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 주변분들이 저에 대해 꽤 놀랐던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나 : 제가 무려 7년만에 염색을 했습니다.
동료 : 우와~ 20대 같아 보여요. 염색이 참 잘된 것 같아요!
나 : 저…원래 20대입니다.
동료 : 아……. 그랬죠? 황팀장님은 항상 20대가 아닌 것 같아…

많은 분들이 저에게 “정말 20대일 줄은 꿈에도 상상을 못했다”며 “어려보이지 않는게 팀장님의 강점인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죠.

많은 분들의 걱정(?)과 격려 속에, 저는 이 참에 와디즈라는 조직안에서 제가 어떤 상황에 직면해 있는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저의 포지션은 아래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와디즈는 현재 직원이 50명이 조금 넘습니다. 저는 창업자 세 분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 일한 멤버입니다.
2. 저는 이 조직에서 가장 오래 일했지만 가장 어린 팀장이기도 합니다.
3. 현재 저와 함께 일하는 팀원들의 경우, 저 처럼 인턴으로 입사해 현재는 정규직으로 전환한 친구들입니다. 그리고 이들과 저의 나이차는 그리 많이 나지 않습니다. (동갑이거나 1~3살 어립니다)
4. 최근에는 처음으로 저의 직속 상사인 실장님이 합류하셨습니다. 이 전까지는 대표님이, 부사장님들이 저의 상사였는데, 이런 상황 역시 꽤나 큰 변화입니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제목에서 보시다시피 ‘팀장은 왜 고민해야하는가’입니다. 이 주제를 조금 더 풀어보자면 ‘스타트업에서 초기멤버 출신의 주니어 팀장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가‘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막상 풀어써보니 정말 한 숨 밖에 안나오는 것 같습니다. (휴 – ) 참고로 저는 이제 막 3년차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언급한 ‘왜’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왜’는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깨달음을 드리기 위한 즉, 통찰에서 비롯된 ‘왜’가 아닌 ‘정말 내가 왜?’에 가까운 개인에게 묻는 물음에 대해 스스로 내린 답(答) 또는 현재의 고민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글을 읽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고민1. 절차에 답답함을 느끼는 팀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스타트업에서 업무의 자율성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율성이라 함은, ‘나의 일은 내가 주도적으로 시작하여 결과까지 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업무의 자율성은 제가 와디즈에서 지금까지 일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조직이 커지는 가운데, 저 역시 많은 난관에 부딪히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혼자 진행하고 옆에 앉아계신 대표님과 이사님께 ‘이렇게 할게요’ 한 마디만 해도 되었던 것이 지금은 이 업무에 관련되어있는 타 멤버들을 생각해야하고 동의를 구하거나 공유를 해야하는 일이 너무나도 많아졌습니다. 저는 여기서 ‘업무의 자율성’이 심각하게 방해를 받고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 팀원들이 저로 인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했을 때 생각보다 많은 고민을 안겨주었습니다. 분명 제 팀원들도 이 조직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바람을 가지고 입사를 했을테니까요. 이것을 깨달았을 때는 저는 꽤나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런 고민을 가진 팀원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많지 않습니다. 조직구조를 잘 이해하고 절차도 중요하다는 뻔한 이야기를 아마 하고 있지 않을까요?

다행히 이러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있습니다. 간단합니다. 업무의 자율성은 단순히 내가 원하는대로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절차까지도 본인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하면서 주도적으로 일을 해가는 것이라는 점 입니다. 어쩌면 저 역시도 경험이 부족하기에 오로지 업무를 진행하는데 있어 타 멤버들과의 협업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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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이라도 이야기를 갖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feat_ 점심맥주)

고민2. 팀원들의 각각은 무엇을 잘하고 또 어떤 일을 할 때 좋아하는가?

와디즈라는 온라인 비즈니스 회사에 처음 들어왔을 때 할 줄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러한 업종에서 일하기 위한 충분한 학습과정이 없었다는 의미인데요. 참고로 저는 군에서 전역 후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면접 직후 바로 입사를 했습니다. 대학생활 동안 단 한 번도 외부활동이라는 것은 해본적도 없으며, 공모전에 참가해본 적 도 없습니다. 심지어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에 다녀왔으니, 더더욱 그런 쪽은 관심도 없었죠.

