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호 팀장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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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이 회자되고 있는 사건이고 국내 OTT와 크리에이터, 그리고 MCN 업계를 변화시킬 큰 사건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조영신 박사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비즈니스모델의 충돌로 인한 것이고 단순한 해프닝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저도 흥미롭게 보고있는 이슈라서 퇴근길 버스를 기다리며, 생각나는 것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개인적 의견이고 사실 이 문제에 정답은 없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달라질게 없다…그러나 골은 깊어진다.

이번 대도서관의 선언에 심적으로 동조하는 BJ들은 상당히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조영신 박사님께서 지적하셨듯이 대도서관은 다른 BJ들과는 달리 별풍선 의존도가 높지 않습니다.

이는 대도서관이 당당히 탈아프리카TV를 외칠 수 있는 배경이지만, 다른 BJ들은 쉽게 결정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당장의 수익 때문에 아프리카TV 잔류로 결정하겠죠.
즉, 당분간은 큰 변화 없이 대도서관이라는 아이콘 하나가 이탈했을 뿐, 아프리카TV는 큰 어려움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사태로 인해 아프리카TV와 BJ들 사이에 심각한 골이 생기고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상훈 기자가 지적한 것처럼 아프리카TV의 BJ 길들이기로 느낄 것이고, 자기도 언제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아프리카TV는 이번 일을 계기로 운영을 보다 투명히 하고 BJ들에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서 생태계를 유지하려 하겠죠. 그러나 대도서관에 보인 행보는 BJ들에게는 경우에 따라서 약관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고 그간 명목적으로 허용됐던 잣대를 쉽게 변경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한번 그랬는데 나중에 또 한번 그러지 말란 법이 없지요.

아프리카TV가 가지고 있었던 잠재적익 문제가 이제 터진 것이고, BJ들 그리고 시청자들 모두가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파급력은 클 수 있습니다.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이탈을 부추기는 촉매제가 등장한다면?

현재 별풍선에 의존하는 일반적인 BJ들 입장에서는 아프리카를 벗어날 마땅한 대안이 없습니다. 유튜브와 트위치로 지금과 같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불확실하죠.

그런데 소문처럼 유튜브가 ‘유튜브레드’를 곧 출시하고 BM을 다양화한 뒤, 크리에이터의 적극 지원에 나선다면?

대도서관이 유튜브로 옮기면서 구글이 라이브 및 채팅 기능 개선 등 여러 지원을 해 줄 것임을 암시했었죠. 물론 유튜브는 공짜라는 인식이 너무 강해 레드라고 하더라도 가입자가 쉽게 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만일 뭔가 하나라도 계기가 되어 레드, 그리고 유튜브가 확 뜬다면 어떻게 될까요? 빠르게 아프리카TV 이탈이 시작될 것입니다.

물론 그 계기가 무엇이 될지는 저도 모르고,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모릅니다. 다만, 한순간에 확 바뀔 가능성은 있습니다. 도화선에 불만 붙는다면요. 영원한 승자는 없습니다. IT업계에서는 이미 많이 봤던 일들이죠.

이미지: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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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는 ‘유튜브키즈’들에 주목해야

약간은 먼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최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연령대가 더욱 낮아지고 있습니다. 식당에서도 자녀에게 자신의 스마트폰을 주고 게임을 즐기게 하던지 동영상을 보게 하는 부모가 늘고 있지요.

그런데 이들 키즈에게는 동영상은 곧 ‘유튜브’입니다. (이 글에서 일단 통신사의 모바일TV는 제외합니다) 아프리카TV를 자녀에게 보여주는 부모는 거의 없을 겁니다. 말 그대로 유튜브 키즈들이죠.

그리고 유튜브레드에는 키즈 전용 유튜브인 ‘유튜브키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글은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유튜브키즈도 확대한다고 밝혔죠.

이미지: 유튜브 키즈 홈페이지
이미지: 유튜브 키즈 홈페이지

이제 이들이 자라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가지게 되고 스스로 서비스를 선텍하게 된다면? 당연히 너무나 익숙한 유튜브를 선택할 것입니다. 실시간 방송과 VOD 모두요.
아프리카TV에게는 현재보다 오히려 이 시점이 위기가 될 것입니다.

경쟁의 결과는 의외로 한순간에 나올수도 있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천천히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튜브가 승자가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또 다른 서비스가 튀어나와 승자가 될수도 있습니다.

결론은 없는 글이지만…제가 바라본 최근의 사태에 대한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