지역 매장 상품, 멤버십 혜택까지 연결하며 소비자의 생활 반경 전체를 선점하려 하고 있습니다. 무료배달 이후의 배달앱 경쟁은 더 이상 식탁 위에서만 벌어지지 않습니다. 승부처는 소비자의 집 주변, 동네 상권,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 소비 전체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2. 배달앱은 왜 ‘동네 커머스’ 인프라로 재정의되고 있는가?

 

음식 배달에서 ‘장보기’와 ‘퀵커머스’로의 전면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취급 카테고리의 확장입니다. 배달앱은 더 이상 음식점 메뉴만 보여주는 플랫폼이 아닙니다. 소비자는 이제 배달앱 안에서 생필품, 신선식품, 간식, 음료, 반려동물 용품, 생활용품까지 탐색하고 주문합니다.

배달의민족은 B마트와 장보기·쇼핑 서비스를 중심으로 퀵커머스 영역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체 브랜드 상품과 장보기 서비스를 확대하며 음식 배달 외 성장축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배민의 장보기·쇼핑 카테고리는 음식 배달 앱이 생활형 유통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언급됩니다.

쿠팡이츠 역시 장보기·쇼핑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가 쿠팡이츠 ‘장보기·쇼핑’에 입점하면서 신선식품과 생활용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구조가 강화되었고, 쿠팡 와우회원에게 일정 금액 이상 주문 시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멤버십과 퀵커머스를 결합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의미는 단순히 “팔 수 있는 상품이 많아졌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음식 배달은 주로 점심과 저녁 시간대에 수요가 집중됩니다. 반면 장보기와 생활용품 구매는 오전, 오후, 야간까지 하루 전체에 걸쳐 발생합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특정 식사 시간대에 몰리던 트래픽을 하루 일과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달앱을 “밥 시킬 때만 여는 앱”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바로 해결하는 앱”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결국 배달앱은 외식 대체재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내 주변의 온·오프라인 수요를 흡수하는 근거리 생활 커머스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배달앱의 경쟁력은 배달 속도만이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일상 수요를 앱 안에서 끊김 없이 해결하느냐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지역 상권을 연결하는 ‘하이퍼 로컬’ 커머스로의 확장

배달앱의 인프라는 대형 프랜차이즈와 음식점을 넘어 지역 상권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편의점, 기업형 슈퍼마켓, 대형마트뿐 아니라 전통시장, 동네 가게, 지역 소상공인까지 배달앱 생태계 안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 흐름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가 공공성과 지역성을 앞세운 배달앱입니다. 경기도는 공공배달앱과 경기지역화폐 결제를 연계하며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지역 소비를 촉진하는 구조를 확대했습니다. 신한은행 ‘땡겨요’ 역시 경기지역화폐 결제 연동을 통해 공공 배달앱의 성격을 강화했습니다.

서울에서도 온라인 광역 서울사랑상품권을 공공배달서비스 ‘서울배달+땡겨요’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며, 지역화폐와 배달 플랫폼을 연결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배달앱이 단순 주문 중개 채널을 넘어 지역 소비를 유통시키는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이퍼 로컬 커머스의 핵심은 “가까운 곳에 있는 상품을 빠르게 연결한다”는 데 있습니다. 소비자는 굳이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동네 매장의 상품을 앱에서 탐색하고, 결제하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배달앱을 통해 새로운 유입 채널을 확보하고, 플랫폼은 지역 상권의 상품과 재고를 앱 안으로 흡수합니다.

이 관점에서 배달앱은 단순한 배달 중개 플랫폼이 아니라, 동네 상권의 디지털 진열대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배달앱 경쟁은 얼마나 많은 음식점을 확보하느냐를 넘어, 얼마나 촘촘하게 지역 수요와 지역 공급을 연결하느냐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커머스 확장이 완성하는 진정한 ‘멤버십 락인’

배달앱들이 장보기, 퀵커머스, 로컬 커머스에 힘을 싣는 이유는 결국 멤버십 락인과 직결됩니다.

구독 모델이 장기적으로 유지되려면 유저가 앱을 반복적으로 열어야 할 이유가 필요합니다. 음식 배달만으로는 접속 빈도에 한계가 있습니다. 주 2~3회 식사 주문을 유도할 수는 있지만, 매일 앱을 열게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장보기, 간식, 음료, 생활용품, 신선식품 구매가 결합되면 앱 접속은 특정 식사 시간이 아니라 일상 전반으로 확장됩니다.

쿠팡이츠의 경우 쿠팡 와우 멤버십과 무료배달 혜택을 연결하며 쇼핑과 배달의 경계를 낮추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배달 주문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 아니라, 하나의 멤버십 안에서 쇼핑, 콘텐츠, 음식 배달, 장보기까지 묶어 소비자의 생활 접점을 넓히는 방식입니다.

