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사람 수가 아니라 각각이 제 기능을 하는 지가 중요하다

경영 위기 상황에서 많이 하는 대안 중에 하나는 본사 인력을 줄이고 현장 인력을 늘리는 것입니다. 현장 중심의 경영을 하고 기존의 비대해진 중앙 조직을 줄여서 경영의 효율을 꾀하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이런 조치 이후에도 경영은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사람만 옮겼기 때문이죠. 철학까지는 바꾸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런 조치는 제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게 만들고 많은 직원들의 퇴사를 유발합니다. 목적이 퇴사 유발이라면 목적 달성을 한 거겠죠.

Image: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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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조직의 축소는 기업의 필수적인 기능을 더 적은 인력으로 하거나 과감히 그 기능을 포기함을 뜻합니다. 재무든 인사든 기획이든 기존의 순기능이 있습니다. 경영의 위기는 부서의 사람이 많아서 온 게 아니라 보통은 이 부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옵니다. 중앙 부서가 관성에 젖어 있고 스스로 가치창출을 하지 못하면 현장 부서는 다음 단계의 시스템에 이르지 못합니다. 경영의 고민은 이 사람을 줄이는 게 아닌 이 부서가 정상화된 기능을 발휘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 수는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이런 식의 조정은 백오피스의 리더를 그대로 둔 채 중간 이하 직급의 인력을 현장 직무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당 직원은 뜻하지 않게 직무가 바뀌는 셈입니다. 한 회사에서 경력을 계속 쌓는 게 아니라면 커리어에 변수가 생기는 것이죠. 두루 경험하는 것이 이질적이지 않은 직원은 회사를 그대로 다닐 거지만 많은 직원들은 회사를 그만 두고 다른 직장으로 가게 됩니다. 그만 둔 직원이 우수한 직원일 수도 있죠.

현장에서도 갑자기 늘어난 직원을 활용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새로 바뀐 직무에 대한 경험이 없다면 교육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물론 교육 이후에는 물리적으로 업무 분담을 통해 한 명이 맡는 업무량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업무 방식을 몇 명이 더 충원되어서 맡는다고 해도 대세에는 큰 영향은 없습니다. 업무 방식이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영업 인력을 갑자기 늘린다고 해서 영업 실적이 확 올라가는 일은 아주 적습니다.

결국 어떤 보고서에 중앙 조직이 줄어들고 실무 인력이 늘어났다고 보고 되지만 현장에서는 필요한 기능을 하는 사람이 줄고 물리적인 업무량 경감 정도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기본적인 것은 바뀌지 않습니다. 어차피 보여주려고 그런 거라면 목적은 달성했겠지만 반복된 이런 식의 구조조정은 이해 당사자들이 실효성이 적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만듭니다. 근본적인 구조조정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직무의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기능에 대한 검토 없이 사람만 건드리는 것이기 때문이죠.

많은 조직들이 중앙 조직과 현장 조직을 구분해서 황금 비율 같은 것이 있다고 말하지만 정답이 없습니다. 사업 모델에 따라 숫자는 다른 게 맞습니다. 다만 정확한 기능으로 목적한 바가 있고 그것이 잘 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구조조정 이후 많은 중앙 조직이 제 역할을 더 못하면서 기업은 현장에서 아수라장 속에 더 안 좋은 결과를 직면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도 이런 고민이 부족한 것을 방증합니다. 지금의 틀을 깨기에는 너무나도 긴박한 것일까요? 긴박함으로 인해 경영을 고민할 여유가 더 없는 것일까요?

그냥 현재의 구조를 유지하고 싶을 뿐입니다. 지금 자신의 포지션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이 이런 구조조정을 만듭니다. 대학원에서 다루는 경영의 우수한 사례를 공부했지만 배운 사례대로 위기의 상황에서 근본적인 전략과 조직 구조의 재정의는 갖지 않습니다. 애꿎은 직원들만 커리어는 망가지고 생존 경쟁에 몰입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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