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받지 못하는 리더만큼 고역인 자리가 있을까?


리더는 위에서든 아래에서든 신뢰라는 비빌 언덕이 하나쯤은 있어야 일을 추진하고 변화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신뢰는 리더가 된 초기에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핵심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리더는 어떻게 신뢰를 쌓는가? 이 질문을 놓고 나부터 어떻게 신뢰를 쌓아왔는지 돌아봤다. 만약 다른 회사에서 다시 리더로 일하게 된다면, 어떻게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할지도 함께 정리해봤다.

 

 

 

1. 선명하고 예측 가능한 기준


개인적으로 가장 힘든 유형의 리더는 말이 바뀌는 사람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꼰대보다 더 힘들다. 기준이 분명한 꼰대 리더는 거기에 맞추면 잔소리는 줄어든다. 그러나 어제는 완성도와 디테일이 중요하다고 해놓고, 오늘은 그럴 시간이 어디 있냐며 속도를 내라고 다그치는 리더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리더는 자신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분명하게, 공개적으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 1-pager 같은 팀의 기준을 한 장으로 정리한 문서가 있으면 더 좋다. 물론 일을 하다 보면 리더의 기준도 조금씩 조정되거나 바뀔 수 있다. 그럴 때는 기준이 바뀐 이유를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팀원들도 리더가 기준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바꿀 때도 이유가 있다는 걸 알고 안심하며 따를 수 있다.

 

 

 

2. 언행일치


비단 리더에게만 해당하는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언행일치는 리더에게 특히 더 중요한 덕목이다. 근태도 실력이라며 근면성실을 강조하던 리더가 정작 자신은 근태를 지키지 않는다면, 어떤 팀원이 그 말을 따르고 싶을까? 리더의 말에 무게가 실리려면 그에 걸맞은 행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하던 리더가 정작 자신의 판단 착오로 실패했을 때는 감추기에 급급하다면? 그 누가 실패를 드러내려 할까. 그 누가 리더의 말을 믿고 따르려 할까. 그래서 리더는 말 한마디에도 신중해야 한다. 친밀감을 쌓기 위해 일상적인 주제로 편하게 이야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일과 관련해 자신이 한 말만큼은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신뢰가 따라온다.

 

 

 

3. 솔직한 커뮤니케이션


막상 리더가 되면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내 부족함을 보고 무능한 리더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이미 내뱉은 말이 있는데 바꾸면 줏대 없는 팀장이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그런데 우리가 팀원이었을 때를 생각해보자. 부족함을 감추려 애쓰며 전전긍긍하는 리더, 자신의 말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 없이 무조건 맞다고 밀어붙이는 리더를 신뢰할 수 있었는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모르는 것은 묻고, 자신의 말이 틀릴 수도 있음을 알고, 처음에는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고 말할 수 있는 리더를 더 신뢰했다.


리더가 자신의 부족함을 숨기려 할수록 팀원들도 실수를 드러내지 않고 꽁꽁 감추려 한다. 그러면 팀 문화는 경직되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팀이 된다. 그러다 더 큰 문제가 뒤늦게 발견되기도 한다.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 강박적으로 애쓰는 리더보다 자신의 빈틈을 인정하는 리더에게 더 신뢰가 간다.

 

 

 

4. 최소한의 실무 역량


팀장은 팀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팀에는 관리에서 비롯되는 문제도 많지만, 실무에서 막히는 문제도 있다. 그래서 팀장도 실무의 막힌 지점을 들여다보고 해결을 도울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팀원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나 역시 과거를 돌아보면 실무에 대해 이해도가 떨어지는 리더는 마음 깊이 신뢰하기 어려웠다. 아무리 관리 능력이 출중하더라도 팀 업무의 맥락을 잘 못짚고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면, 팀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물론 관리 능력이 출중한 사람은 실무 능력도 훌륭했다.
실무는 잘하는 데 관리는 못하는 사람은 봤어도,
실무를 못하는 데 관리를 잘하는 리더는 본 적이 없다)

 

 

모든 실무에 능통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적어도 팀의 성과를 만드는 업무 흐름에서 어디가 병목인지 짚을 수 있는 통찰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지점을 풀기 위해 어떤 지원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팀장도 팀 내에서 가장 중요한 실무 영역은 꾸준히 학습하고 고민해야 한다.


결국 팀원이 리더를 신뢰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 예상할 수 있고, 한 말을 행동으로 지키며, 불편한 사실도 솔직하게 나누고, 일이 막혔을 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이 쌓일 때 팀원은 리더를 믿고 함께 움직일 수 있다.

 

 


이진호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