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E 출장 차 홍콩에 가기 전 현지 스타트업 구조에 대해 조사를 하다가 재미있는 수치를 발견했습니다. 홍콩 투자청 Invest HK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35%가 외국인/중국인에 의해 세워졌으며 스타트업의 성장률도 아주 높았습니다.

2015년과 비교해 2016년에는 스타트업이 24% 증가해 1,925개를 기록했고, 스타트업 종사자의 수는 41% 증가해 2016년에는 총 5,229명이 홍콩 스타트업의 세계를 종횡무진하고 있었습니다.

홍콩 스타트업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Hong Kong Science Technology Park(이하 HKSTP)에 위치한 인큐베이터센터에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과학기술 발전의 도모를 위해 세워진 대규모 단지입니다. 스타트업 지원뿐만 아니라 R&D, 각종 랩들이 있기에 한국의 테크노파크와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곳의 ‘Peter Mok’ 센터장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mobiinsight_petermok2

#대학교, 플랜트, 중소기업들과의 연계

HKSTP의 인큐베이터 센터는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Science Park, Innocentre, Industrial Estate 등 많은 기관과 연계되어있습니다. 각 기관마다 R&D, 디자인, 제조 분야를 지원합니다. 홍콩에서는 기술분야 스타트업들에 대한 관심이 크지만, 그를 전달하는 UI/UX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디자인 센터 Innocentre에서 자문을 받을 수 있게 해놓았다고 합니다.

제가 방문했던 곳은 R&D를 담당한 Science Park였습니다. 대강당, 전시실, 실험실 등 첨단 기계가 갖추어진 Robotics Garage라는 장소가 마련되어 스타트업들의 실험와 연구를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7
Robotics Garage

이곳이 Robotics Garage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3D 스캐너, 레이저 커터 등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처럼 부품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실험도 하고 워크샵도 이루어지는데요. 고가의 장치가 있는 만큼 이곳을 이용하는데는 따로 멤버쉽을 신청해야합니다. 가격은 학생인지 기업인지, 사용하고자 하는 기기와 기간에 따라 다릅니다. HKD 10~12,000(대략 한화 1,600원~ 172만원)정도 소요됩니다.

8

HKSTP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방법에는 3가지가 있습니다. 투자 연계와 멘토링 세션이 있죠. 마지막 방안으로는 스타트업이 그들의 서비스/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게 협회들과 파트너를 맺고 있다는 것입니다.

총 20곳의 협회와 파트너쉽이 맺어져 있어, 스타트업이 그들의 인프라를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병원, 각종 플랜트, 종합운동장, 대학교, 중소기업 등 협회의 분야가 다양하며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기술개발도 하고 있습니다.

#HKSTP가 낳은 스타트업들

HKSTP 인큐베이터 센터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은 현재까지 대략 400여 곳 입니다. 현재는 280여개 스타트업의 사업을 보조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을 통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홍콩의 스타트업 몇 군데를 소개 받았습니다.

‘Lalamove’는 홍콩의 우버라고 불립니다. 다만 교통수단이 아닌 물건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9개 국가에 진출해 5,000명이 넘는 고객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Vitargent Biotechnology‘는 화장품, 음식이 오염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08년 오염된 분유로 인해 6명의 아기가 목숨을 잃은 멜라민 사건에 충격을 받은 CEO가 만들게 된 스타트업입니다.

Lumos‘는 스마트 헬멧을 제조하는 스타트업입니다. 헬멧이 센서와 연결되어 있어, 자전거 핸들을 좌우로 움직이면 방향등이 헬멧에 나타나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해줍니다. 디자인적으로도 호평을 받아 디자인 어워드를 많이 받았다고 하네요.

BESEENN
Lumos 헬맷 (image source: Lumos 홈페이지)

이곳들 이외에도 HKSTP 인큐베이터센터의 지원을 받은 곳 중 4개가 IPO를 마쳤고, 20군데의 스타트업이 M&A 되었습니다.

#홍콩은 어떤 곳? 

다방면의 지원이 있고, 성공사례도 많은 홍콩. 당장이라도 스타트업을 시작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인데요. 그래도 꼽자면 어떤 개선점이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겠지만, 홍콩의 젊은이들 또한 윗세대와 많이 달라요. 일을 하는데 좀 더 회사와 연계되고 싶어하며,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싶어하죠. 산업의 주요 인력이 될 이들의 성공을 바라보는 측면이 달라지면서 회사들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기업들이 큰 기업을  따라하지 않고 대기업들이 스타트업들에게서 배우기 시작했어요. 각종 스타트업과 협약을 맺고 변화하려고 노력중이죠.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IT 산업 인력 수급에 수요가 많지만, 정작 인력이 모자라다는 게 문제가 될 수 있겠네요. 탑 클래스의 학생들이 법, 의학, 경영 쪽으로 몰리기에 테크 쪽 인재가 많이 모자랍니다. 아, 그리고 물가도 꽤 비싼 편입니다.”

홍콩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해외 스타트업들에 대해서도 한마디 부탁했는데요. 작은 나라이지만 55개의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으며 정부의 도움도 많다고 하네요. HKSTP 인큐베이터센터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보조기관으로 Cyberport, Invest HK라는 곳이 있습니다. 또한 중국보다는 외국인들에게 개방적이어서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시작하기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세금이 낮으며, IP 보호가 잘 이루어져 매력적인 나라 홍콩. 게다가 2015년, 2016년에는 대규모 IPO를 거치며 IPO 규모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홍콩에서 성공한다면 중국이나 여타 타국가에 진출할 기회가 많은 곳이기도 하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기 전까지 피칭…’EPiC’

작년부터 HKSTP에서는 ‘EPiC(Elevator Pitch Competition)’이라는 이벤트를 열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엘리베이터에서 투자자들에게 피칭을 하는 것이죠. ICC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끝층까지 가는데, 60초가 걸리는데요. 그 안에 투자자를 설득하면 되는 것입니다. 우승자는 최대 US $120,000을 상금으로 수여받습니다. 피칭 프로그램 참가에 선정된 스타트업 중 해외에서 온다면 항공권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한 스타트업 당 1매였으며, 인터뷰 당시엔 숙박을 후원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왕복 항공권도 얻고 네트워킹에도 관심있다면 도전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HKSTP 인큐베이터센터는 홍콩 내 스타트업들을 위한 생태계를 만들고, 플랫폼이 되는 것을 지향합니다. 종국에는 교육도 담당하는 아카데미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하네요. HKSTP는 앞으로 더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사무실도 넓힐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HKSTP 인큐베이터센터가 발전된다면 얼마나 더 많은 스타트업들을 배출해낼 지 기대됩니다.

 

88x31

 

 

[fbcomments url=”http://ec2-13-125-22-250.ap-northeast-2.compute.amazonaws.com/2017/07/19/wassup-hkstp/” width=”100%” count=”off” num=”5″ countmsg=”wonderful comments!”]