배달의민족 역시 B마트, 장보기·쇼핑, 배민클럽 등을 통해 음식 배달 외 사용 맥락을 넓히고 있습니다. 즉, 배달앱의 멤버십은 더 이상 “배달비를 아껴주는 구독권”에 머물 수 없습니다. 장보기 할인, 생활용품 구매, 빠른 배송, 지역 매장 연결까지 포함한 생활 혜택 묶음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이때 플랫폼이 얻는 것은 단순 주문 수 증가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반복 접속 데이터, 구매 패턴, 시간대별 수요, 카테고리 간 전환 가능성입니다. 음식 주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장보기 수요를 예측하고, 생활용품 구매 이력을 바탕으로 재구매를 유도하며, 특정 시간대의 소비 맥락에 맞춰 다른 카테고리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결국 배달앱의 커머스 확장은 멤버십을 유지하기 위한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멤버십의 가치를 완성하는 핵심 구조입니다. 무료배달이 유입을 만들었다면, 장보기와 생활 커머스는 잔존을 만드는 장치입니다.

 

 

 

3. ‘배달’을 지우고 ‘생활’을 입히는 브랜드가 승리한다

배달앱 시장의 다음 승부처는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누가 무료배달 쿠폰을 더 많이 제공하느냐”의 경쟁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차별화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무료배달은 이미 소비자의 기대값이 되었고, 플랫폼들은 그 이후의 사용 이유를 만들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앞으로의 승패는 음식 배달에서 장보기, 퀵커머스, 로컬 매장 연결, 멤버십 혜택으로 이어지는 다차원적인 근거리 수요를 누가 가장 매끄럽게 선점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배달앱은 더 이상 외식 카테고리에 갇힌 플랫폼이 아니라, 소비자의 하루 안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즉시 수요를 해결하는 생활 커머스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배달 플랫폼 마케터와 입점 브랜드 모두에게 전략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첫째, 단순한 음식 카테고리 타겟팅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점심, 저녁, 야식처럼 식사 시간대 중심으로만 소비자를 바라보는 방식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는 출근 전 장보기, 오후 간식, 퇴근 후 생필품 보충, 주말 홈파티, 반려동물 용품 구매처럼 생활 패턴과 상황별 니즈를 기준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설계해야 합니다.

둘째, 크로스셀링 전략이 중요해집니다. 음식 주문 고객에게 음료와 디저트를 제안하고, 장보기 고객에게 생활용품이나 신선식품을 연결하며, 특정 카테고리 구매 이력을 기반으로 다음 소비를 예측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배달앱 안에서의 마케팅은 단일 주문 유도가 아니라, 카테고리 간 이동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셋째, 브랜드 메시지도 달라져야 합니다. 과거의 핵심 메시지가 “빠르게 배달해드립니다”였다면, 앞으로는 “당신의 일상 속 즉각적인 필요를 해결합니다”에 가까워져야 합니다. 배달 속도는 기본값이 되었고, 이제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어떤 상황에서 앱을 떠올리게 만들 것인가입니다.

결국 배달앱은 모바일 화면 속 수많은 앱 중 하나를 넘어, 우리 동네의 상권과 소비자의 생활을 가장 촘촘하게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음식 배달이라는 좁은 틀을 깨고, 장보기와 로컬 커머스, 멤버십과 리테일 미디어까지 확장하는 브랜드만이 다음 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무료배달 이후의 배달앱 전쟁은 더 이상 배달비의 싸움이 아닙니다.
이제 진짜 경쟁은 소비자의 생활 반경을 누가 먼저, 더 자주, 더 깊게 점유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참고자료]

  • 머니투데이, 「배민 이어 2위였는데… ‘무료배달 경쟁서 밀려’ 요기요 이용자 뚝뚝」, 2026.05.02
  • 아시아타임즈, 「무료배달 전쟁에 시장 재편… 배민·쿠팡이츠 ‘양강’·요기요 ‘주춤’」, 2026.04.15
  • 바이라인네트워크, 「배민 장보기·쇼핑, 12월 역대 최대실적 달성」, 2026.01.26
  • 조선비즈, 「‘30분 내 즉시배달’ 배민 장보기·쇼핑, 12월 역대 최대 실적 달성」, 2026.01.26
  • 뉴데일리경제, 「배민 B마트, 장보기 서비스 1분기 주문 37% ↑」, 2026.04.17
  • 매일경제, 「홈플러스, 쿠팡이츠 손잡고 ‘장보기·쇼핑’ 입점… ‘퀵커머스 확장’」, 2025.12.22
  • 뉴시스, 「홈플러스, 쿠팡이츠 협업 확대… ‘장보기·쇼핑’에 전국 47개 점포 입점」, 2026.04.07
  • 연합뉴스, 「서울사랑상품권 1천500억원 발행… 사용처 늘리고 혜택 강화」, 2026.04.29
  • 동아일보, 「서울지역화폐 1500억 원어치 추가… 혜택 최대 15%까지」, 2026.04.29
  • 매드타임스, 「우아한형제들 장보기 쇼핑(배민 커머스) x WPP 미디어」, 2026.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