조금 더 실무적으로 이야기해보자면 블로그 포스팅도 못하고, 포토샵도 다룰 줄 모르며, PPT도 만들줄 몰랐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다 못합니다) 첫 날 멀뚱멀뚱 앉아 옆 친구가 포토샵으로 뭔가를 만들어내고 있을 때 눈치보면서 와디즈가 무슨 회사인지 검색하고 있던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부끄럽습니다.

그런데요. 제가 원체 할 줄 아는 것이 없었기에, 오히려 저는 와디즈에서 거의 안해본 일이 없는 사람이 됐습니다. 계약, 정산, 인사, 총무의 아주 기본적인 일부터 마케팅, 교육, 홍보 등등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저는 제가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크게 생각해보지 않고 닥치는대로 일단 해보자라는 주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기능 중심으로 분화된 상황에서 저 같은 사람은 사실 조직에 그렇게 많을 필요가 없습니다. 수익을 극대화 해야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각 구성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화 시킬 수 있는데 당연히 집중해야만 하니까요. 저는 이 지점에서 ‘그렇다면 나의 팀원들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 고민은 생각보다 여러가지 고민을 연쇄적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 과연 이 조직에서 좋아하는 일만 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일까?
– 팀원들에게 내가 밟아온 과정이 과연 귀감이 될 수 있을까?
– 나는 팀원들에게 귀감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 궁극적으로 나는 왜 팀원들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고민해야하는 것일까?
– 회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이 글을 분명 제 팀원들이 볼텐데 ‘너희들에 대한 고민은 뒷전이야’라고 할 수 없겠죠. 실제로 저는 팀원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게 제 고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평소에 충분히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이 고민을 해결 할 수 있는 첫번 째 단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지: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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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3. 그렇다면 나는 도대체 왜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는 것인가

스타트업은 돈을 벌어야 합니다. 와디즈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제게 큰 자긍심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사람이 많지 않을 때 부터 이 회사가 지금까지 성장한 모든 과정에 함께 있었기에 더더욱 그러합니다. 처음에는 제 팀원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해주기를 바랐습니다.

‘나는 너희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 여기까지 왔는데….너희는 왜?’
(여러분은 지금 20대 후반의 주니어 팀장이 꼰대(?)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고 계십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직은 많은 부분에서 부족한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이 무엇일지. 도전, 성장, 자율, 열정… 이런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잠깐 지나갑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찾아옵니다.

‘좋은 동료 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이들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좋은 고기...아 좋은 동료일 것 입니다
이들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좋은 고기…아 좋은 동료일 것 입니다

아마 저는 팀원들에게 좋은 동료가 되기 위해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조직안에서 일을 재미있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내게 중요한 사람이어야하고 또 소중한 사람이 되어야만 궁극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서로의 부족한 부분과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은 나아가 구성원들이 나의 팀을 사랑하게 되고 나아가 이 조직에서 더 오래 함께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생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닐수도 있구요)

자, 그렇다면 첫 물음을 다시 돌아가서.
‘팀장은 왜 고민 해야 할까요?’ 나아가 ‘리더는 왜 고민 해야 할까요?’

(결론은 저도 모릅니다) 다만, 함께 하는 팀원들이 힘들 때 힘들다 얘기할 수 있고 또 그것을 들어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 정도는 되어야겠지요. (힘들다 할 때 꾸중만 했던 저를 반성하게 됩니다)

나아가, 이 고민은 조직 생활을 하는 사람, 조직을 이끌어가야 하는 사람, 직장 후배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평생 고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뻔한 이야기지만, 와디즈의 주니어 팀장은 이런 고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며…이 글을 미완의 상태로 마무리 해야할 듯 합니다.

고민을 함께 나눌 동료들이 있다는 것은 아주 감사한 일이겠죠. 이 날 도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고민을 함께 나눌 동료들이 있다는 것은 아주 감사한 일이겠죠. 이 날 도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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